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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71

과도 시대 - 키시다 쿠니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현대극――그렇게 이름 붙여야 할 각각의 작품 및 그 작가의 경향, 작풍 등의 연구가 이뤄져 있어야 한다. 나는 이제까지 그 연구를 소홀히 해왔다. 따라서 거시적 관점을 통해 질문에 답하는 게 용납된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답하리라. 일본 현대극은 입센 이후로 오늘에 이를 때까지 유럽과 미국의 대표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그 이름을 하나하나 꼽을 필요조차 없다. 물론 작가들 개개인에 따라 취향은 갈리겠지만 결국 그 '취향'을 쫓는 법 없이 유행을 쫓아 우루루 몰려 온 경향이 존재한다. 먼저 대부분의 사람은 입센의 세례를 받았으리라. 또 일부는 마테를링크나 체호프의 취향서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오늘 날에는 그마저도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근래엔 표현파가.. 2022. 7. 7.
기권 - 아쿠타가와상(제23회) 선후평 - 키시다 쿠니오 이번 아쿠타가와상 전형에는 선발자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내가 도쿄에 없는 탓에 사무적인 연락을 생각처럼 못한 탓도 있으나 후보 작품을 받고 위원회가 열릴 때까지의 짧은 시간에 몸이 망가져 도무지 작품을 훑을 새가 없었다. 그런 마당이니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걸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있다 한들 두 번이나 열린 위원회에 개인적인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 건 사실이니 태만하단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터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책임감을 가지고 서평을 쓸 자격이 없는 셈이다. 2022. 7. 6.
'작금 요코하마 이문' 문집을 펴내면서 - 키시다 쿠니오 오늘까지 활자로 발표한 희곡 중에 그 절반은 크고작은 극장서 각광을 받았다. 상연된 게 꼭 자신작이진 않으며 상연 성적도 항상 만족스럽진 않았으나 자신의 작품 중 무대에 오른 건 저절로 하나의 특색을 지녔으며, 그 특색은 이 한 권의 존재 이유라 해도 마땅하다. 저자로선 이걸 소위 '연극 애호가'의 독자에게 보내 내 극작 생활의 빈곤한 기념으로 삼고 싶다. 물론 작품 선택은 내 취향에 따랐으나 아직 상영되지 않은 걸 일 편만 더한 건 그에 따라 조금이나마 이 책의 '미래성'이 지켜졌으면 하는 출판사의 주도면밀한 배려에 따랐기 때문이다. 상연 기록으로 배역 이외에 무대 사진을 삽입할 계획이었으나 마땅한 걸 갖추지 못하였고 서적의 구성 상 형태에 틀어 박힌 그림식 사진보다도 자유로운 삽화를 배치하는 게 '미.. 2022. 7. 5.
'연극 주평'을 시작하면서 - 키시다 쿠니오 매주 한 번, 어렵게 말하자면 연극에 관한 시평, 드러내고 말하자면 연극에 관한 잡다한 내용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극단과 가까워진지 굉장히 날이 짧고 이치무라좌가 니쵸마치에 있다는 걸 불과 얼마 전에 알았으며 인기 배우 사와다 쇼지로의 무대도 한두 달 전에 한 번 본 게 전부이며 사단지 씨가 무사시야인지 마츠자카야인지 기억할 기회가 없었던 데다가 미즈타니 야에코 양은 벌써 서른쯤 된 줄 알았던 어리석은 인간이니 재미난 이야기를 모으는 건 저에게 걸맞지 않을 테지요. 그럼에도 '주평'이라 이름을 박은 이상은 무언가 시수 문제에 관한 논의든 의견 같은 걸 써야 하지만 이 또한 신문을 내킬 때만 읽고 극장에 관여하는 사람하곤 거의 면식이 없는 상태이니 중요한 일을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 2022. 7. 4.
길 위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오전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많이 다셨던 대학 도서관도, 채 30분이 지나지 않아 사람으로 가득 메워졌다. 책상에 마주 앉은 건 대부분 대학생이었으나 개중에는 하카마나 정장을 입은 연배 지긋한 사람도 둘셋 정도 섞여 있는 듯했다. 그렇게 규칙적인 인파로 채워진 넓은 공간 너머서는 벽에 걸어둔 시계 아래로 어두컴컴한 서고 입구가 보였다. 또 그 입구 양쪽에는 올려다봐야 하는 커다란 책장이 낡은 책등을 줄지으며 마치 학문을 지키는 요새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한 인파가 있음에도 도서관 안은 조용했다. 아니, 오히려 그만한 인간이 있어야 비로소 느낄 수 있을 법한 일종의 침묵이 지배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 종이에 펜을 놀리는 소리, 그리고 가끔 들리는 기침 소리――그런 소리마저.. 2022. 7. 3.
문학좌의 시연을 앞두고 - 키시다 쿠니오 문학좌는 작년 6월 이래 쿠보타 만타로, 이와타 토시오 두 분 및 나 세 사람이 상담에 상담을 거듭해 대부분의 플랜을 기획하고 9월에 주된 협력자와 처음 얼굴을 마주하여 내부 결성식을 가졌습니다. 이 극단의 조직상의 특징은 우리 세 사람이 간부란 형태로 공동의 의무를 짊어지고 심지어 그중 한 사람이 육 개월을 임기로 교대하며 실질적 책임자가 된다는 규칙을 뒀다는 점입니다. 이번 분기의 책임자가 된 저는 약간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작년 11월, 제1회 공연을 할 예정으로 준비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기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토모다 쿄스케 군의 전사에 따른 타무라 아키코 씨의 출연 불가능, 다른 곳에서 배우를 빌려 와서는 반드시 감안해야 하는 연습 ..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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