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소설번역413 공모 소설 - 키시다 쿠니오 종래의 신문소설을 보면 일정한 형태가 있는 것 같다. 이 형태는 수많은 경험자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 형태의 뒤를 밟으며 집필하면 독자들에게 평판도 좋고 신문사도 만족한다. 혹은 그에 가깝다. 그럼 어떤 작가가 신문사에게 장편을 의뢰 받는다 치자. 작가는 반드시 그 형태를 돌아보게 된다. 신문사의 지령을 받아 장편을 임명 받는 건 작가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다. 영광스럽다면 신문사의 바람을 충족시켜주고 싶기 마련이다. 그럼 주문이 있든 없든 신문사가 환영하는 이 안전한 형태에 기대려 한다. 결과는 크건 작건 그 작가가 정말로 쓰고 싶은 것과 동떨어져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만의 편견일까? 공모 소설은 그런 당연하면서 슬픈 생각을 온전히 내려 놓은 채 쓰고 싶은 내용만 써.. 2022. 4. 18. 예술과 금전 - 키시다 쿠니오 예술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 가장 많다. '사랑'을 얻은 사람은 적다. '부'를 얻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자신의 작품을 '돈'으로 바꾸는 건 하나의 방편이다. 예술적 작품이 다른 상품처럼 수요공급 법칙을 따라 저 혼자 가치를 낳는다는 건 사회적 착각이다. 때문에 기회만 생긴다면 예술가는 그 노력의 보수가 아닌, 단순한 작품의 유일무이한 특징에 따라 그 작품을 '이용'하는 데에 아무리 큰 금액이라도 사례로 요구해도 문제가 없다――이게 원칙이라 생각하면 좋다. 실질적 문제로서 예술가는 소위 '욕심 없는 체'로 자신을 드높이는 건 제각기의 성향 문제라도 그런 풍조를 부룰 법한 일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 '금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게 '금전을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뜻은 되지 않을뿐더러 되려 문제.. 2022. 4. 17. '대륙 개척' 서 - 키시다 쿠니오 대륙 개척 문예 헌화회란 게 작년에 만들어져 나도 그 일원이 되었다. 이 작품집에 출품하지는 않았으나 머리 맞추기로 서문을 쓰게 되었다. 기꺼이 받아 들였다. 이 작품집은 결코 동료 칭찬이나 뒤가 켕기는 띄어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왜냐 하면 이렇게 줄지은 면면은 누구나 우리 문단에서 일기당천의 활약을 하는 젊은 무사이며 또 심지어 이러한 제군의 문학적 재능과 열정은 이 대륙 개척이라는 현대의 대서사시를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들 한 번, 또 두 번 대륙으로 건너 친근하게 '현지'를 보고 살피고 느끼고 온 사람들이다. 아마 쓰고 싶지 않은 건 쓰지 않은 만큼 이 이상 엄격한 말은 없으리라. 또 동시에 이 이상으로 따스하고 강하게 '현지'와 '내지'를 연결하는 마음도 없으리라고 나는 믿고 .. 2022. 4. 16. 공습 드라마 - 키시다 쿠니오 얼마 전 방송국 문예과 과장 쿠보타 만타로 씨께서 라디오 방송용 '공습 드라마'를 적어달라 권하였다. 조금 당황하였으나 이래저래 생각한 끝에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는 물론 이번 방공 연습을 앞두고 반은 선전, 반은 여흥으로 여겨지는 시도이리라. 하지만 나는 가장 먼저 각종 음향효과를 써볼 좋은 기회지 싶어 그 방면서 많은 관심을 느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도쿄 하늘에 적의 비행기가 찾아오는 상상은 늘 해왔다 쳐도 막상 현실이 되었을 때 우리 시민은 얼마나 '확실히' 대응할 수 있을까. 이는 정말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비규환과 같은 '음향효과'는 공습의 참상을 묘사하는데 꼭 필요할까. 일본 국민의 명성을 위해 손을 더하는 게 맞는 걸까? 나는 망설여졌다. ○ 다음으로 적의 비행기.. 2022. 4. 15. 희곡강좌 - 키시다 쿠니오 이번에 메이지 대학 문과에 문예과가 생겨 일반 문예를 다루는 교육 특히, 창작 방면의 실질적 지도를 실행하게 되었다. 나 또한 희곡 강좌 일부를 하게 되었다. 나의 전문이라고는 하나 나는 '희곡을 쓴다'는 걸 누구에게 배운 적이 없다. 따라서 그 '요령'을 남에게 전하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으나 가령 현재 '희곡 및 희곡 창작에 아는 바 혹은 느끼는 바를 서술하라'는 주문을 받으면 못할 건 없지 싶다. 나는 이번 기회에 내 희곡론을 정리와 계통 제작, 또 가능하면 확실히 하고 싶었던 희곡가의 métier와 art, 요컨대 기술과 예술의 구별, 더욱이 희곡 제작 과정을 습관으로 만드는 작가의 천성과 그 법칙, 희곡의 전통적 분류와 새로운 장르의 결정 등 여러 문제에 접해보고 싶다. 그리고 다음으로 극예.. 2022. 4. 14. 용모 - 다자이 오사무 요즘 들어 내 얼굴이 또 한 층 커진 듯하다. 원래도 작은 얼굴이 아니었는데 요즘 들어 한 층 더 커졌다. 미남이란 얼굴이 작고 이목구비가 잘 모여 있는 사람을 말한다. 얼굴이 아주 큰 미남은 별로 사례가 없는 거 같다. 상상하기도 어렵다. 얼굴이 큰 사람은 모든 걸 순순히 체념하고 '훌륭하다', '장엄하다', '보기 좋다' 같은 말을 마음에 새겨둘 수밖에 없는 듯하다. 하마구치 오사치 씨는 얼굴이 굉장히 큰 사람이었다. 역시 미남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기 좋았다. 장엄하기도 했다. 용모를 위해 조용히 수양한 적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렇게 된 이상 하마구치 씨처럼 되도록 수양할 수밖에 없지 싶다. 얼굴이 커지면 어지간히 조심하지 않는 이상 남들이 오만하다 오해한다. 사람을 내려다 보는 거냐고 뭐 .. 2022. 4. 13. 이전 1 ··· 5 6 7 8 9 10 11 ··· 6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