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SMALL

소설 번역71

츠네토 쿄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츠네토 쿄는 제1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이다. 기숙사도 같이 써서 1년간 3번방에서 함께 지냈다. 당시의 츠네토는 아직 법과 소속이 아니었다. 1부 을반, 즉 영문과 학생이었다. 츠네토는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고 밤 열한 시 소등 전에 이빨을 닦고 잠자리에 들었다. 생활이 어찌나 규칙적인지 이마누엘 칸트의 재림이거나 시계의 진자인가 싶을 정도였다. 당시 우리 반에는 쿠메 마사오니 키쿠치 칸이니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작지 않았다. 그러한 호걸은 츠네토와 달리 술을 마시거나 새벽까지 노는 등 천마가 하늘을 가는 듯 혹은 승합자동차가 거리를 달리는 듯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다. 때문에 츠네토의 생활은 그러한 호걸들의 생활에 비해 한 층 더 규칙적으로 보였으리라. 나는 츠네토의 친구이지.. 2021. 10. 19.
염인파염원입례첩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엔쟈쿠세이란 사람이 '분게이슌쥬' 3월호에 니고잔념첩옛것을 아쉬워하다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을 보기에 우리가 긍정하기 어려운 게 둘셋 있어 아래에 그걸 적어 엔쟈쿠 세이의 뜻을 묻는다. (하나) 춘대春台란 말이 노자에서 나왔음은 들었다. 노자에 "중인희희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여향태뢰소를 잡아 잔치를 여는 게 여등춘대봄철 누각에 오른 듯하구나"라 되어 있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춘대, 봄철 누각을 "천자가 시녀와 놀던 곳"이라 해석하는 건 어떤 출처를 기반하는가. 내 어리석은 소견에 따르면 춘대란 예부礼部의 이명일지다. 예부는 춘대 이외에도 용대나 남성이라고도 하며 예위란 표현도 사용된다. 봄 춘春자가 들어갔다 한들 꼭 여자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송의 그림 중에 춘궁비유도가 있어 춘화가 춘궁.. 2021. 10. 18.
단편 소설은 왜 부진한가 - 사토 하루오 단편 소설은 왜 부진한가.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사실 그런 현상을 아직 깨닫지 못 했다. 그러나 요즘 잡지에는 소위 중간 소설이란 게 늘어서 이전과 같은 단편 소설은 존재감이 많이 희박해졌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형태의 단편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독자가 단편을 바라지 않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아쿠타가와의 작품은 여전히 즐겨 읽히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 문제를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런 사실은 있는 듯했다. 저널리스트의 착안에 감탄함과 동시에 자신의 어리석음도 깨달았다. 굳이 자기변호를 하려는 생각은 없으나 나는 사실 현대 문단에 별 흥미도 관심도 없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열중하였다. 요즘 들어선 요 일 년 가량 양산박의 호걸들하고만 살아서 현대 문학과 접촉하는 건 거.. 2021. 10. 17.
미천한 자의 말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별 태양 아래에 새로운 게 없다는 건 옛사람이 설파한 말이다. 하지만 꼭 태양 아래에만 새로운 게 없는 건 아니다. 천문학자의 설에 따르면, 헤라클레스 자리가 내뿜는 빛은 우리 지구에 도달하는데 3만 6천 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헤라클래스 자리라고 영원히 빛날 수는 없다. 언젠가 한 번은 식은 재처럼 아름다운 빛을 잃고 만다. 그뿐 아니라 죽음은 어디에 가도 항상 삶을 낳고 있다. 빛을 잃은 헤라클레스 자리도 끝없는 하늘을 떠도는 사이에 형편 좋은 기회를 얻으면 한 무리의 별구름으로 변화하리라. 그러면 또 새로운 별은 계속하여 그곳에 태어나는 셈이다.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태양도 한 점의 불꽃에 지나지 않는다. 하물며 우리의 지구는 더하다. 하지만 먼 우주의 끝, 은하의 옆에서 일어나는 일도 사실.. 2021. 5. 11.
우치다 햣켄 씨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치다 햣켄 씨는 나츠메 선생님의 문하이자 내가 존경하는 선배이다. 문장이 탁월하고 그에 더해 시다류 거문고 실력이 뛰어나다. 저서 '명도'는 다른 사람이 허투루 대할 수 없는 특색을 지녔다. 하지만 불행히도 출판 직후에 지진이 일어나 널리 퍼지지는 못 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치다 씨의 작품은 '명도' 후에도 가작이 적잖이 존재한다. 특히 '여성'에 기재되는 '료준카이죠' 등의 몇 편은 독창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 몇 편을 읽을 수 있는 건(내가 아는 한) 무로우 사이세이, 하기와라 사쿠타로, 사사키 모사쿠, 키시다 쿠니오 정도 밖에 없다.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다. 천하의 서점들이 다들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낼 동안 우치다 햣켄 씨를 돌아보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나는 사토 하루오 씨와.. 2021. 2. 22.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