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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쿠스야마 마사오

쥐의 시집가기 - 쿠스야마 마사오

by noh0058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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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옛날, 어떤 집 창고 안에 쌀, 밀, 조, 콩을 가지고 굉장히 풍족하게 사는 부자 쥐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없어 신에게 기도를 올리자 여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빛날 정도로 아름다워, 그야말로 쥐 나라 중에서도 비할 바가 없는 일본 제일의 소녀가 되었습니다.
 그러하니 쥐가 주위를 돌아보기에 도무지 딸의 신랑이 될만한 쥐가 없었습니다. 쥐 아빠와 엄마는
 "우리 딸은 일본 제일의 소녀니까 일본 제일의 신랑을 데려와야지."
 하고 말했습니다.
 그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대단한가. 그건 높디높은 하늘 위에서 온 세계를 비추고 있는 햇님 밖에 없을 테지요.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딸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햇님에게
 "햇님, 햇님 당신은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신 분입니다. 부디 제 딸을 아내로 받아 주시지요."
 그렇게 정중히 인사했습니다.
 그러자 햇님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건 고맙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단다."
 하고 말했습니다.
 아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당신보다 대단한 분이 계신가요. 그게 누구인지요?"
 "그야 구름이지. 내가 아무리 하늘에서 빛을 내리려 해도 구름이 나오면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가요."
 아빠는 이번에는 구름을 찾아갔습니다.
 "구름님, 구름님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신 분입니다. 부디 제 딸을 아내로 받아들여주시지요."
 "그건 고맙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단다."
 아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당신보다 대단한 분이 계신가요. 그게 누구인지요?"
 "그야 바람이지. 바람에 날아가면 나는 도리가 없거든."
 "그런가요."
 아빠는 이번에는 바람을 찾아갔습니다.
 "바람님, 바람님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신 분입니다. 부디 제 딸을 아내로 받아들여주시지요."
 "그건 고맙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단다."
 아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당신보다 대단한 분이 계신가요. 그게 누구인지요?"
 "그야 벽이지. 벽이 가로막으면 내 힘으로도 도무지 날려버릴 수 없거든."
 "그런가요."
 아빠는 이번에는 벽을 찾아갔습니다.
 "벽님, 벽님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하신 분입니다. 부디 제 딸을 아내로 받아들여주시지요."
 "그건 고맙지만 세상에는 나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단다."
 아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당신보다 대단한 분이 계신가요. 그게 누구인지요?"
 "다른 게 아니라 너희 쥐가 그렇지. 내가 아무리 사각형이고 딱딱해지려 노력해도 너희는 내 몸을 갉아먹고 부수어 구멍을 내 길을 만들잖아. 그러니까 나는 도무지 쥐에겐 이길 수가 없어."
 "그런가요."
 아빠는 이번에는 정말로 감탄한 듯이 짝 손뼉을 치고는
 "이걸 이제까지 알지 못하다니. 그럼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거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방실방실 웃으며 기세 등등이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자마자 옆집 츄스케를 사위로 삼았습니다.
 젊은 신랑과 아내는 사이좋게 살며 효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자식을 낳아 창고 안 생쥐 일가는 더더욱 번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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