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소설번역413 '굿 바이' 작가의 말 - 다자이 오사무 당시선의 오언절구 중에 인생족별리란 한 구가 있다. 어떤 선배는 이를 '작별'만이 인생이다라 해석했다. 정말로 만났을 때의 기쁨은 잠깐 사이에 사라지나 헤어지면서 생긴 상처는 깊어서 우리는 항상 안타까운 이별의 정 속에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굿 바이"는 현대 신사 숙녀의 이별백태라 하면 좀 거창할지 몰라도 다양한 이별의 모습을 그려내려 했다. 잘 그려내졌다면 다행이겠다. 2022. 1. 8. 큰 은혜는 말하지 말라 - 다자이 오사무 얼마 전, 후진코론의 N 씨가 오셔서 "정말 보잘 것 없는 부탁이라 죄송합니다만"하고 운을 떼고는 은혜와 원수를 주제로 몇 장인가 적어 줄 수 없겠냐고 말씀하셨다. "은혜와 원수인가요." 나는 손가락 끝으로 책상 위에 은혜란 말과 원수란 말을 쓰며 N 씨께 물었다. N 씨는 솔직하며 맑게 갠 날과 같은 분이셨다. "그렇습니다. 제게는 굉장히 좋은 주제로 보이거든요. 편지로 부탁하면 거절하실 거 같아서 제가 직접 부탁하러 온 겁니다. 은혜는 어찌 되었든 원수는 별로 기분 좋은 게 못 되니 주제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어릴 적에 누구한테 맞아 분했다느니 그런 이야기라도 써주시면 됩니다." 나도 N 씨의 친절을 모르는 건 알지만 도무지 해낼 수가 없었다. 어찌 됐든 거절할 수밖에 없겠지 싶었다. "저는 못 씁.. 2022. 1. 7. 봄낮 - 다자이 오사무 4월 11일. 코후 구석에 일단 둥지를 틀고 어서 도쿄로 돌아가고 싶다 바라보지만 마음 같지 않았다. 벌써 반 년 가량이 지나버렸다. 오늘은 날이 좋아서 아내와 동생을 데리고 타케타 신사에 벚꽃을 보러 갔다. 어머니께도 권했지만 어머니께서는 속이 좋지 않아 집에 머무르셨다. 타케다 신사는 타케다 신겐을 모시는 곳으로 매년 4월 12일에 대제가 열리며 그쯤에는 경내의 벚꽃이 만개한다. 4월 12일이 신겐이 태어난 날인지 죽은 날인지 아내도 동생도 자세히 설명해주었지만 내게는 의아하게 느껴졌다. 벚꽃 만개일과 태어난 날이 이렇게나 딱 맞는 게 어쩐지 수상했다. 너무 그럴싸한 이야기다. 신주 씨가 짜맞춘 게 아닐까 의심스러워질 정도다. 벚꽃은 흘러넘칠 정도로 꽃피워 있었다. "피었구나, 피었어." "아니, 피.. 2022. 1. 6. 염천현담 - 다자이 오사무 덥습니다. 올해는 특히 더워요. 정말로 덥군요. 이렇게 더운데 일부러 이런 시골까지 와주셔서 정말 죄송할 따름입니다. 다만 문제는 할 이야기가 없군요. 웃옷 벗으세요. 네. 이렇게 더운데 밖을 걸으셨으니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양산을 쓰고 걸으면 조금 괜찮을지 몰라도 남자가 양산을 쓰며 걷는 모습은 잘 보지를 못 하는군요. 정말로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림 이야기요? 그것도 곤란하지요. 이전엔 저도 그림을 아주 좋아하고 화가 친구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화가들의 작품을 폄하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적도 있었는데, 작년 가을에 홀로 몰래 그림을 그려보다 그 실력에 스스로 질색을 해버린 이후론 그림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기로 정했습니다. 요즘에는 친구의 작품에도 마냥 감복하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2022. 1. 5. 나의 저작집 - 다자이 오사무 첫 창작집은 '만년'이었습니다. 쇼와 11년에 스나고야쇼보에서 출판되었습니다. 초판은 오백 부 정도였을까요. 또렷이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그 다음이 "허구의 방황'으로 신쵸샤 출판. 또 한가소분코의 "이십 세기 기수"인데 이는 절판이 된 모양입니다. 한동안 쉬었다가 재작년 쯤부터 많아졌습니다. 종이 질도 나빠졌습니다. 재작년에는 타케무라쇼보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해", 스나고야쇼보에서 "여학생", 여학생은 올해 오 월에 재판됩니다. 작년은 타케무라쇼보에서 "피부와 마음", 교토의 진분쇼인에서 "추억", 카와데쇼보에서 "여자의 결투"를 내놓았습니다. 올해는 지츠교노니혼샤에서 "도쿄팔경"이 출판되었습니다. 이, 삼 일 이내에 분게이순슈에서 "신 햄릿"도 나올 예정입니다. 또 곧 스나고야쇼보에서 "만년"의.. 2022. 1. 4. 지옥변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호리카와의 영주님 같은 분은 이제까지는 물론이고 후세에도 둘은 없을 테지요. 소문으로 듣자하니 그분이 태어나기 전에 대위덕명왕께서 모군의 꿈자리에 나타나셨다는데 어찌 됐든 날 때부터 평범한 사람하고는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분이 하시는 일은 무엇 하나 저희가 생각하는 영역 안에 드는 법이 없지요. 당장에 호리카와의 저택을 보아도 장대하다 할까요, 호방하다 할까요 도무지 우리의 평범함으론 미칠 수 없는 기세 같은 게 존재합니다. 이게 소위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분의 생각은 그처럼 자신만 호의호식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좀 더 아래 것까지 생각하시는 말하자면 천하와 함께 즐긴다 해도 좋을 배포가 커다란 그릇이 존재하지요. 그러하시니 니죠대궁의 백귀야행을 마주하셔도 .. 2022. 1. 3.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6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