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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선작 후에 ――아쿠타가와상(제25회) 선후담 - 키시다 쿠니오 매번 같은 의문을 반복하게 되나 이 아쿠타가와상의 성격을 더 확실히 하지 않으면 선발 자체가 어려워지고 상의 의미도 희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는 선발자 중 한 명으로서 외부에 발표할만한 의견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책임상 전형 결과를 좀 더 확실히 세간에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에, 이를테면 우노 코지 씨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위원 투표란 제도를 명확히 해두는 게 당연하다 주장하고 싶다. 이 경우 문학 평가를 숫자로 드러내는 불합리, 불견식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여러 명이서 정할 때 다수결 이외의 방법을 쓰는 건 그 이상의 폐해를 낳기 쉬운 듯하다. 이번 경우가 특히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다른 위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놓쳤기에 독단 판단으로 예선을 통과한 아홉 작품 중 '유리.. 2022. 5. 13.
아쿠타가와상(제18회) 선평 - 키시다 쿠니오 "목화기", "와지", "전염병원", "담묵", "길" 다섯 편 중 나는 "와지"를 추천하기로 했다. 건강한 아름다움이라 해야 마땅한 게 존재하여 "와지"라는 제목의 상징이 작품 감촉 속에 훌륭히 살아 있는 점을 소설로서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기 때문이다. "목화기"는 시국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야심작으로 읽는 보람은 있었으나 미완결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점수는 줄 수 없었다. "담묵"은 시국적 의의를 가진 좋은 단편으로 꽤나 날카로운 글재주엔 감탄하였으나 극적인 사건을 기록풍으로 흘려내는 기교엔 되려 허세 같은 게 느껴져 감동이 살짝 붕 떠 있는 걸 느꼈다. "전염병원"은 이런 소재를 자기중심의 생활기록으로 해본들 조금도 신선하지 않고 입을 다물기 어려운 일종의 공분이 불평처럼 울리는 걸 어떻게든 해줬.. 2022. 5. 11.
연극 신조와 츠키지 극장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요 1년 동안 여러 사정으로 연극도 별로 보러 가지 않고 다달이 발표되는 각본도 잘 읽지 않으니 극단 전반에 대한 감상 같은 건 물론 쓸 수 없다. 특히 구극이나 신극에 대해서는 노나 오페라를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의 비판적 시선을 보낸 적이 없다. 좀 더 생활이 진정되면 우리 나라서 우리의 일이 지금 어떤 위치와 관계에 있는지 폭 넓게 파악하고 싶다. 그런 차에 올해에 이르러 내가 뜻을 둔 일과 직접간접으로 가장 교섭이 많았던 건 잡지 연극 신조와 츠키지 소극장이다. 여러 의미로 잡지 연극 신조와 츠키지 소극장은 다이쇼 13년도의 극단을 자극하여 신극 부흥의 기운을 조장했지 싶다. 사사로운 일 같으나 나는 자작 발표 기회를 연극 신조에 부여한 걸, 야마모토 유조 씨의 호의에 감사하고 있다. 그.. 2022. 5. 11.
'현대 단카 대계' 서 - 키시다 쿠니오 시대나 세상이 어떻게 변하여도 단카라는 일본 독특의 시형식이 갖은 분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요컨대 생활이 만드는 자연 예술 형태로서 착실히 뿌리 내리고 있는 걸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갖은 저널리즘 위에선 미적지근하지만 이만큼 일본인의 생활에 밀착한 예술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대신 아니, 오히려 그 때문에 이 광범위한 예술은 다른 문학――소설이나 희곡처럼 총체적으로 알기 위한 좋은 서적이 출판되어 있지 않았다. 이번에 카와데쇼보가 '현대 시 대계'에 이어 출판하는 '현대 단카 대계'을 그런 갈증을 해소해줄 중대한 집대성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2. 5. 9.
연출가로서 - 키시다 쿠니오 예능제를 위한 임시공연으로 특별히 우치무라 나오야 군이 써준 희곡 '톱니바퀴'를 간부회의 지명으로 내가 연출하게 되었다. 나는 먼저 이 희곡의 주제와 형식을 연구했다. 제목인 톱니바퀴는 도심과 농촌의 상관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사회의 유기적 활동 단위인 '개인'의 존재 방식에 대한 하나의 암시를 포함하고 있다 해석했다. 이 작품은 그런 주제를 솔직하게 시국하의 산업 부문에 대입하며 꽤나 단순한 방법으로 알기 쉽게 대중의 의해에 호소하려 한다. 따라서 구성에는 조금의 트릭도 없고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은 가장 건강한 모습으로 현대 시민의 일상성을 보여주고 신랄한 비판은 축전극에 꽤나 잘 어울리는 관용한 취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무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연출자도 배우도 이 기조를 살리는데 집중되었다. 우리.. 2022. 5. 8.
이가 야마 군의 '소음' - 키시다 쿠니오 이가 야마 군의 '소음'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대뜸 이가 야마 군도 드디어 작가다운 작가가 되었지 싶었다. 이 희곡이 가진 '진실성'이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라 믿게 된 것이다. 사실주의도 이만큼 생활과 심리를 쫓다 보면 처음으로 일종의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또 한 편으로 이것만큼은 '무대적'으로 어쩐지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정도의 사실주의가 극적 작품 속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신극사를 통해 특필해야 마땅한 일이지 싶다. 영화인이라는 '현대적 타입'을 두고 얼핏 새롭지도 않은 듯한 '심리' 해부를 꾀하였으나 생활 묘사에도 상당한 관찰력이 있다. 특히 '심리의 주름'으로 파고 드는 집요함에 이르러서는 살짝 일본인서 벗어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이점이 앞으로 희곡가 이가 야.. 2022.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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