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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71

츠지 히사카즈 저 '밤의 예술' - 키시다 쿠니오 연극은 황혼이고 영화는 미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그런 내 생각과 적합하다. 전자에 불빛을 드리우고 후자에서 문을 열 역할을 이 저자에게 기대해도 문제는 없으리라. 저자는 본서 안에서 연극의 근대성을 뒷받침하는 전통 정신을, 영화에선 그 기계성을 뒷받침하는 인간의 지능과 감각을 적확히, 또 집요히 추구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실상이 그를 그곳에 밀어 넣었다. 따라서 그 고찰의 대다수는 농원자 시대색과 동시에 어떤 종류의 편견을 대하는 서투른 항의를 품고 있다. 이는 자칫하면 성급하고 어리석은 자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가장 변덕스러운 두 예술――연극과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의 숙명적 표정이다. 저자는 본서에서 그 이야기를 시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한동안 귀를 .. 2022. 6. 21.
이가야마 세이조 군 - 키시다 쿠니오 12월호의 본지('극작')에 게재된 이가야마 세이조 군의 역작 '단지 한 사람'을 지금 막 다 읽었습니다.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이가야마 군은 몰라볼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많이 컸네'하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가야마 군이 어제까지 참으로 자랑스럽게 쓰고 있던 '빨간 모자'를 어느 틈엔가 벗어던지고 조용히 의자 위에 '선좌'를 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듬직해 보입니다만 살짝 놀래켜 마루 위를 걷게 하고 싶단 생각도 듭니다. 이는 결코 나의 나쁜 장난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갸아마 군이 정말로 혹은 영원히 그 '붉은 모자'를 벗어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긴 작품을 쓰면서 마지막까지 필력과 공상이 거침없었던 건 대단하다 해야 합니다. 살만풍 서정시는 이가야마 군의 장점.. 2022. 6. 20.
문확좌 '꿈을 먹는 소녀'를 연출하여 - 키시다 쿠니오 노가미 아키라 군의 '꿈을 먹는 소녀'가 희곡으로서 가진 신선함이란 현대 생활 풍경 속에서 가족으로서 가장 무너지기 쉬운 조건을 가진 인간군을 포착하여 그걸 심리적 혹은 사상적 각도가 아닌 일종의 감각적 각도로 그러한 인물 개개인의 생태를 그리고 있단 점과 희곡의 정석 구성을 무시하고 인물이 가진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그렸다는 점, 이 둘에 있지 싶다. 이 작품의 특색을 현재의 무대 조건에서 어느 정도까지 보여주기 위해서는 배우가 자신의 육체를 되도록 현대의 인물 속의 특수한 타입에 대입하여 전체적인 인간 군상의 생활 속에 담긴 관능적인 걸 강조하는 방법에 의존해야만 한다. 따라서 장치, 의상, 메이크업 같은 건 되도록 유사함을 피해 양식화하고 싶었으나 현재 재정 사정과 여타 이유로 연출자의 의도가 통용되.. 2022. 6. 19.
요코미츠 군의 문학 - 키시다 쿠니오 요코미츠 군은 의심할 여지없이 천재적인 작가이다. 심지어 자신의 비범함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하지 않고 때문에 이따금 자신을 상처 입히고 아마 그 상처마저 개의치 않은 이례라 해도 좋을 작가이다. 그의 비범과 범용이란 다른 어떠한 작가보다 격하게 대립하고 기괴히 얽혀 때로는 감수성과 어휘나, 서정과 관념, 호기심과 주제마저 서로를 뒤집고 상응하여 혼돈과 섬광을 교차하게 했다. 그게 비통하면서도 화려한, 소박하면서 손이 많이 간 음예함으로 드러난 그의 유니크한 문체이다. 그가 작가란 자각과 숙명을 거기에 깃들게 한 이상, 이는 그에게 필연이자 유일한 길이며 이곳에서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엄격함과 무름이 형태를 이루는 독특한 매력을 체온으로 느끼게 한다. 나는 이 이상으로 작가의 재능을 온전히 드러내는 경우는.. 2022. 6. 18.
츠키지좌의 '옛친구' - 키시다 쿠니오 에드몬의 '옛친구'가 타츠노 유타카 씨의 기교 있는 번안을 통해 내가 예전부터 주장하는 '서양극의 소화'가 이뤄져 전례 없는 무대적 시범을 제공하고 있단 사실을 남몰래 유쾌하게 여기고 있다. 물론 그 무대서 서양극이 가진 '이국성'을 찾을 수는 없으며 그 점은 번안자의 의도일 터리라. 하지만 그만큼 원작의 '희곡적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의 작가가 아직 이르지 못한 심리적 표현의 묘미를 발휘하고 또 인물의 성격에 점잖 떠는 애매함을 남기지 않은 게 배우의 연기 감각을 '구석구석까지' 이르게 한 결과가 되었다. 작품 그 자체는 별 특징 없는 단편극으로 1920년대에 흔해 빠진 사실적 심리극에 지나지 않으나 현대 연극은 어떠한 유파도 한 번 이 관문을 통과한 만큼 배우의 표현 능력은 이를 시금석 내지 .. 2022. 6. 18.
신선한 매력 - '프랑스 문학상 총서' 서 - 키시다 쿠니오 프랑스에는 문학상의 숫자가 굉장히 많다. 그런 의미에선 수상작이란 게 꼭 영원한 생명을 가진 걸작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선택 기준에는 또렷한 의도가 존재하며 또 작가들이 그 후에 남긴 업적도 생각한다면 최근 십 년 간의 프랑스 문단이 보여 준 발랄한 움직임을 보는데 이 이상 편리하고 유익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한편 수많은 우리나라 독자에겐 젊은 문학의 신선한 매력을 이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무대를 맛볼 절호의 기회가 되리라. 편집 밑 번역 양쪽에 나는 이의가 없으며 이 기획에 찬동한다. 왜냐면 내게 전해진 범위서 편집 책임자의 전문성과 번역자 면면서 보이는 당당한 필력은 구태여 나의 보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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