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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413

문학계 후기 - 키시다 쿠니오 ○ 문학계 정신이란 게 점점 또렷해지는 건 기쁘다. ○ 당대 문학자가 제각기의 입장 위에서 서로 공통된 목표를 자각하기 시작한 증거이다. ○ 문학이 문화 운동의 흐름을 따르며 심지어 이를 지도하는 역할을 지녔다는 뜻이 확대된 이유를 좀 더 확실히 해야만 한다. ○ 그걸 위해 창조의 몇 부분이 계몽되어도 개의치 않다는 각오가 대다수 동인에게 저절로 퍼진 건 비장하다 해도 좋다. ○ 하지만 실제론 비장할 것도 없다. 그게 오늘날 자신들이 살아남을 유일한 길인 것이니까! ○ 18세기적 취미臭味는 두려워할 게 아니다. 현대 일본에서 20세기란 말은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는 걸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 ○ 아카데미즘의 수립이 진보적이라는 모순을 비웃고 싶어도 비웃을 수 없다. ○ 이케타니상의 전형이 끝났다. 각.. 2022. 4. 25.
잠시 아무 말 말라 - 키시다 쿠니오 지금은 연극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뿌리부터 갈라진 나무가 있다. 가지를 뻗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우수한 희곡이 이따금 눈에 들어온다. 즐겁지만 쓸쓸하다. 시대는 흐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와야 할 게 올 때까지 나는 버티지 못한다. 사람이 무언가를 시작하려 하면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냐 말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모두를 불안하지 않게 만들 뿐이다. 나는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고 싶다 생각하는 걸 하지 않을 순 없다. 나는 예술상의 앵데팡당을 존중하나 존중하기에 일본 연극의 현대 아카데미즘의 설립을 희망한다. 이 문화의 과도적 모순을 인식하지 않는다면 신극 운동은 영원히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권력과 재력의 미소를 .. 2022. 4. 24.
'마음' 자서 - 나츠메 소세키 '마음'은 다이쇼 3년 4월부터 8월까지 도쿄 오사카 양쪽의 아사히 신문서 동시에 연재된 소설이다. 당시의 예고로는 몇 종류의 단편을 합쳐 거기에 '마음'이란 제목을 달았다 해두었는데 그 단편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선생님의 유서'를 쓰는 사이에 예상보다 늦어질 게 발견되어 기어코 그 한 편만을 단행본으로 묶어 공표하자는 방침으로 정리되었다. 또 이 '선생님의 유서'도 스스로 독립되면서 또 관계성 깊은 세 자매작으로 구성된 만큼 나는 이를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로 구별했다. 전체적으로 '마음'이란 제목을 걸어도 지장이 없어 보였기에 제목은 원래 그대로 두었다. 단지 내용물을 상중하로 나눈 것만이 신문 연재판과 단행본의 차이다. 디자인은 이제가지 전문가에게만 의뢰했는데 이번.. 2022. 4. 23.
청년에게 - 키시다 쿠니오 일본은 지금 흥망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머리 안에 똑똑히 새겨두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긍지는 결코 "어떻게든 된다" 같은 철학 위에 쌓아 올린 게 아니다. 국민은 하나같이 내일의 일본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정치는 아직도 모순과 혼란에 가득 차, 지도자는 눈부신 미래를 조금도 예언하지 않는다. 신체제. 국방국가의 건설. 그런 말은 물론 넓고 먼 이상이 담겨 있음이 분명하나 국민 각자의 가슴을 뛰게 할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내가 홀로 생각하기에 이 새로운 정치의 원동력이 되는 건 다음 세대를 짊어질 꿈 많은 청년의 목소리이며 그 목소리는 젊기에 높고 순수하기에 가로막는 게 없다. 청년이 바라는 건 권세도 이권과 욕심도 아니다. 진실.. 2022. 4. 21.
마음 편함 - 키시다 쿠니오 불평이 있으면 말해보라는데 불평을 불평의 형태로 표현하는 건 참 멋없는 일이지 싶다. 때문에 근래 있었던 유쾌한 일만을 꼽아 본다. 사실 그 편이 빨라서 좋다. 하나, 요즘 살찐 게 눈에 띄는 것. 둘, 조금 걸어도 지치지 않는 것. 셋. 잘 자는 것. 이런 걸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부족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곧 연극잡지가 창간되어 손님 맞이로 바쁜 게 하나. 얼마 전 어떤 비평가가 르노르만의 '낙오자 무리'를 평하며 오되브르 같다고 평하였다. 그 뜻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니 옆에서 '보드빌' 아니냐기에 생각하고 있자니 양식의 '오르되브르'를 말하는 것이었다는 게 둘. 곧 갈라질 줄 알았던 매화 나무가 어느 틈엔가 화려한 꽃을 피운 게 셋. 뭐 이 정도로 해둘까. 2022. 4. 20.
생활과 문화' 서장 - 키시다 쿠니오 나는 "문화"란 말이 조금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 것과 같은 말을 업무처럼 사용하면 막연히 불안해진다. 일본 국민 중 양식을 가진 자는 종래 지도자들의 정신적 빈곤에 암묵의 항의를 계속해 왔다. 그 결과가 "문화"란 암구호의 범람으로 드러난 거라고 나는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되려 항의하는 쪽의 같은 걸 같은 박자로 반복하는 반신불수의 증상에도 크게 경계해야만 한다. "문화인"이라 통칭되는 "문화" 영역의 전문가 중 대다수 또한 어떤 의미로는 비문화적 존재란 걸 폭로할 때가 온 듯하다. 모든 건 누구의 죄도 아니면 또 누군가를 나무라야 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를 짊어지고 내성을 가진 채 살아나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일본의 건설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반 위에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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