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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다자이 오사무

다나카 군에 관해 - 다나카 히데미츠 '올림푸스의 과실' 서장 - 다자이 오사무

by noh0058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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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나카 군의 작품보다도 일단 다나카 군의 사람 됨됨이부터 알려둘 필요가 있을 테지요. 그쪽만 짧게 써보려 합니다.
 이 창작집 말미서 다나카 군이 작가의 말을 쓰는 모양인데 이는 "내 과거는 추악하고 복잡하여 제대로 쓸 게 못된다. 이 추함은 얼굴을 붉히고 겨드랑이 아래서 식은땀이 흐르는 그럴싸한 게 못 된다"하는 참회로 전도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건 다나카 군의 주관이지 저는 그렇게까지 폄하할 건 없지 않나 싶어집니다.
 다나카 군은 저와 비교해 훨씬 기품 있고 나긋하고 또 굉장히 정직한 사람입니다. 어머니께 꽤나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사 년 정도 전, 제가 아직 오기쿠보 하숙에 있던 시절 이야기인데 다나카 군의 어머니께서 저희 하숙집에 화를 내며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 외출 중이어서 수난을 피했는데 하숙집 아주머니께서 저 대신에 크게 혼났다고 합니다.  히네미츠한테 문학 같은 걸 권해서 타락시킬 셈이지. 그렇게 말씀하시며 아주 크게 화를 내시며 돌아가셨습니다. 무서운 어머니셨어. 하숙집 아주머니께서는 한숨을 내쉬며 제게 보고해주셨습니다. 타락했는지 어떤지. 문학이 있기에 다나카 군은 지금도 역시나 기품 있고 나긋하며 또 굉장히 정직하고 역시나 어머니의 착한 아들이지 않습니까. 문학은 사람을 타락시키지 않습니다. 그렇게 어머니께 해드리고 싶은 말을 적고 있자니 저도 안 좋은 생각이 날아가 유쾌해졌습니다.
 다나카 군이 전장에서 돌아와 우리 집에 왔을 때에도 전쟁의 공적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엔가와에 앉아서 멍하니 무사시노를 바라보며 전장에도 이런 광경이 있더라고요. 그렇게만 말했습니다. 그래? 그렇게 대답한 저도 멍하니 무사시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제게 건네준 원고는 전쟁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올림픽 선수로서 십 년 전을 떠올리며 쓴 소설이었습니다
 다나카 군의 인간 됨됨이에 관해 독자께 알리고 싶은 사실은 여기까지입니다. 다나카 군은 용기를 지녔으니 앞으로는 저돌적으로 달려 나갈 거라 저는 믿습니다. 생활은 나긋하게 작품은 강하게. 유유히 자신의 문학을 스스로 경영하여 다음 시대의 아름다움을 책임 지고 전개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나카 군은 이제 서른 살입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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