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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84

'원숭이 얼굴을 한 남자' 후기 - 다자이 오사무 수록――"원숭이 얼굴을 한 남자", "다스 게마이네", "이십 세기 기수", "신 햄릿" 이번 선집에는 대전 중에 재판할 수 없었던 작품만 수록했다. 그리고 이 선집을 하나 읽으면 다자이가 이 십 년 동안 대체 어떤 일을 괴로워 한 작가인지 대강 알 수 있도록 편찬했다. 마지막 '신 햄릿'은 새로운 햄릿 형태의 창조와 더욱이 또 하나 클로디어스를 사용해 근대악을 묘사하기를 꾀했다. 여기 나오는 클로디어스는 과거의 전형적인 악당과 크게 달라 어쩌면 마음 약한 선인처럼도 보이면서 선왕을 죽이고 불결한 사랑에 성공하여 그걸 숨기려 전쟁 등을 꾀한다. 우리를 괴롭혀 온 악당은 이런 형태의 어른이 많았다. 이 작품을 출판할 당시 문단의 평론 중 대부분은 클로디어스의 새로운 형태의 악을 놓치고 마사무네 하쿠쵸 씨도.. 2022. 2. 21.
다두사철학 - 다자이 오사무 사태가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학이 나오고 전체주의란 표어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 준비를 시작했다. 낡은 노트만으론 충분치 않게 되었다. 문화 가이드들은 또 도서관을 오가야 하리라. 진지하게. 전체주의 철학의 인식론에 관해 곧장 마주할 난관이란 그 인식 확인의 양식이리라. 무엇으로 표시하는가. 말인가. 사상이란 영원히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가. 소리는 어떤가. 악센트는 어떤가. 색채는 어떤가. 모양은 어떤가. 몸짓은 어떤가. 표정으론 안 되는다. 눈동자 움직임이란 방법은 또 어떨까. 채용 가능한 요소가 없는지 조사해주었으면 한다. 안 되는가. 하나하나 정성스레 조사했는가. 아니, 여기서 연구 발표를 하나하나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하나같이 대논문임이 분명할 테지. 그리고 역시나.. 2022. 2. 20.
작가상 - 다자이 오사무 고작 열 장짜리 수필 따위 못 쓸 것도 없으나 이 작가는 벌써 사흘이나 생각에 잠겨 썼다가는 금세 찢어버리고 또 썼다가는 금세 찢고 있다. 일본은 지금 종이가 부족한 시기기도 하여 이렇게 찢어서는 아까운 일이다. 스스로도 조마조마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그만 찢어버리고 만다. 말할 수 없다.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다. 이 작가는 하고 싶은 말과 해서 안 되는 말의 구별이 잘 가지 않는다. "도덕 적성"라 해야 마땅한 게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고 싶은 말은 산처럼 있다. 정말로 하고 싶다. 그때 문득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너는 무슨 말을 하든 결국 자기변호잖아." 아니다! 자기변호가 아니라 서둘러 부정해도 마음 한구석에선 뭐 그럴지도 모르지 하고 약하게 긍정해버려서 나는 쓰다 만 원.. 2022. 2. 19.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 다자이 오사무 당신은 분게이순슈 9월호에 나를 향한 험담을 적었다. "전략――확실히 광대의 꽃 쪽이 작가의 생활이나 문학관을 한 층 풍부하게 드러내고 있으나 내가 보기에 작가의 눈앞 생활엔 불쾌한 구름이 껴 재능을 순수히 발휘하지 못할 듯할 우려가 있다." 서로 괜한 거짓말은 하지 않도록 하자. 나는 당신의 문장을 서점 앞에서 읽고 굉장히 불쾌해졌다. 이래서야 마치 당신 혼자서 아쿠타가와상을 정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당신의 문장이 아닐 테지. 분명 다른 누군가에게 쓰게 한 문장임에 분명하다. 심지어 당신은 그걸 드러내 보이는 노력마저 하고 있다. "광대의 꽃"은 삼년 전, 내가 스물네 살일 적의 여름에 쓴 글이다. "바다"란 제목이었다. 친구인 콘 칸이치, 이마 우헤이에게 읽게 한 글인데 지금 것에 비해 굉장히 소.. 2022. 2. 18.
기다리다 - 다자이 오사무 간선 전철의 자그마한 역에서 저는 매일 같이 사람을 맞이하러 갑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맞이하러. 시장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반드시 역에 들러 역의 차가운 벤치에 앉아 장바구니를 무릎에 얹고 멍하니 개찰구를 바라봅니다. 상행하행 전철이 홈에 도착할 때마다 수많은 사람이 전철 입구서 뱉어지고 북적북적 개찰구에 모여 하나같이 화난 얼굴로 정기권을 보이거나 티켓을 건네고는 곁눈질 한 번 하지 않은 채 제가 앉은 벤치 앞을 지나 역 앞 광장에 나와 제각기 흩어집니다. 저는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누군가 제게 웃으며 말을 겁니다. 아아, 무서워라. 아아, 곤란해라.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생각만으로도 등에 냉수를 뿌린 것처럼 오싹해져 숨이 막힙니다. 하지만 저는 역시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 2022. 2. 14.
'여신' 서장 - 다자이 오사무 수록――"미소녀", "봄의 도적", "아무도 모른다", "젠조를 생각하다", "맹인독소", "복장에 관해", "아가씨 아유", "여신" 오랜만에 절판이 된 창작집 안에서 비교적 가벼운 소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거기에 최근작인 "여신" 한 편을 더했다. 구작 다섯 편도 곰팡이 슬진 않았다 믿는다. 2022.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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