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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미야모토 유리코109

부모자식이 함께 - 미야모토 유리코 아이들이 밝은 인생을 살았으면. 그런 생각 덕분인지 요즘들어 부모자식이나 교사를 위한 다양한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멋진 외국 영화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주부이자 어머니의 마음 앓이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까요. 어린 아이부터 중학생에 이르는 연배의 자식들 또한 소년소녀로서 어떤 고민을 품고 있을까요. 얼마라도 직접 벌려는 젊은 어머니들이 탁아소를 필요로 하기 시작한 건 물론 금전적 어려움 탓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든든해지곤 합니다. 아이용 잡지도 탁아소가 필요한 연배의 아동용부터 초등학생 6학년용까지 아주 폭이 넓어졌습니다. 건강면에서도 정신면에서나 유아기의 생활이 평생에 걸쳐 큰 영향을 준다는 걸 깨닫기 시작한 거겠지요. 아주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현재 출판.. 2023. 6. 25.
예술가와 국어 - 미야모토 유리코 일본어가 지구상 너무나도 협소한 부분에만 통용되는 언어이지요. 이는 공리적으로 생각하면, 문필자는 이에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입장입니다. 사용하는 데 있어 소위 경어, 계급적 감정, 개념을 표현하는 많은 차이, 여자말, 남자말의 현저한 차이, 문자가 보기에 이쁘지 못하며 실은 정밀한 직감이 부족하단 점도 불만점입니다. 하지만 펜을 쥐고 무언가를 쓰려 할 때, 우리말만큼 친밀하게 깊은 곳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게 달리 있을까요. 수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 직접성이란 다른 것에서 느낄 수 없지요. 텍스트북이 아닌, 로마자로 소설을 쓸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습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면 어떤 국민을 대표할 정도의 문학자는 지식과 감정 양면서 국어를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국어의 성질, 보급 범.. 2023. 6. 24.
쿠노 씨의 죽음 - 미야모토 유리코 요즘 제 마음을 크게 사로잡은 건 쿠노 히키 씨의 죽음입니다. 저는 어릴 적 그분께 3년 정도 피아노를 배운 적이 있으니까요. 선생으로서, 예술가로서, 그리고 또 여자로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만 드는 생각은 아니지만 여자와 정열에 대한 생각이 듭니다. 요컨대 여자는 어쩌면 정열 탓에 지는 건 아닐까 하고. 정열은 여자를 살리고 이끌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힘이 되지만 또 한편으론 이를 억누르고 제어하고 통솔할 만한 의지나 이성 같은 여자에겐 특히 필요한 게 아닐까 싶은 거지요. 정열이 생활 전체에 파멸을 가져온다는 건 무서운 일이니까요.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덕에 조금씩이라도 삶의 보람을 얻는다면 축복받은 생활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창작은 괴로움이 더 많습니다. 사람에 따라.. 2023. 6. 23.
오늘날의 사진 - 미야모토 유리코 옛날 사람들, 보다 정확히는 일본에 사진술이 전래된 지 얼마 안 됐을 당시의 사람들은 사진이란 장치로 혼을 빼가는 거니 그만큼 수명이 줄어드는 거라며 두려워했다. 오늘날에야 웃긴 이야기지만 과학의 힘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믿어 의심치 않았단 점에 마음이 끌린다. 소박한 우리의 감수성 속에서는 그런 식의 착각을 거꾸로 쥘 기회도 있다. 오늘날의 사진이 가진 두려움에는 그런 과학의 역용이 숨어 있다. 또 동시에 사진의 제대로 된 기능도 꽤나 확대되었다. 사회의 갖은 방면 속 보고자이자 인생의 단면을 말해주는 자로서. 사진이 생활 속에 퍼지고 있는 게 참으로 재밌다. 2023. 6. 22.
업자와 미술가의 각성을 촉구한다 - 미야모토 유리코 요즘 들어 호화판이니 한정판 같은 말이 붙은 서적을 본다. 적은 부수로 책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이고 디자인 또한 굉장히 화려하게 해 얼핏 보면 정말 호화롭기 짝이 없다. 한정된 소수의 유복한 독자를 타깃으로 삼은 걸 테지. 우리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무의미하여 읽다 보면 되려 기운이 꺾이는 경우가 많다. 내용과 형식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개 문고라 칭해지는 10전에서 20전 되는 책보다 한참 밀린다. 보기에 좋은――그런 심정의 출판 탕사자도 나쁘나 디자인을 받은 미술가도 너무나 맹목적이다. 예술적 양심이 마비되어 출판업자에게 동원되어 부끄럽지도 않은 걸까. 출판 당사자와 미술가 모두 크게 양심을 깨우쳐야 할 필요가 있으리라. 다음으로 세계 문화 연포라 해도 좋을 연포를 원한다. 넓은 문.. 2023. 6. 21.
결혼 상대의 성격을 아는 최선의 방법 - 미야모토 유리코 하나, 어떤 선입적 동경 내지를 가진 평범한 사람이 상대의 성격을 단시간에 간파할 만한 교양과 직감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게 가장 크고 근본적인 문제이지 싶습니다. 둘. 만약 그만한 마음의 힘을 지닌 사람이라면 상대의 표정, 화제, 말투에 드러나는 섬세한 성격을 느낄 수 있으리라 봅니다. (1921년 2월) 202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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