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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413

연출가로서 - 키시다 쿠니오 예능제를 위한 임시공연으로 특별히 우치무라 나오야 군이 써준 희곡 '톱니바퀴'를 간부회의 지명으로 내가 연출하게 되었다. 나는 먼저 이 희곡의 주제와 형식을 연구했다. 제목인 톱니바퀴는 도심과 농촌의 상관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사회의 유기적 활동 단위인 '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하나의 암시를 포함하고 있다 해석했다. 이 작품은 그런 주제를 솔직하게 시국하의 산업 부문에 대입하며 꽤나 단순한 방법으로 알기 쉽게 대중의 의해에 호소하려 한다. 따라서 구성에는 조금의 트릭도 없고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은 가장 건강한 모습으로 현대 시민의 일상성을 보여주고 신랄한 비판은 축전극에 꽤나 잘 어울리는 관용한 취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무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연출자도 배우도 이 기조를 살리는데 집중되었다. 우리.. 2022. 5. 8.
이가 야마 군의 '소음' - 키시다 쿠니오 이가 야마 군의 '소음'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대뜸 이가 야마 군도 드디어 작가다운 작가가 되었지 싶었다. 이 희곡이 가진 '진실성'이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믿게 된 것이다. 사실주의도 이만큼 생활과 심리를 쫓다 보면 처음으로 일종의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또 한 편으로 이것만큼은 '무대적'으로 어쩐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정도의 사실주의가 극적 작품 속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신극사를 통해 특필해야 마땅한 일이지 싶다. 영화인이라는 '현대적 타입'을 두고 얼핏 새롭지도 않은 듯한 '심리' 해부를 꾀하였으나 생활 묘사에도 상당한 관찰력이 있다. 특히 '심리의 주름'으로 파고 드는 집요함에 이르러서는 살짝 일본인서 벗어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점이 앞으로 희곡가 이가 야.. 2022. 5. 7.
'말'과 '이십육 번 관' - 키시다 쿠니오 사카나카 마사오 군의 '말'이 카이조에 당선됐단 이야기를 듣고 나는 '신기'하면서도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카나카 군은 당선에 어울리지 않는 말하자면 도박꾼 기질이 없는 작가이며 동시에 당선하지 않더라도 당선 레벨을 훨씬 뛰어 넘는 작품을 이미 몇 개나 발표했기 때문이다. 여섯일곱 해 전부터 의혹 외길을 지치는 법 없이 또 흔들리는 법 없이 걸어 온 그는 만약 다른 세상이었다면――이를 테면 세간이 좀 더 희곡에 관심을 가질 시대라면――진작에 진가를 인정 받아야 했을 작가이다. 이번 '말'은 내가 읽은 수많은 그의 작품에 비해 색채는 살짝 달라도 특별히 우수하다 할 정도는 아니지 싶다. 하지만 그의 서정적 본질이 밑바탕에서 흐르며 소박한 생활 묘사로 일관된 표면과 판타지 풍부한 인물들의 대립이 서로.. 2022. 5. 6.
내일의 극단에 - 키시다 쿠니오 주문에 따르면 "극단에!" 한 마디 해달라는데 적어도 오늘날의 제겐 그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극단이란 게 극장을 중심으로 배우, 극평가, 작가, 장치가, 그 외에 연극 관계자를 망라한 한 사회를 가리키는 거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못해도 그 사회엔 이제 맥락도, 질서도, 이상도, 희망도, 발언자도, 청취자도, 건위도, 흥론도 없이 단지 상업주의의 맹단과 옛 습관을 답습하는 역적만이 존재할 따름입니다. 상업주의도, 또 옛 습관의 인습도 마냥 나쁘다고는 못 합니다. 하지만 연극 사회에는 사회를 자극하고 유도하는 창조적 기운이 어디선가 기동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극단'의 현상황은 그런 기운의 성장을 가로막는 갖은 요소 위에 성립되어 있습니다. 오늘까지 신극운동이라 .. 2022. 5. 5.
이이다에 바친다 - 키시다 쿠니오 이이다 아름다운 마을 산에 가깝고 물에 접했네 하늘은 붉고 바람 부는 아름다운 마을 이이다 조용한 마을 사람들 부드러운 말투 소리 작게 이어가네 조용한 고성에 가까운 언덕배기 마을 이이다 풍족한 마을 빈부는 있어도 귀천은 없구나 한 사람 한 그릇 거짓됨이 없고 남녀노소 모두 제각기 시와 철학을 가진 마을 이이다 유서 깊은 마을 집들은 모두 깊이를 지녔고 사람들 예의 바르며 건물은 기와로 만들어졌네 벽에 작은새 그림자 드리우는 마을 이이다 천령과 붉은돌의 소녀 그대 똑똑하고 보기 좋게 자랐으나 지금 새로운 시대를 살려고 하네 겉모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름답고 조용하게 유서 깊게 풍족하게 그대의 마음을 새로 갖추어라 2022. 5. 4.
우감일속 - 키시다 쿠니오 북적이는 봄 연극도 마음을 끌지 못한다. 여행을 하자. 여행을 하자. 여행이라면 여행을 나가 도심을 그리워한다. 이것도 여행의 즐거움, 그리움이다. 하물며 이곳은 등불도 어둡고 아무개 극장의 꽃램프마저 몽환적이어서 기이하게도 아름답다. 올해는……그렇게 버릇 들어 있는 게 남에게 미안한 걸까. 나는 문득 생각한다. 올해는…… 어서 연극을 보자. 가장 먼저 츠키지 소극장과 신극협회를 빠짐 없이 보러 가자――물론 돌아오고 나서. 둘째로 노를 보자. 친구 S가 안내해줄 예정이다――물론 전날 밤엔 아스피린을 먹고 푹 자야겠지. 셋째로 아마추어극을 보러 다니자. 아마추어극을 하려는 분께 부탁드립니다. 미리 제게 알려주세요. 넷째로 비극이든 희극이든 그런 걸 하는 극장으로 가자.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하자. 다섯째로…..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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