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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선작 후에 ――아쿠타가와상(제22회) 선후담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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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시험적인 작품이 많고 대부분 우수하여 고르고 마주하는 보람이 있었다. 그런 만큼 그중 몇 편은 우열을 겨루기 힘든 장점이 뒷받침되어 한 편을 고르는 게 쉽지 않았다.
 여러 문학상이 존재하여 제각기 특색이 있고 한정된 경향에서 가장 완성도가 좋은 걸 권하는 게 전부라면 아마 이 중 몇몇 작품은 아무개 상에 걸맞으리라 여겨졌다.
 문학상이란 게 자못 엄밀히 생각할 필요가 없어 보이나 내가 바라는 건 아쿠타가와상의 성격을 좀 더 확실히 하여 되도록 무난한 결과를 내는 것이다. 이 상도 창작의 한 분류인 희곡을 제외한 것도 아니 건만 한 번도 선정되지 않은 건 무언가 잘못된 느낌이 있다. 이를테면 이번에도 후쿠다 츠네아리의 "키티 태풍" 같은 수작이 예선조차 들지 못한 걸 지적하고 싶다.
 어찌 되었든 나는 '여름풀'(마에다 스미노리)를 가장 추천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아쿠타가와상이라면 이 작품이 걸맞다는 의미가 있었다. 앳된 감동이 존재하며 건강한 의욕이 눈에 띄고 꽤나 확실한 눈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있다. 주인공 소년 안에 살아 있는 작가의 모습서는 명기해 마땅한 한 시대가 암시되어 있어 내 마음을 두드렸다. 다소 장황한 부분도 없지 않고 무른 부분도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그런 걸 뒤집으면 역시나 신선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완성되어 있다.
 "투우"(이노우에 야스시)는 우리나라서 보기 드문 성숙함이 느껴지는 한 문학적 재능의 산물이다. 상식이 풍부하고 여운이 감도는 기교 있는 작품을 척척 적어내는 작가의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소설의 새로운 영역은 이런 감각으로 열린다 해도 좋으리라. 사람들이 보기엔 이 작품 또한 입상작으로 충분하지 싶다. 나도 구태여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 외에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길'(나스 쿠니오)에선 철저한 초국경성이 '일본의 이빨'(이캬아마 히로시)에선 가열한 국적불명의 반일감정이, "천명"(마나베 쿠레오)에선 다채로움 로맨티시즘이 "로댐호 선장"(타케노우치 시즈오)에선 점성 강한 묘사력에 제각기 관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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