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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이즈미 쿄카4

하얀 바탕 - 이즈미 쿄카 색이라 하면 사랑이나 색정 등 여러 방면의 소재로 쓰이나 나는 크게 바깥으로 둘러 색채로 본다. 대신 조금 번거롭다. 색은 어찌 됐든 흰색이 바탕이 되기 마련이다. 이에 여러 색채가 꾸며진다. 여자 얼굴색도 하얗기만 해선 안 된다. 여자 얼굴은 까무잡잡한 게 좋으나 이것도 까무잡잡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하얀 바탕이 있어야 비로소 그 까무잡잡함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색이 하얀 건 일곱 어려움을 감쳐준다. 옛사람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저 색이 하얗기만 하고 뜻이 뚜렷하지 못한 여자 얼굴은 노랗게 보이는 거 같다. 나쁘게 말하면 창백하게 보이기도 한다. 정말로 색이 하얗다면 윤곽이 곱상하진 못해도 대개는 미인으로 보이리라. 내 편견일지 모르나. 같은 히지리멘의 나가지반을 입더라도 입는 사람에 따라 .. 2023. 2. 22.
소설에 쓰는 자연 - 이즈미 쿄카 소설을 쓸 때엔――도무지도 자연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이를 테면 서로 반한 남녀 둘이 서로 이야기하며 골목을 지날 때에도 맑은 날과 비오는 날엔 분위기가 어지간히 달라지니까요. 자연이라 해도 바다나 산에만 국한된 건 아닙니다. 실내서도 장자, 후스마 같은 건 자연의 분류에 들어가도 되지 싶습니다. 그러니 실내를 쓸 때도 자연을 허투루 봐선 안 됩니다. 또 밤 늦게 이야기하는 것과 대낮에 이야기하는 건 저절로 기분도 달라지는 법이니 주위에 있는 자연을 피할 수는 없을 테죠. 가령 장소를 도쿄 시내 칸다로 하자면 그곳 특유의 자연이 있을 터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제 작품 중에는 경치를 본 다음 인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 척 뿔'이나 '카츠시 카스나고' 등은 후카와의 경치를 보고 자.. 2023. 2. 21.
소설의 문체 - 이즈미 쿄카 나는 아속절충도 문언일치도 양쪽 모두 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언문일치로 쓴 글은 조금 멀리서 보아 전체의 경치가 희미하게 떠오른다. 문장은 가까이에 눈을 가져가 보면 경치가 바로 눈에 떠오른다. 언문일치로 세밀하게 적은 건 가까이서 보면 재미 없어도 조금 떨어져 전체적으로 보면 그 자리의 경치가 떠오른다. 유화 같다고 해야 할까. 문장으로 쓰면 가까이서 보기 좋고 전체보다는 한 문장마다 재미가 느껴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러니 어느 쪽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데 나는 양쪽 모두를 해보고 있다. 2023. 2. 20.
아쿠타가와를 애도한다 - 이즈미 쿄카 그 문장과 그 질로 이름 높은 산과 바다를 영롱하고 밝게 비추었던 그대여. 혼탁하게 아지랑이핀 더운 여름을 등진 채 홀로 냉담히 갔는가. 이렇게 거성은 홀연히 하늘 위에 떠올랐다. 그 빛은 한림에 드리워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리라. 허나 생전에 손을 잡고 가까이 지낼 적에 그 용모를 보는데 질리지 못했고 그 목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으니 우리는 그대 없는 지금을 어찌 보내야 할까. 생각에 잠기니 가을은 깊어지고 안개는 눈물처럼 번지는구나. 달을 보며 모습이 떠오르면 누군가 또 이별을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일이라 하던가. 숭고한 영아, 잠시라도 좋으니 땅에 돌아오라. 그대를 동경하나 아직 사랑스럽고 똑똑한 아이들과 온화하고 정숙한 영부인에게라도 그 모습을 보여다오. 말이 이어지지 않는 걸 부끄러워하며 작은 마음..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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