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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413

다나카 군에 관해 - 다나카 히데미츠 '올림푸스의 과실' 서장 - 다자이 오사무 다나카 군의 작품보다도 일단 다나카 군의 사람 됨됨이부터 알려둘 필요가 있을 테지요. 그쪽만 짧게 써보려 합니다. 이 창작집 말미서 다나카 군이 작가의 말을 쓰는 모양인데 이는 "내 과거는 추악하고 복잡하여 제대로 쓸 게 못된다. 이 추함은 얼굴을 붉히고 겨드랑이 아래서 식은땀이 흐르는 그럴싸한 게 못 된다"하는 참회로 전도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건 다나카 군의 주관이지 저는 그렇게까지 폄하할 건 없지 않나 싶어집니다. 다나카 군은 저와 비교해 훨씬 기품 있고 나긋하고 또 굉장히 정직한 사람입니다. 어머니께 꽤나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사 년 정도 전, 제가 아직 오기쿠보 하숙에 있던 시절 이야기인데 다나카 군의 어머니께서 저희 하숙집에 화를 내며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외출.. 2022. 1. 15.
'여성' 후기 - 다자이 오사무 수록――"12월 8일", "여학생", "하자쿠라와 마적", "귀뚜라미", "등롱", "아무도 모른다", "피부와 마음", "수치", "기다리다" 쇼와 12년 적부터 이따금 여자의 혼잣말이란 형식으로 소설을 써 벌써 열 편 가량 발표했다. 다시 읽어보니 어설픈 구석이나 지독히 부족한 부분도 있어 작가로선 얼굴을 붉힐 따름이다. 하지만 이 형식의 소설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들었으니 이번에 여자의 독백 형식의 소설만 한 권에 모아 보았다. 제목은 '여성'으로 하기로 했다. 조금 정취 없는 제목이나 너무 제목만 신경 쓰는 것도 꼴사나운 일이다. 쇼와 17년 봄 2022. 1. 14.
정치가와 가족 - 다자이 오사무 머리가 벗겨진 선량해보이는 기사가 몇 번이나 와서 쓰라고 쓰라고 머리의 땀을 닦으며 말하기에 씁니다. 사쿠라 소고로, 아이와 헤어지다. 그런 연극이 있습니다. 아버지하고 우는 아이를 뿌리친 채 소고로는 눈보라 속으로 달려 사라집니다.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미국인이 본다면 어떻게 느낄까요. 러시아인이 본다면 어떻게 판단할까요. 하지만 저희 일본인, 특히 남자가 무언가 일에 빠지는 경우엔 대개 이 소고로처럼 되어버립니다. 가족이란 버려도 되는 걸까요. 일본 정치가들은 대개 가족을 버리는 모양입니다. 지독한 경우엔 혹여 독신 아닌가 싶을 정도인 사람도 있습니다.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정치가는 적은 것 같습니다.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면서 일도 잘 하는 정치가도 있었으면 합니다. 그야 어려운 일이긴 하지.. 2022. 1. 13.
창작여담 - 다자이 오사무 창작여담 같은 거라도 적어주세요. 편집자의 편지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다소 부끄러운 듯한 말투였다. 하지만 부끄러운 건 작가 쪽이다. 이 작가는 아직까지 무명으로 창작 여담은 고사하고 창작 자체를 잃어버릴 뻔하고, 뒤쫓고, 생각하고, 등을 돌리고, 혹은 일어서고, 독서, 이따금 화를 내고, 거리를 방황하고, 걸으며 시 한 편 쓰고. 그런 식으로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물러 터진 문학서생 상태이기에 창작여담이란 부탁에 네 그렇습니까 하고 여타 선생들답게 고심담을 그럴싸하게 써내는 그럴싸한 행동은 할 수 없다. 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나는 일부러 못 한다고 말한다. 억지로라도 그렇게 말한다. 문단 상식을 깨야 한다고 완고히 믿기 때문이다. 상식은 좋은 것이다. 상식에는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상식은 십 .. 2022. 1. 12.
발타자르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역 하나 당시엔 그리스 사람에게 사라신이라 불린 발타자르가 에티오피아를 다스리고 있었다. 발타자르는 색은 검어도 이목구비가 또렷한 남자였다. 또 솔직하고 넓은 마음을 지닌 남자였다. 즉위 제3년이자 스물두 살일 적에 왕은 나라를 나와 시바의 여왕 발키스를 만나기 위한 길에 올랐다. 추종하는 건 마법사 셈보비티스와 환관 멘케라였다. 일흔다섯 마리의 낙타가 행렬을 이루고 하나같이 계피, 몰약, 사금, 상아 따위를 짊어지고 있었다. 길을 가는 동안 셈보비티스가 왕에게 유성의 힘이나 보석의 덕을 가르치거나 멘케라가 존귀한 비문의 노래를 들려주곤 했다. 하지만 왕은 그런 것에 별 관심을 주지 않았다. 대신 사막 끝에 앉아서 귀를 세우고 있는 자칼이란 동물을 보고 재밌어 할 뿐이다. 십이 일의 여행이 끝나자 장미 냄새.. 2022. 1. 11.
'로망 등롱' 서장 - 다자이 오사무 수록――"나태의 카루타", "고전풍", "로망 등롱", "지폐", "수필―바다・츠가루 지방과 첸호프・대답" 이 작품집에는 달달하고 로맨틱하다 해도 좋을 분위기의 작품을 골라 보았다. 202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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