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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 어떤 책을 잃고 큰 감동을 느꼈다. 나가지마 나병 요양 근무소의 여의사 코가와 쇼코 씨의 수기 '작은 섬의 봄'이란 책이다.
세토노우치해에 가까운 시골에는 아직 의료의 손이 닿지 않는 나병 환자가 다수 존재하며 이 병이 유전성이 아니라 전염성이란 게 알려지지 않아 환자 본인도 그 가족도 세간의 눈초리를 받아 비참한 생활을 보내던 차에 코가와 씨가 거의 일반인은 생각도 못할 헌신적 노력을 들여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 '남자다움'은 물론 감탄하기 마땅하며 이러한 정열과 행동에 우리는 막대한 관심과 존경을 바친다. 하지만 이 수기의 한 면에 자리한 아름다움, 만인의 가슴에 찾아오는 순수한 감동 속에는 이 저자가 가진 참으로 건전한 '여성다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코가와 씨는 단순히 훌륭한 '의사'로서 나병 간호라는 어려운 사업에 평생을 들인 것만 아니라 오히려 그 이상으로 '일본 여성'으로서 참으로 기특한 성격을 이 업무에 살린다는 점이 '작은 섬의 봄'에 문학적 가치를 주고 있지 싶다.
아무리 사회에서 활약해도 아무리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해' 지적인 일에 종사해도 오늘날에는 단지 그런 여성도 존재한다 생각할 뿐이지 여성 전체를 위한 긍지가 되지는 않는다. 나는 그런 의미서 이 '작은 섬의 봄'의 저자와 같은 존재야말로 정말로 '여성의 힘'을 천하에 보여주었으며 이는 우리 남성의 기쁨일 뿐만 아니라 또 동시에 여성 전체의 승리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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