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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413

사라수 꽃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사라수는 식물원에도 있으리라. 내가 본 것은 어떤 사람의 정원이었다. 옥처럼 아름답게 핀 꽃의 뿌리에는 태호석이라 불러야 할 돌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하였을까. 내가 알 법한 사람마저 바람으로 있는 곳만 겨우 들었네. 다시 한 번 찾아온 유월의 한탄 과연 누구에게나 이야기할까. 사라나무 가지에 꽃이 피며는, 슬퍼 보이는 사람 그 눈만 같네. 2021. 6. 7.
토요시마 요시오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토요시마는 나보다 1년 먼저 불문과를 나온 선배이나 친하게 대화하게 된 건 되려 최근의 일이다. 내가 처음으로 토요시마 요시오란 이름을 알게 된 건 제일고등학교 교우회 잡지에 '연분홍빛 진주'라는 글이 나왔을 때이리라. 그런데 어째서인지 내 기억엔 '토시오'로 남았다. 그 토시오가 요시오로 교정된 건 토요시마를 만난 이후이지 싶다. 처음 만난 건 제3차 신사조를 출판할 때였다. 도요쿠니 2층에서 출판을 맡은 케이세이샤 사람들과 동인 사람들이 모임을 가졌는데, 그때 만나게 되었다. 가장 구석에 자리한 내 앞에 큰 덩치에 감색 기모노를 입은 색이 하얗고 젊은 사람이 앉았다. 당시엔 아직 안경을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나는 그 사람과 소설 이야기를 했다. 그게 토요시마였던 건 말할 필요.. 2021. 6. 6.
도쿄에서 태어나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변화가 극심한 도심 내게 도쿄의 인상을 말하라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어째서인가 하면, 어떤 인상을 얻기 위해서는 떠올리는 것과 떠올려지는 것 사이에 모종의 신선함이 존재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는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고, 도쿄에 살고 있다. 때문에 도쿄에 관한 신경은 마비되어 있다 해도 좋다. 따라서 도쿄의 인상이란 건 거의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도쿄는 변화가 극심한 도심이란 것이다. 이를테면 불과 반 년 정도 전까지는 난간이 돌로 된 기바시였던 쿄바시도 얼마 전에 서양식 다리로 탈바꿈했다. 때문에 도쿄의 인상도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나처럼 실내에만 틀어박혀 사는 사람은 그만한 변화에도 놀라기 쉬우니 이야기 소재도 제법 늘어나고는 한다. 살기에 좋지는 않다. 애당.. 2021. 6. 5.
내가 좋아하는 말 - 다자이 오사무 다들 너무 그럴싸한 말을 쓰려고 합니다. 미사를 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우가이가 좋은 말을 했습니다. "술을 기울이되 효모를 마시진 마라." 고로 말합니다. 제게 좋아하는 말은 없습니다. 2021. 6. 5.
그 시절의 대학 생활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내가 스물여섯이었을 때로 기억한다. 대학원생이 되니 마니 했는데 당시엔 도쿄에 살지 않았다. 그 탓에 퇴학서를 내는 게 늦어져 기간을 며칠인가 지나 퇴학서를 내게 되었다. 사무소 사람은 규칙을 엄수해 받지 않았다. "이미 기간이 늦었으니 30엔을 내셔야 해요"라고 말하며. 다이쇼 5, 6년의 30엔은 거금이었다. 나는 거금을 내기 어려웠기에 "그럼 어쩔 수 없죠. 제명 처분해주세요."하고 말했다. 사무소 사람은 내 장래를 걱정하며 "제명 처분을 받으면 앞으로 취직이 어려울지 모른다"하고 말했지만 끝내는 제명 처분을 받게 되었다. 내 동급생인 철학과 학생이 그에 감격해서 말하길 "너도 셸링처럼 제명처분을 받았구나!" 셸링 또한 나처럼 30엔의 돈을 내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긴 걸까. 내가 아직 견문이 .. 2021. 6. 4.
카쿠 씨와 식욕――최근의 우노 코지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노 코지는 총명한 사람이다. 동시에 다감한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본래 희극적 정신이란 사람을 속일 때가 있을지 모른다. 자신을 속이는 건 극히 희소한 사람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노 코지는 희극적 정신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갖은 다감함과 총명함을 겸비한 사람처럼 쉽게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게 이따금 우노 코지에게 괴물이란 간판을 부여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 독특한 매력――이를테면 정신적 카멜레온 같은 매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노 코지의 본명은 카쿠지로이다. 그 어두운 얼굴은 분명 카쿠지로임이 분명하다. 특히 샤미센을 치는 우노는 코지에서 벗어난 카쿠 씨일 터이다. 얼굴에 관한 걸 좀 더 적어 보자면, 나는 우노의 얼굴을 볼 때마다 반드시 약간의 식욕을 느낀다. 그 얼굴은 뺨..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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