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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71

'국어문화강좌' 감수자의 말 - 키시다 쿠니오 국어 문제는 이미 논의의 시대를 지나 착착 실천의 시대가 되었다 해도 좋다. 하지만 나는 이 문제를 포함한 영역이 더욱 퍼지길 바라는 입장상 갖은 방면에서 의견을 들어 그 모든 해결에 이를 법한 방책을 국가가 갖춰야 한다 믿고 있다. 국부적이거나 혹은 본말을 생각하지 않는 주장의 난립, 대치를 이참에 한 번 음미하고 정리해 우리 일본어를 진정한 의미로 풍부하고 순수하며 강한 걸로 만드는 책임을 국민 전체의 염원으로서 이루고 싶다. 아사히신분샤의 '국어 문화 강좌' 기획은 그런 내 생각을 만족시켜 줄 사업의 하나이며 우리의 '말'을 사랑하고 이를 엄격히 기르려 하는 열성 있는 동업자 제군의 지침이 되리라 싶다. 2022. 6. 6.
스사노오노미코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타카마가하라노쿠니에도 봄이 찾아왔다. 이제 사방의 산을 둘러보아도 눈이 남은 봉우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소와 말이 뛰노는 초원은 희미한 녹색을 한가득 펼쳐 놓고, 그 자락을 따라 흐르는 아메노야스카와의 물빛도 어느 틈엔가 사람 좋은 따스함을 머금게 되었다. 하물며 그 강 아래에 위치한 마을에는 제비가 돌아왔는가 하면 여자들이 머리 위에 병을 얹고서 물을 뜨러 가는 우물 옆 참죽나무도 하얀 꽃잎을 젖은 돌 위로 살랑살랑 흩날리고 있었다―― 그런 나른한 봄날 오후, 아메노야스카와의 강가엔 수많은 젊은이가 모여 여념도 없이 힘겨루기에 심취하고 있었다. 당초 그들은 제각기의 손에 활과 화살을 들고 머리 위 하늘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들의 화살비 속에선 현이 울리는 용맹한 소리가 바람처럼 불었다 그치.. 2022. 6. 5.
'현대연극론 증강보충판' 후기 - 키시다 쿠니오 다시 한 번 나를 위해 열린 연극의 문은 내게는 그리운 고향이기도 하다. 그곳에는 과거의 내 친구이자 동료였던 수많은 작가, 배우, 연출가, 무대 감독, 무대 미술가 등이 제각기 곤란한 시대의 시련을 견뎌 주목해 마땅할 업적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또 그곳에선 새로운 재능의 싹이 희미하게나마 건전히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이 당연한 사실에 내게 희망과 용기를 주지만 한편으론 연극 전체에 걸친 폐해, 연극의 진보를 막는 장애물은 여전히 배제되지 않았다. '소위 신극'의 도중에도 이대로는 결코 광명이 들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나는 과거에 반복한 주장을 앞으로도 반복하여 주장할 필요가 있다 통감한다. 다행히 내 발언은 드디어 불필요한 잡음에 가로 막히는 일 없이 초심을 가진 사람들의 귀에 전해지는 때가 왔다... 2022. 6. 3.
대사 - 키시다 쿠니오 ――그게 화가 같지 않아서요. 이 대사는 두 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화가지만 화가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 뜻과 본인은 화가라 주장하지만 실제론 화가가 아니라는 뜻이 그렇다. 하지만 희곡을 읽는 사람은 그런 것까지 신경 쓰며 읽지는 않는 모양이다. 신경을 쓰네 마네의 문제는 아니다. 희곡을 귀로 느끼는가 아닌가의 문제이다 의미 정도는 틀려도 상관 없다――모르는 걸 자백만 한다면. 2022. 5. 18.
선작 후에 ――아쿠타가와상(제25회) 선후담 - 키시다 쿠니오 매번 같은 의문을 반복하게 되나 이 아쿠타가와상의 성격을 더 확실히 하지 않으면 선발 자체가 어려워지고 상의 의미도 희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는 선발자 중 한 명으로서 외부에 발표할만한 의견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책임상 전형 결과를 좀 더 확실히 세간에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에, 이를테면 우노 코지 씨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위원 투표란 제도를 명확히 해두는 게 당연하다 주장하고 싶다. 이 경우 문학 평가를 숫자로 드러내는 불합리, 불견식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여러 명이서 정할 때 다수결 이외의 방법을 쓰는 건 그 이상의 폐해를 낳기 쉬운 듯하다. 이번 경우가 특히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다른 위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놓쳤기에 독단 판단으로 예선을 통과한 아홉 작품 중 '유리.. 2022. 5. 13.
요파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당신은 제 말을 믿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아뇨, 분명 거짓말이라 생각하실 테죠. 과거라면 또 모를까 제가 하는 이야기는 다이쇼 초대에 있었던 일이니까요. 심지어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이 도쿄서 있었던 일입니다. 밖으로 나가면 전철이나 자동차가 달립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끝없이 전화벨이 울리죠. 신문을 읽으면 동맹파업이나 여성 운동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요――그런 오늘날에 이 대도심의 일각에서 포나 호프먼 소설에서나 볼 법한 꺼림칙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건 제가 아무리 사실이라 말해본들 쉽게 믿기지 않기 마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도쿄 거리에 아무리 많은 등불이 있다 해도 일몰과 동시에 찾아오는 밤을 모조리 떨쳐내 낮으로 되돌리는 것도 아닐 테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무선 통신이나 비행기가 아무리 자연을.. 202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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