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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71

연극잡지 - 키시다 쿠니오 다달히 내게 전달되는 연극잡지가 대략 열 종 정도 된다. 그 중 순수하게 '신극적'이라 부를만한 건 두세 개에 지나지 않는다. "테아트로"는 소비에트적 활기와 에스페란토풍 초국격성으로 가득 찬 연구잡지로 이번 달에 삼 주년 기념호를 출간한다. 꽤나 계몽적이나 한편으론 일본의 신극운동을 한 색으로 물들이려는 기척이 느껴진다. × "극과 평론"은 이따금 분위기가 달라져 당황하곤 한다. 요즘엔 평론진을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음악과 연극"은 스기노 씨의 지식에 귀를 기울일만 하고 스타니슬랍스키의 '배우수업'은 좋은 참고 자료이다. 이러한 잡지들이 희곡에 더 새로운 바람을 줘야만 하리라. "극작" 오월호의 희곡 "호심장"은 역작이며 재밌는 듯하다. 지금 막 두세 페이지 읽은 게 고작이나 좋은 재능의 냄새를 맡.. 2022. 7. 24.
'연극미의 본질' 후기 - 키시다 쿠니오 연극에 관한 평론, 감상을 모아 서적으로 내는 건 이번이 세 번째이다. 처음엔 '우리의 극장'이란 제목으로 다음은 '현대연극론'이란 제목으로 냈다. 이번에는 '연극미의 본질'로 하기로 했다. '우리의 극장'에 포함된 글은 대부분 '현대 연극론' 안에도 들어갔으나 그중에서도 오늘날까지 젊은 연극 연구자, 연극 애호가들이 필히 읽어줬으면 하는 글을 택하고 그 외에 직접 연극을 논하진 않았으나 내 연극론을 받쳐준 한두 '말'에 관한 노트를 덧붙여 이 한 편을 편집했다. '나의 연극론' 같은 소리를 하면 꽤나 계보가 확실하며 특색 있는 이론처럼 들릴지 몰라도 나로선 일본의 새로운 연극 토양을 위해 당시에 가장 필요하다 느껴진 말에 힘을 주어 늘어 놓은 것뿐으로 스스로를 한 명의 연극학자라 자칭할 생각은 없다. .. 2022. 7. 20.
단역 - 키시다 쿠니오 단역마저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는 듬직하기 짝이 없다. 혹은 단역밖에 맡지 못하는 배우여도 좋다. 그는 주역으로 선택 받는 행운에 만나지 못하고 그 평생을 끝내더라도 그 평생을 통해 어엿한 '필요한 인물'이었음에 분명하니까. 단역 밖에 맡지 못한단 이유로 그 배우를 경멸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연극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예술의 길에서 하나의 단역을 연기하는데 만족하리라. 예술가의 분쟁은 말하자면 '역할 쟁탈전'이다. 스스로를 '주료'에 세우고 싶단 심리의 추함 표현이다. 괴테, 입센, 도스토옙스키 등이 연기한 역할을 제군 도한 연기해보고 싶지 않은가. 제군 또한 발자크를 체호프를 바나드 쇼를 목표로 삼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거면 된다. 우리는 제군이 알지 못하고 이름마저 없는 .. 2022. 7. 17.
'우리의 극장' 머리말 - 키시다 쿠니오 이 한 권은 내가 문필 생활을 시작하여 오늘까지 약 2년 동안 여러 기회로 발표한 단편적 평론 또는 감상들 중 연극에 관한 문장을 한 편으로 모은 것이다. '연극 일반 강의'라 제목 붙은 첫 글은 키쿠치 칸 씨가 주최하는 문예 강좌를 위해 특히 '연극론'이란 제목으로 집필한 것으로, 이는 엄밀한 의미론 연구 발표가 아니다. 따라서 학계를 향해 그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야심은 조금도 없다. 단지 나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연극의 본질에 관해 자신이 도달한 해결을 향해 새로운 시대의 연극 애호자를 이끌려 노력했다. '현대 프랑스 극작가'는 마찬가지로 문예 강좌에 게재된 것으로 이것만으론 미적지근하나 필자는 어떤 목적으로 이 문장을 심었다. 그 목적이란 요컨대 우연찮게 프랑스 현대 작가의 작품을 접했을 때, 그 .. 2022. 7. 16.
현대 대중극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 나카무라 마사츠네에게 답한다 - 키시다 쿠니오 새로운 '신파新派'――현대대중극――가 왜 일어나지 않는가. 그 첫 번째 이유는 그런 파도가 현재의 일본에 결여되어 있음을 극단 사람들이 문제로 삼지 않고 대중도 그런 연극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오늘날까지의 신극은 얼핏 그런 방향을 취했어도 문제가 없었지만 신극 당사자는 항상 서양의 "비대중극"――바꿔 말하자면 '전위파'의 운동을 쫓았기에 일반 관객의 관극욕을 직접 자극하지 못하였고 또 그런 걸 자극할 만한 '무대적 매력'을 등한시하며 심지어는 그런 걸 무언가 불순한 거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단지 일부 사람들은 그 정도로 청교도적이지 않고 말하자면 관객 본위의 연극에 뜻을 두었습니다만 그때는 이미 소위 '신극적'인 색채서 벗어나 이상하리만치 '구극적이면서 신파적인'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2022. 7. 15.
조금만 더-아쿠타가와상 제30회 선후평 - 키시다 쿠니오 후보 작품 아홉 편 중 내가 가장 상을 주기 걸맞다 생각한 건 쇼노 준조의 '유목'과 코지마 노부오의 '흘음학원'이었다. 위원회 자리서 히로이케 아키코의 '온리's'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둘셋 있었으나 나는 찬성하기 어려웠다. 쇼노 준조는 이미 단행본도 출간한 신진 작가로 내가 보기에 그 역량은 이미 아쿠타가와상 수상 수준에 이르러 있다. 하지만 이 '유목' 한 편은 특히 이 유망 작가의 수작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 사람의 재능을 굉장히 높게 사는 만큼 천천히 우수한 소재에 임해 좀 더 중량감 있는 걸작을 내줬으면 하는 바이다. 코지마 노부오의 '흘음학원'은 꽤나 확고하며 좋은 작품이다. 나는 이렇게 밸런스가 잘 잡힌 재능을 일본 문학의 장래를 위해 소중히 아끼고 싶다. 신선한 서정미와 고전적인..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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