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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413

나가이 카후 - 사토 하루오 선생님하고는 약 반 세기 가량의 추억이 있어 이미 보잘 것 없는 글도 수천 장 가까이 적었다. 그 결론을 지금 여기에 두 장으로 요약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 선생님은 자신을 무뢰한으로 칭했지만 실은 좋은 집안의 가르침을 받은 신사고 그 가르침과 가풍에 반역한게 카후 문학이다. 선생님은 온후하고 둔한 좋은 성품을 지녀 이것을 선생님 자신을 천하의 대작가로 만든 동시에 또 무뢰한을 자칭하고 다닌 건 전적으로 선생님의 이상한 색정 때문이다. 예술이란 결국 정욕의 다른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명문가와 호색가 사이에 있는 심리적 혹은 생리적 필연의 관게는 장래에 반드시 연구 발표되리라. 단눈치오의 시문, 레니오의 글, 우리 카후 문학도 그 때의 유력한 증거로 인용되어야 하리라. 색정은 본래 생물이 가진 천성의 가.. 2021. 10. 28.
문예 감상 강좌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상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문예적 자질을 지녀야 합니다. 문예적 자질이 없는 사람은 그 어떤 걸작을 접하고 그 어떤 좋은 스승을 두어도 역시 항상 감상상의 맹인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예와 미술 사이에 차이는 있지만 그림이나 골동품을 사랑하는 부호 중에 이런 사례가 많은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테지요. 하지만 문예적 자질의 유무도 정도 차가 있으니 테이블이나 의자의 유무처럼 딱 자를 수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저는 괴테나 셰익스피어 같은 문호에 비하면 문예적 자질은 없다 봐도 좋습니다. 혹은 좀 더 별 볼 일 없는 작가와 비교해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해도 좋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노다 우타로 선생님에 비하면 문예적 자질――적어도 하이카이적 자질은 많이 있지요. 이는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 2021. 10. 27.
첫 만남 - 사토 하루오 모년모월모일――이 날자는 당시 그가 보낸 편지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그 시절의 편지는 두 통이나 세 통――전집에도 미수록된 게 보존되어 있다――단지 홋카이도에 있는 동생이 소중히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는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아직도 돌려주지 않는다. 곤란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 남자는 무엇이든 남의 걸 가지려 드니 곤란하다. 이번 호에도 이 편지의 사본이라도 제공하면 유익할 터인데 화가 나기 시작했다.(이 부분을 발췌해 어리석은 동생에게 보내줄 생각이다.) 어찌 되었든 어느 날, 해는 또렷이 기억나지 않지만 2월인가 3월 봄의 아직 추운 날이었다. 처음 아쿠타가와를 방문했다. 그전에 두세 번 편지를 주고받은 에구치를 통해 간접으로 교우 관계는 만들어져 있었나 직접 만나는 .. 2021. 10. 26.
문학의 본래 길을 가다 사카구치 안고 선집 - 사토 하루오 사카구치 안고의 문학은 조금 기괴하고 반속적인 부분은 있어도 문학으로선 조금도 병적이지 않고 뛰어난 정신을 품어 우수하지 싶다. 그런 점에서 한없이 퇴폐적이고 그을려진 센티멘털한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보다도 사카구치의 문학 쪽이 더 문학 본래의 길이지 싶다. 사카구치는 어떤 세속적 선입관에도 휘둘리는 법 없이 또렷이 인간을 보았다. 때문에 그는 인간의 심리를 꽤나 깊게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문학은 창작뿐만 아니라 잡감수필마저 사로잡히지 않은 견해나 활발한 사람들이 자주 나와 재미있다. 다자이의 문학이 현대 청년이라면 사카구치의 문학은 장래 어른의 문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나는 솔직히 인지의 진보와 발달을 믿고 문학의 상식도 매년 건전한 발달을 이루고 있다 보고 있다. 그러니 일반 독자가 다자이의 .. 2021. 10. 25.
'쿄카 전집' 목록개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쿄카 이즈미 선생님은 고금에 독보하는 문종이시다. 선생님은 인품이 좋으시고 재능이 뛰어나셔서 미인을 묘사하면 태진각 앞 모란서 향이 퍼지는 것 같고 선생님의 청초를 떠올리며 신귀를 그리는 게 절묘하여 추담의 집 밖 버들이 우는소리 같은 게 이미 천하에 알려져 내가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러나 메이지 다이쇼의 문예에 낭만주의의 큰길을 여시고 곱기로는 비 내리는 우산巫山보다 짙고 장엄하기론 역수의 경치보다 격렬한 쿄카 세계를 만들어낸 건 단지 한 시대의 성거라고만 할 수 없다. 실로 백대로 이어질게 분명한 동서예원의 성관이라 해야 마땅하리라. 선생님이 쓰신 소설 희곡 수필 등이 단락을 가리지 않고 오백여 편. 세로로는 에도 삼백 년의 풍류를 마시시고 만물의 변화를 마음에 품으셨다. 가로로는 해동 .. 2021. 10. 24.
탐정소설소론 - 사토 하루오 탐정소설이란 말은 이제 별로 재밌는 말은 아니다. 누가 좋은 명칭을 붙여줬으면 하지만 이미 탐정 취미란 잡지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으니 잡지를 볼 때마다 내용은 재밌다 싶으면서도 이름에는 조금 복잡해진다. 탐정 취미라니 이름부터 악취미다. 주변에 물어보면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물론 이제와서는 어떻게 바꾸는 것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이는 사사로운 일이지만 오늘날 소위 탐정 소설을 쓰는 대부분이 문자에 둔감하다, 그렇게 말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별로 민감하진 않은 증거가 되지 않으면 좋겠지 싶다. 그러한 종류의 작품이 가진 재미의 대부분은 문자가 주는 법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하나하나의 문자만 재밌으면 내용은 필요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탐정 소설은 어떤 존재 의미가 있는가. 그런 촌스.. 2021.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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