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소설번역413 가레노쇼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죠소, 쿄라이를 불러 눈도 마주하지 않고 불러 들이더니 돈슈에게 적게한 구이니 한 번 읽어보라 말한다. 여행에 지쳐 꿈만 마른 들판을 달리는구나 ――하나야닛키―― 겐로쿠 7년 10월 12일의 오후이다. 아침 노을에 붉어진 하늘은 또 어제처럼 비가 내릴까 걱정이 된 오사카 상인의 졸린 눈을 먼 지붕 너머로 이끌엇다. 다행히 잎을 살랑이는 버드나무 가지를 흐리게 할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윽고 어두우면서도 희미한 빛이 드리우는 조용한 겨울의 낮이 밝아왔다. 줄지은 집들 사이를 흐르지 않는 듯 흐르는 강물마저 오늘은 희미한 광택을 감추었고 그 물에 떠오른 파쪼가리도 어쩐지 차가운 색을 두르고 있지 않았다. 하물며 강뚝을 걷는 사람들은 두건을 뒤집어 쓴 자도 가죽 양말을 신은 자도 모두 초겨울 부는 세상.. 2022. 2. 8. 토끼와 거북이 - 키쿠치 칸 역 토끼와 거북이 중 누가 빠른지는 동물 친구들의 오랜 문제였습니다. 어떤 동물은 물론 토끼가 빠르다 말했습니다. 토끼는 그만큼 큰 귀를 가졌어. 그 귀로 바람을 가르며 다르면 꽤나 빠르게 달릴 게 분명해. 하지만 또 어떤 동물은 말합니다. 아니, 거북이가 빠르지. 왜냐면 거북이 등껍질은 무서울 정도로 착실하잖아. 그 등껍질처럼 착실히 한없이 달려갈 수 있어. 이 문제는 그렇게 말하며 토론만 하지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토론은 이윽고 전쟁이 되려 하였기에 둘은 결국 승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는 오백 야드 경주를 해서 누가 더 빠른지 모든 동물들에게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해야 하죠." 토끼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토끼 편을 든 동물들은 열심히 토끼를 설득.. 2022. 2. 7. 세 교장 - 다자이 오사무 내가 히로사키의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입학식서 훈화를 한 교장은 아마 쿠로가네란 이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금테 안경을 쓰고 몸이 말랐으며 살짝 태도가 건방진 사람이었다. 타카타 사나에를 닮았다. 나무 심는 걸 좋아하여 학교 주위에 다양한 나무를 우아하게 배치하고 이따금 홀로 뒷짐을 친 채 그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걷고는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교장으로 스즈키 신타로 씨가 왔다. 이 사람의 이름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이 사람은 교장일을 그르친 사람이다.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정치가 기질이 있는 사람이며 조금은 정당과도 관련이 있었던 듯하다. 취임하자마자 일 주를 오 일로 하여 토요일을 쉬는 날로 삼으며 평일에도 오전 수업만 하고 싶다, 그 때문에 학생들이 나태해질 거 같지 않다. 자신.. 2022. 2. 6. 룸펠슈틸츠헨(RUMPELSTILZCHEN) - 쿠스야마 마사오 역 옛날 어떤 곳에 밀가루 장수가 있었습니다. 물레 방아로 밀가루를 만들어 파는 장사를 하며 어렵게 생활하였는데 그곳에는 아름다운 딸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밀가루 장수가 왕과 마주하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위세를 갖추기 위해 밀가루 장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게 딸이 하나 있는데 밀을 엮어서 금으로 만듭니다." 임금님은 밀가루 장수의 이야기를 듣고 "허허, 그거 참 신기한 일이로구나. 네 딸이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제법 재밌을 거야. 그럼 내일 바로 성으로 오거라. 내가 한 번 확인해보마"하고 말했습니다. 딸이 도리 없이 임금님을 찾으니 임금님은 곧장 딸을 밀이 잔뜩 쌓인 방으로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물레를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하거라.. 2022. 2. 5. 골동갱―쥬료요시란 가명 뒤에서 쓴 잡문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별건곤 Judith Gautier가 쓴 시 속 중국은 중국이되 중국이 아니다. 카츠시카 호쿠사이가 그린 수호화전 속 삽화 또한 이와 비슷하게 여실히 중국을 옮겼다고는 할 수 없다. 허면 그 명모한 여시인도 이 단발 노화백도 그 무성의 시와 유성의 그림에 방불케한 중국은 되려 그들이 백일몽 속에서 돌아다닌 별건곤이라 해야 할까. 인생의 행복이란 이 별건곤에 있다. 누가 코이즈미 야쿠모와 함께 천풍해도의 푸르고 맑은 곳에 떠나 돌아오지 않는 신중루를 한탄하랴.(1월 22일) 경박 원나라의 이간李衎이 문호주가 대나무에 그린 보기에 수십 폭이 전부 마음에 차지 않았다. 동파의 산곡 등의 평을 읽어 보아도 친교에 따른 편들기라고만 여겼다. 어쩌다 친구인 왕자경을 만나 화제가 문호주에 이른다. 자경이 말하길 이간은.. 2022. 2. 4. 충성스러운 개 - 쿠스야마 마사오 하나 옛날옛날 무츠노쿠니에 사냥꾼 한 명이 있었습니다. 매일 개를 데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멧돼지나 사슴을 쫓아서는 개한테 물게 해 붙잡아 와 그 가죽을 벗기거나 고기를 잘라 팔아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어느 날 사냥꾼은 평소처럼 개를 데리고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그날따라 사냥감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짜증이 나 그만 조심성 없이 사냥감을 찾는 사이에 점점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고 그러는 사이 해가 져버렸습니다. 이런 산 깊은 곳에 들어간 이상 이제 와서 발걸음을 돌려 돌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도리가 없기에 오늘 밤은 산 안에서 야숙을 하기로 했습니다. 커다란 나무의 움푹 팬 곳에 들어가 개들에게 나무를 모아오게 해 불을 크게 피워 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낮.. 2022. 2. 3.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6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