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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71

선자의 말 - 제1회 세계문학상 - 키시다 쿠니오 올해의 즉, 첫 번째 '세계문학상' 수상은 와타나베 카즈오 씨가 번역한 라블레의 '팡타그뤼엘'(하쿠스이샤 발행)으로 결정되었다. 요컨대 올해 발매된 서적은 '팡타그뤼엘'이나 이는 라블레가 몇 년 동안 번역 중인 작품의 후반부로 이번 기회에 전반인 '가르강튀아'와 함께 라블레의 전역에 힘쓴 사실에 경의를 표해야 한단 의견이 일치된 셈이다. 올해엔 훌륭한 번역이 많이 나왔다. 물론 그런 번역에 우열을 나눌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문학사에 기념비라 해도 좋을 라블레의 이름과 프랑스 본국에서마저 현대어 번역이 필요한 거대하고 둘도 없는 걸작과 그 호쾌하고 미묘한 골 정신을 가진 와타나베 카즈오 씨를 나란히 둔 조합은 쉽게 볼 수 없으리란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상'이란 명목은 혹은 마땅하지 않을지 모른.. 2022. 6. 14.
지크프리드에 대해 - 키시다 쿠니오 지로두의 희곡은 그 소재도 발상도 특히 그 문체의 독특한 분위기도 그렇고 그야말로 현대 프랑스 극단에 불어 온 말 그대로의 신풍이다. 그건 무엇보다 현대를 호흡하는 생활인의 사상이자 감각이다. 19세기적 분석의 잔해를 던져 버리고 간명직절히 원칙을 파악하는 기민한 두뇌를 먼저 느끼게 한다. 그의 리얼리즘이야말로 '대전 후' 그 자체이며 민족 전통과 국제 이념이 교착하는 가운데 가장 곤란한 문학적 입장서 가볍게 또 당당히 현실 플러스 판타지 세계를 전개하는 얄미울 정도의 재능인이다. 이번에 번역되는 '지크프리드'는 그의 작품 중에 가장 친숙한 내용을 하고 있단 점에서 역자의 선택안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주는 동시에 그 역필 또한 원작을 아는 입장에선 되려 고심의 흔적이 눈에 띄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 2022. 6. 12.
신극잡지 - 키시다 쿠니오 이번에 '극작'이라는 잡지가 창간된다고 한다. 내 젊은 친구 둘셋도 거기에 참가한다 들었는데 마침 신극이 부진한 시기기도 하니 이 기획은 정말 중요하지 싶다. 아마 이름이 말하는 것처럼 신작 희곡 발표가 주를 이룰 테지만 내 희망을 적어보자면 이러한 신극 잡지는 기존처럼 서양 최신극의 소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본의 현재 정세를 둘러보아 국내의 새로운 기세에 일조할 법한 하나의 주장을 지녀줬으면 한다. 이를테면 일반 대중, 적어도 지식 계급의 관객욕을 진부우열한 기성 상업 극장에서 떼어내는 것, 문단 비평가의 빈약애매한 희곡 감상안을 지적하여 이를 대신할 전문 비평가의 출현을 재촉하는 일, 메이지 말기 이후 우리나라 신극 운동을 재검토하여 그 공적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의 출발점을 바로잡는 일. 이 모두가 .. 2022. 6. 11.
여성의 힘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얼마 전 어떤 책을 잃고 큰 감동을 느꼈다. 나가지마 나병 요양 근무소의 여의사 코가와 쇼코 씨의 수기 '작은 섬의 봄'이란 책이다. 세토노우치해에 가까운 시골에는 아직 의료의 손이 닿지 않는 나병 환자가 다수 존재하며 이 병이 유전성이 아니라 전염성이란 게 알려지지 않아 환자 본인도 그 가족도 세간의 눈초리를 받아 비참한 생활을 보내던 차에 코가와 씨가 거의 일반인은 생각도 못할 헌신적 노력을 들여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 '남자다움'은 물론 감탄하기 마땅하며 이러한 정열과 행동에 우리는 막대한 관심과 존경을 바친다. 하지만 이 수기의 한 면에 자리한 아름다움, 만인의 가슴에 찾아오는 순수한 감동 속에는 이 저자가 가진 참으로 건전한 '여성다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코가와 씨는 단.. 2022. 6. 10.
신츠키지 - 키시다 쿠니오 대개 신극단 하나의 역사란 항상 고투의 연속이나 현재 창립 십 주년을 맞이하는 신츠키지 극단은 여러 의미서 만신창이란 느낌을 준다. 오늘까지 그 생명을 간직해온 게 되려 기적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그러면서 단순히 여명을 지키는 형태만 아니라 훌륭히 그 단결의 중심을 예술적 목표로서 이따금 대중의 이목을 끄는 업적을 보여준 힘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나는 늘 관심을 가지고 그 활동을 지켜보았다. 아마 과거의 조직적 훈련과 순수한 연극애가 결합이 뛰어난 인적 요소 위해 더해져 일종의 부동한 기반을 만들고 있을 게 분명하다. 장래 신극이 자라야할 밭은 여럿 있으리라. 우리 신츠키지의 밭에도 잘 익은 열매가 맺히기를 나는 내 입장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2022. 6. 8.
생트뵈브 선집 추천사 - 키시다 쿠니오 비평은 과학이자 예술이란 의미에서 생트뵈브는 그야말로 비평가의 전형이다. 비평 대조는 그에게 예외 없이 날카로운 메스가 드리워져 숨겨진 장점을 드러냈다. 프랑스 문학의 이해는 그의 '독설'에 신세 지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건 누구라도 인정할 테지. 단지 비평에 매료되는 걸 바라는 자 또한 그의 업적을 한 번 둘러봐야 한다.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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