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선작 후에 ――아쿠타가와상(제25회) 선후담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5. 13.
728x90
반응형
SMALL

 매번 같은 의문을 반복하게 되나 이 아쿠타가와상의 성격을 더 확실히 하지 않으면 선발 자체가 어려워지고 상의 의미도 희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는 선발자 중 한 명으로서 외부에 발표할만한 의견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책임상 전형 결과를 좀 더 확실히 세간에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에, 이를테면 우노 코지 씨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위원 투표란 제도를 명확히 해두는 게 당연하다 주장하고 싶다. 이 경우 문학 평가를 숫자로 드러내는 불합리, 불견식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여러 명이서 정할 때 다수결 이외의 방법을 쓰는 건 그 이상의 폐해를 낳기 쉬운 듯하다.
 이번 경우가 특히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다른 위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놓쳤기에 독단 판단으로 예선을 통과한 아홉 작품 중 '유리구두'를 권하기로 했다.
 다른 모든 작품보다 빼어나게 우수한 작품으로 여겨지진 않으나 일단 비교적 신선미가 느껴지며 특이한 재능의 싹도 느껴진다. 특히 그 재능이 과부족 없이 작품 바탕에 깔려 있는 스마트함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조금 도련님의 냄새가 나는 무른 기미도 있긴 하나 이건 이것대로 청춘의 한 삶의 방식으로서 나름대로 용서할 수 있다.
 당선된 두 작품 및 작가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역작이며 또 유망한 재능의 소유자란 건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조금 시점을 바꾸면 수상 순번이 먼저 오더라도 내게는 조금의 이의도 없다.
 단지 '봄풀'은 발자취는 꽤나 확실하나 약간 먼저 간 사람들의 길만 걷는 느낌이 들었고 '벽'은 주목해 마땅할 야심작임은 확실하나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지 싶다. 더불어 말하자면 이 작가의 언어 사용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본어 실수가 많았다. 이를테면 '하산데'라고 써야 할 걸 '하사메테'라 쓰는 것과 같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