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번역/미야모토 유리코

업자와 미술가의 각성을 촉구한다 - 미야모토 유리코

by noh0058 2023. 6. 21.
728x90
반응형
SMALL

 요즘 들어 호화판이니 한정판 같은 말이 붙은 서적을 본다. 적은 부수로 책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이고 디자인 또한 굉장히 화려하게 해 얼핏 보면 정말 호화롭기 짝이 없다. 한정된 소수의 유복한 독자를 타깃으로 삼은 걸 테지. 우리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무의미하여 읽다 보면 되려 기운이 꺾이는 경우가 많다. 내용과 형식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개 문고라 칭해지는 10전에서 20전 되는 책보다 한참 밀린다.

 보기에 좋은――그런 심정의 출판 탕사자도 나쁘나 디자인을 받은 미술가도 너무나 맹목적이다. 예술적 양심이 마비되어 출판업자에게 동원되어 부끄럽지도 않은 걸까. 출판 당사자와 미술가 모두 크게 양심을 깨우쳐야 할 필요가 있으리라.

 다음으로 세계 문화 연포라 해도 좋을 연포를 원한다. 넓은 문화 분야에선 좁은 분류일지 모르나 종합적인 세계 문화를 세로로 관통하는 연포를 원한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문화 공헌에 탑승해 줄 출판사는 없을까.

(1936년 6월)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