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소설번역413 산에몬의 죄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분세이 사 년 십이 월의 일이다. 카가의 재상 하루나가의 가신 중 육백 석 봉토를 맡은 가신의 호위역을 맡은 호소이 산에몬이란 사무라이가 키누가사타헤의 차남 카즈마란 젊은이를 때려죽였다. 하물며 결투도 아니었다. 어느 밤 술시 쯤, 카즈마는 우타 모임이 끝나 남쪽 마굿간으로 돌아온 산에몬을 기습하려다 되려 산에몬의 손에 죽고 만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하루나가는 산에몬 호출을 명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하루나가는 총명한 주인이었다. 총명한 주인인 만큼 매사를 가신에게 떠넘기는 일이 없다. 스스로 판단하여 스스로 그 실행을 명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할 정도였다. 한 번은 두 매 조련사에게 제각기 상벌을 주었다. 이는 하루나가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니 개요를 아래.. 2022. 3. 5. '그 후' 예고 - 나츠메 소세키 여러 의미로 '그 후'이다. '산시로'에선 대학생 이야기를 썼는데 이 소설에는 그 후의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그 후이다. '산시로'의 주인공은 단순하지만 이 주인공은 그 후의 남자이니까 그 점에서도 그 후이다. 이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묘한 운명에 떨어진다. 그 후 어떻게 되는지는 쓰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또 그 후이다. 2022. 3. 3. 그 날 - 다자이 오사무 이는 지금으로부터 사 년 전의 일이다. 내가 이토 미시마의 지인 집 2층에서 여름을 보내며 로마네스크란 소설을 쓸 적의 이야기다. 어느 밤, 술에 취해 자전거를 끌다 다쳤다. 오른발 복사뼈 위쪽이 찢어졌다.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술 탓에 출혈이 굉장히 심해 황급히 의사에게 달려갔다. 마을의 의사는 서른두 살쯤 되어 보이는 몸집이 큰 사람으로 사이고 타카모리와 닮아 있었다. 굉장히 취해 있었다. 나와 엇비슷할 정도로 비틀비틀 진찰실에 나타난 통에 나는 우스웠다. 치료를 받으면서 쿡쿡 웃어버렸다. 그러자 의사도 쿡쿡 웃었고 결국 참을 수 없어서 둘이 목소리를 맞추어 크게 웃었다. 그 밤부터 우리는 친해졌다. 의사는 문학보다 철학을 좋아했다. 나도 그쪽을 이야기하는 게 마음이 편해 말이 잘 통했다. 의사의 세.. 2022. 3. 2. 쥐의 시집가기 - 쿠스야마 마사오 옛날옛날, 어떤 집 창고 안에 쌀, 밀, 조, 콩을 가지고 굉장히 풍족하게 사는 부자 쥐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없어 신에게 기도를 올리자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빛날 정도로 아름다워, 그야말로 쥐 나라 중에서도 비할 바가 없는 일본 제일의 소녀가 되었습니다. 그러하니 쥐가 주위를 돌아보기에 도무지 딸의 신랑이 될만한 쥐가 없었습니다. 쥐 아빠와 엄마는 "우리 딸은 일본 제일의 소녀니까 일본 제일의 신랑을 데려와야지." 하고 말했습니다. 그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대단한가. 그건 높디높은 하늘 위에서 온 세계를 비추고 있는 햇님 밖에 없을 테지요.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딸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햇님에게 "햇님, 햇님 당신은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신 분입.. 2022. 3. 1. 여인창조 - 다자이 오사무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렇게 실소할지 모르나 힘들어지면 내 처지를 여자로 바꾸어 여러 여자의 심리를 추측하고 있자면 별로 웃을 수 없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그야말로 말과 각로라 해도 좋을 정도로 다르다.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은 이를 깨닫는 게 굉장히 느리다. 나도 최근에야 깨달았다. 이름을 잊었는데 어떤 외국인이 쓴 쇼팽전을 읽었더니 그 안에 코이즈미 야쿠모의 "남자란 평생서 적어도 만 번은 여자가 된다"는 기괴한 말이 인용되었는데 그런 일은 없지 싶다. 그건 안심해도 좋다. 일본 작가 중에서 진짜 여자를 그리고 있는 건 슈코이리라. 슈코가 그리는 여자는 실로 지루하다. "흐음"이니 "그렇구나"하고 중얼거리기만 할 뿐으로 조금도 사색적이지 않다. 그건 정확하리라. 말하자면 그리운.. 2022. 2. 28. I can speak - 다자이 오사무 괴로움은 인종의 밤, 체념의 아침. 이 세상이란 체념을 노력해야 하는가. 슬픔을 참아야 하는가. 젊음은 날로 좀 먹혀 가고 행복도 향간서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나의 노래는 목소리를 잃고 한동안 도쿄서 무위도식하며 그동안 노래가 아닌 소위 "생활의 중얼거림"이라 해도 좋을 걸 적기 시작해 자신의 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그 작품들을 통해 알리고 뭐 이렇게 하면 되나? 하고 조금 자신과 비슷한 걸 얻어 이전부터 생각하던 긴 소설에 임했다. 작 년 구 월, 코슈 미사카의 정상의 텐카차야란 찻집의 2층을 빌려 그곳에서 조금씩 일을 진행하여 백 장 가까이 썼고 다시 읽어 보아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새로이 힘을 얻어 어찌 됐든 이를 완성시키기 전까지는 도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미사카의 찬바람 강한 날에 홀로 멋.. 2022. 2. 27.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69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