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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키타카루이자와에서 - 키시다 쿠니오 일 년의 대부분을 산에서 지내는 저는 어느 틈엔가 계절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팔 월쯤 되면 벌써 가을 기분이 느껴지는데 가축 돌보기나 낚시, 이따금 책상에 앉아 하는 일까지 포함해 저는 지금 자연의 품 안에 커다란 매력과 말로 못할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가을이 찾아오는 걸 기다리는 건 단순한 풍류로 끝나지 않는단 심정을 알아주실까요. 2022. 5. 25.
육군사관이 - 키시다 쿠니오 청일러일 두 전쟁을 두고 군인 가문서 나고 자란 나는 '자라서 무엇을 한다'는 문제를 지극히 간단히 생각했다. 친구가 중학교에 들어갈 쯤, 나는 유년 학교에 들어가 그로부터 세상과 관계를 가지지 않는 생활을 보냈다. 자신의 기질이 군인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 시작할 적엔 군인칙유 오개조가 머리에 박혀 있었다. 그런 생활 속에서 나는 프랑스어 교과서를 통해 희미하게나마 문학의 향기를 맡기 시작했다. 물론 일본 문단 따위는 알 여지도 없어서 사관 학교를 나와 쿠루메 연대 소속이 될 때까지 코요와 소세키의 이름조차 듣지 못했다. 자유롭게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수 있는 신분이 된 후에야 닥치는대로 읽었다. 아오시마전에선 부재중대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소위 '개선장사'의 오만과 그걸 감싼 병영의 분위기가 도저.. 2022. 5. 24.
'벚나무' 서장 - 키시다 쿠니오 현재 모든 일본인이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게 있다. 여러 방면으로 그것이 존재한다. 이를 테면 소설도 이제까지 겪은 것보다 더 가깝게, 그러면서도 많은 걸 딱 잘라 말은 못할지언정 모두 마음 속으로 찾고 있지 싶다. 작가는 물론 그걸 알고 잇다. 하지만 쓴다는 건 하나의 습관이기에 마음을 먹고 자신의 껍질을 깨지 않고서야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준비는 물론 이미 되어 있다. 기회만 주면 된다. 나는 이따금 익찬회 문화부에서 일하는 관계로 이번에 진용을 다시 세운 익찬출판협회에게 '건전하고 재미난 소설'의 출판 기획 상담을 받았다. 내 머리에는 곧장 중견 작가 몇 명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 재능, 사상, 기개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일본인 전체를 대상으로 할 법한 소설'의 집필 의뢰를 하겠다는 게.. 2022. 5. 23.
'붉은 오니'의 작가 사카나카 마사오 군 - 키시다 쿠니오 신극을 자주 보는 사람일 수록 사카나카 마사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 또 창작좌의 지지자면서 '말'의 무대에서 무언가 '새로운 걸' 느끼지 않은 사람도 없으리라. 사카나카 군은 희곡가로서 리리시즘(서정미)서 출발해 현실 해부로 나아간 우수한 작가 중 한 명이나 최근에 이르러 그의 착안은 서서히 인간 생활의 복잡한 기구인 '이해관계'의 심리라 해야 마땅할 일종의 소박하며 처참한 정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천성의 예술가이며 그의 정의는 차가운 냉소를 지닌 채 항상 이 비극을 내려보고 있다. 그점에서 판타지가 만들어지고 해학미가 묻어난다. 그가 기획하는 건 아마 하나의 타입이 발생하는 동기와 환경, 그리고 그 타입이 과거와 미래에 걸쳐 작용하는 힘에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는.. 2022. 5. 22.
쿠루마비키 코스케에게 답하다 - 키시다 쿠니오 11월 30일의 헤키효론 '신극이 가야 희곡에 영광이 온다'를 읽고 소생이 그런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여겨지면 곤란하니 '세계적 수준에 이르는 각 희곡이 왜 신극을 부흥시키지 못하는지 그 수수께끼를 확실히 밝히라'라는 쿠루마비키 씨의 주문에 따라 조금 인사해두겠다. 먼저 이 수수께끼는 이미 해결되었다. 신극에 꾸준히 관심을 주고 있는 자라면 이를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으리라. 우리는 지금 목표를 확실히 하여 서로 협력해 이 '기괴한 구도'와 싸우고 있다. 둘째로 세계적 수준에 이른다는 건 그만큼 '기세가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겨우 서양 극단에 내놓아도 구제점이나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그마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눈을 감으면 더 이상 이야기는 알 수 없다. 셋째로 현재의 신극이 쇠퇴하.. 2022. 5. 21.
'종이풍선'에 대해 - 키시다 쿠니오 이 작품은 순서상 내 네 번째 작품이다. 처녀작 '오래된 완구'를 다이쇼 십사 년 봄, 당시 야마모토 유조 씨가 편집하는 '엔게키신쵸'서 발표하였고 두 번재 작 '티롤의 가을'을 같은 해 같은 잡지를 위해 썼고 그다음 해 4월, 분게이슌주에서 희곡호에 30장 정도 써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나는 기뻐서 츠지도 해안가서 거의 즉흥적으로 글을 적었다. 말 그대로 벼락치기로 만든 작품으로 야심도 고심도 자신도 대단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단지 그 시절 희곡단엔 비교적 스케치풍 작품이 부족했기에 이런 작품이라도 독자가 숨돌리는 용도는 될지 모르겠단 생각에 발표 기회를 이용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바라지도 않던 호평을 받았다. 앞선 두 작이 하나같이 서양이 무대였던 탓인가 이걸 보고 '그 또한 일본인이었다'하고 ..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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