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SMALL

다자이 오사무84

'늙은 알트 하이델베르크' 서장 - 다자이 오사무 수록――"형들", "사랑과 아름다움", "새로운 나무의 말", "늙은 알트 하이델베르크", "멋쟁이 동자", "팔십팔 밤", "추풍기", "단편집―아, 가을, 여인훈계, 좌흥에 미안하나・데카단 항의", "속천사", "화촉" 쇼와 십사 년 오 월에 "사랑과 아름다움" 그리고 "쇼와 십오 년 사 월에는 "피부와 마음"이 함께 타케무라쇼보에서 출판되어 초판 이천 부 가량을 시장에 보내 머지않아 품절된 듯하나 종이가 부족하여 타케무라쇼보에서도 재판을 이루지 못해 두 창작집은 한동안 절판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그 후, 타케무라쇼보에 독자들의 직접 주문이 꽤나 들어왔고, 타케무라쇼보는 그 주문을 받을 때마다 우울해하며 어떻게든 독자의 부탁에 응하고 싶어 번뇌한 결과 저자의 누추한 집을 찾아 좋은 생각 없느냐 상담.. 2022. 3. 17.
식통 - 다자이 오사무 식통食通이란 대식가를 뜻한다 들었다. 요즘에는 그리 많이 먹지 않는 나지만 과거에는 굉장히 대식가였다. 그때는 스스로를 굉장한 식통이라 여겼다. 친구인 단 가즈오에게 식통이란 대식가를 뜻하는 말이라고 진지한 얼굴로 가르쳐주며 오뎅 가게 등에서 두부, 간모도키, 무, 다시 두부란 순서로 끝도 없이 먹자 단 군은 눈을 둥글게 뜨고 너는 어지간한 식통이구나 하고 감탄한 적도 있었다. 이마 우헤이 군에게도 그런 식통의 정의를 가르쳐줬는데 이마 군은 활짝 웃으며 어쩌면 나도 식통일지 모르겠네 하고 말했다. 이마 군과 그 후로 대여섯 번 같이 식사를 했는데 확실히 틀림없는 대식통이었다. 싸고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당연한 이야기다. 요컨대 식통의 오의인 셈이다. 언젠가 신바시의 오.. 2022. 3. 11.
사진 - 다자이 오사무 항상 내게 놀러 오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새에 나를 비평하는 소논문을 쓴 걸 우연히 잡지나 신문서 발견할 때에는 정말로 의외이곤 하다. 그 논리고 타당한지 부당한지는 어찌 되었든 어쩐지 섭섭하며 배신과 비슷한 느낌마저 받는 건 정말 나뿐일까. 이번에 카이조샤에서 이부세 씨의 작품집이 출판된다니 그에 관해 무어라 적으라는 카이조샤 M 군의 말을 들었는데 정말 곤란하다. 우리 집인 도쿄부 미타카쵸의 꽤나 알기 어려운 구석에 놓여 있어서 일부러 집까지 찾아 오는 건 꽤나 고생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M 군은 굉장히 고생하여 우리 집을 찾아 땀을 닦으며 "뭐라도 하나, 이부세 씨에 관해 적어주시겠습니까"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송구하며 곤란한 일이었다. 나는 이제까지 이부세 씨께 큰 신세를 졌다. 이제 와서.. 2022. 3. 10.
작은 소리 - 다자이 오사무 믿을 수밖에 없다. 나는 바보같이 믿는다. 로맨티시즘으로, 꿈의 힘으로. 난문을 돌파하려 마음먹고 있을 때 관둬관둬, 허리춤 끈 풀렸다. 그런 불쾌한 충고는 할 게 되지 못한다. 믿어주며 따라가주는 게 가장 올바르다. 운명을 함께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믿는 능력이 없는 국민은 패배한다. 조용히 믿고 조용히 생활하는 게 가장 옳다. 남 일로 쫑알거리느니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보는 게 낫다. 나는 이번 기회에 나를 더 깊게 알아 갈 생각이다. 절호의 기회다. 믿어서 패배하더라도 억울하지는 않다. 되려 영원한 승리다. 그렇기에 남한테 비웃음 당해도 치욕이라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아아, 믿어서 성공하고 싶다. 이 환희란! 속는 사람보다도 속이는 사람이 수십 배.. 2022. 3. 9.
작은 뜻 - 다자이 오사무 예수가 십자가에 걸려 그때 벗은 순백의 속옷은 위에서 아래까지 호지 않고 통으로 짠 굉장히 보기 드문 옷이라서 병졸들이 그 옷의 고상함과 아담함에 탄식했다고 성서에 적혀 있다.. 아내여. 예수 아닌 시장의 아무것도 아닌 겁쟁이가 매일 이렇게 괴로워하며 또 만약 죽어야만 할 때가 온다면 통으로 짠 속옷은 바라지도 않는다. 하다못해 옥양목 순백 팬티 한 장을 만들어주지 않겠나. 2022. 3. 7.
소리 - 다자이 오사무 문자를 읽다 보면 그곳에 표현된 음향이 한사코 귀에서 떨어지지 않는 일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다음과 같은 걸 배웠다. 맥베스였던가 다른 연극이었던가 조사해보면 바로 알 일이지만 지금은 어찌 되었든 셰익스피어의 연극 중 하나였던 것만 확실히 해두겠다. 그 연극의 살인 장면, 침실에서 조용히 숨을 죽여 히어로도 나도 무거운 숨을 들이 마신다. 이마의 땀을 닦으려 지독히 경직된 손가락을 움직인 순간, 똑똑 누가 방밖에서 문을 두드린다. 히어로는 무서운 나머지 껑충 뛰어올랐다. 노크는 무심이 이어지고 있다. 똑, 똑, 똑. 히어로는 그 자리서 미쳐버렸던가. 나는 그 후의 내용은 잊어버렸다. 유지옥에서도 요헤이라는 젊은 무뢰한이 우연찮은 일로 여자를 잔혹하게 죽여 그 자리서 멍하니 서있는다. 그때가 마침 오 .. 2022. 3. 6.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