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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야마 군의 '소음'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대뜸 이가 야마 군도 드디어 작가다운 작가가 되었지 싶었다. 이 희곡이 가진 '진실성'이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믿게 된 것이다.
사실주의도 이만큼 생활과 심리를 쫓다 보면 처음으로 일종의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또 한 편으로 이것만큼은 '무대적'으로 어쩐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정도의 사실주의가 극적 작품 속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신극사를 통해 특필해야 마땅한 일이지 싶다.
영화인이라는 '현대적 타입'을 두고 얼핏 새롭지도 않은 듯한 '심리' 해부를 꾀하였으나 생활 묘사에도 상당한 관찰력이 있다. 특히 '심리의 주름'으로 파고 드는 집요함에 이르러서는 살짝 일본인서 벗어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점이 앞으로 희곡가 이가 야마 군의 독자성을 드러내게 하리라.
이 집요함은 때때로 희곡 스타일을 산문적으로 만드나 등장 인물 조합에 드러난 작가 취향과 함께 작품 전체를 이상한 감촉으로 감싸고 있다. 이를테면 파충류 피부를 연상시키는 촉감이다.
연출가에 따라선 관심의 중점을 그에 두어 무대에 약간의 과장적 색채를 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되려 작가가 의식하지 못하는 반면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방법에 찬성하지 않는다.
츠키지자의 젊은 제군이 배역의 대부분을 짊어지고 이 희곡을 어떻게 이뤄내는가. '신극 재출발'에 이 일이 상당히 유익한 일이 되어준다면 내 희망은 이뤄지리라.(193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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