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 돈코츠 라멘
사실 키타큐슈 여행에서 하카타는 좀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신칸센이 코쿠라에서 하카타로 연결해주지만 제법 값이 나가니까요.
그렇다고 코쿠라, 모지코, 하카타 일정에서 패스를 끊기도 뭐하고…
특급 소닉 정도면 괜찮긴 하지만 이것도 신칸센보다 살짝 싼 정도니까요.
그렇다고 가고시마선을 타고 가자니 편도 1시간 30분.
왕복 3시간에 기다리는 시간까지 치면 3시간 30분.
동네에서 놀러는 거면 모를까 해외면 가심비 꽝 오브 꽝.
그치만... 그치만...
하카타 돈코츠 라멘이 먹어보고 싶어.
인스턴트로 나올 정도로 본고장 취급 받는 곳이니까요.
하는 연유로 가게 된 하카타 라멘 가게.
하카타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라멘집 리뷰뷰터 해봅니다!
일풍당(잇푸도) 라멘 하카타점
그렇게 향한 일풍당(잇푸도)입니다.
후쿠오카 다이묘에서 85년에 시작해서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전국에 전개 중인 프렌차이즈 가게라나요.
잘은 모르는데 아예 인스턴트도 있는 거 보면 이치란 정도의 대형 프차인가 봅니다.
특히 하카타역점은 접근성이 좋아서(역안 쇼핑몰 위치)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인 듯하네요.
다른 블로그들 보니 줄 서서 먹을 때도 있긴 한가 본데...
저희는 전철 때문에 3시 쯤에나 가서 꽤나 널널했습니다.
그거랑 별개로 마주 앉는 좌석이 하나도 없는 거 같더라고요.
테이블 중앙에 칸막이가 있고 일행들도 옆으로 앉는 듯했습니다.
뭐, 이치란도 그런 식이긴 하지만 가족끼리 갈 땐 당황할 수도 있으니 요주의입니다.
라멘 메뉴는 시로마루/아카마루/카라카멘 세 종류.
메뉴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각각
"원점의 한 그릇"/"혁신의 한 그릇"/"자극의 한 그릇"으로 표기 중입니다.
뭐 기본 돈코츠, 매운맛 소스, 매운맛 소스 + 라유 + 향신료 같네요.
참고로 설명은 번역되어 있지 않지만 다국어 메뉴판도 지원 중이었습니다.
메뉴 선택은 저는 시로마루, 엄마는 아카마루 선택.
저번에도 말했지만 엄마 입맛이 좀 까다로우셔서 돈코츠도 살짝 걱정 대상이었습니다.
물론 한국 라면 맛은 안 나지만(나면 나는 대로 큰일;;) 일단 매운맛이 있는 건 좀 다행이었네요.
사이드로 교자도 주문해 봤습니다.
그렇게 받은 시로마루.
원점이란 이름 답게 아주 정석적인 돈코츠 라멘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아지타마고가 없단 정도?
이게 말이죠, 메뉴판에 아지타마고 "추가"라고 돼있더라고요.
그래서 '아 기본이 있고 하나 더 추가인가 보구나'하고 기본으로 시킨 건데...
다시 확인해보니 메뉴 사진부터 계란이 없는 상황.
아쉽지만 다시 내놓으라 할 수도 없으니까요.
끼잉... 하면서 그냥 먹기로 합니다.
기왕 가는 거 여러분은 키와미로 시켜드시길 권합니다.
계란도 계란이고 김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엄마가 시킨 아카마루.
소스 말고는 큰 차이는 없는 듯했습니다.
국물 몇 모금 먹은 게 전부라 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같이 시킨 한입 교자.
좀 특이했던 게 한입 교자 5p를 주문하니 밥+교자 세트를 권하더라고요.
그쪽이 더 싸다고... 근데 밥 시키면 남을 게 뻔한지라.
결국 "밥 + 교자 세트 밥 빼기"라는 이상한(?) 메뉴가 됐습니다.
아니, 진짜 빌지에 그렇게 적혀 있었어요...
원점 답게 면도 익히 아는 가는 라멘면입니다.
아니, 그간 먹어 온 라멘집 면보다 더 가는 느낌.
마침 이 글 쓰는 전날에 홍대 566 또 다녀와서 그런가 격차가 엄청 심하게 느껴지네요 ㅋㅋㅋ
처음 볼 땐 와 작은 컵라멘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얇네 싶었습니다.
어찌 됐든 (전부는 아니지만) 이거 먹으려 1시간 30분 덜컹덜컹 해온 마당.
살짝 기대감을 품고 한 번 먹어 봅니다.
으으으으음.
먹어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아 이 정도면 엄마도 괜찮겠다"하는 거였네요.
굉장히 뒷맛이 깔끔해서 무겁지 않게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전에 인스턴트 하카타 돈코츠 리뷰할 때 살짝 연하다 했었는데...
거기서 돈코츠 감칠맛이 잘 도는 느낌.
부드럽고 먹기 좋은 게 하카타식 라멘인가 보군요.
그쪽도 인스턴트라 살리지 못하는 부분 빼곤 꽤 재현도가 높았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든 건 역시 면.
사실 생각보다 꽤 가늘어서 이거 씹는 맛 있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씹는 맛이 괜찮아서 후루룩 먹는 와중에도 입안에 잘 남는 인상.
국물과 함께 쉽게 넘어가면서도 포만감이나 식감은 괜찮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건 차슈.
저 둥근 차슈가 원류인 건 아는데 역시 좀 두툼하니 먹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키와미 쪽에 두툼한 차슈가 있는 거 보면 가게 쪽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악, 역시 키와미 쪽 시켜먹을걸.
이번에는 껄무새 안 해야지 하며 간 건데 역시 안 할 수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같이 시킨 한입 교자가 진짜 좋았습니다.
밑에만 살짝 구워져서 아래는 바삭 위는 촉촉하니 굉장히 신기하더라고요.
한 입 크기라 라멘 한 입 먹고 쓱 넣기도 좋고요.
더군다나 교자가 라멘보다 더 기름져서 돈코츠 국물로 씻겨내는 기묘한 체험이었습니다.
엄마도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저녁에 다른 일식 중화집 갔을 때도 또 교자를 시키시더라고요.
이 가게 거는 전혀 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그와 별개로 생각해보니 하루에 일식 중화만 두 끼 먹었네요 ㅋㅋㅋㅋ)
어찌 됐든 굉장히 맛있게 먹고 나온 가게 같습니다.
원래 라멘 좋아해서 그런 탓도 없지야 않겠지만...
못먹고 나온 아지타마고가 머리서 빙글빙글 돌 정도였으니까요.
원래도 다른 이유로 많이 찾는 하카타역.
기왕 하카타까지 온 김에 라멘을 드셔보고 싶다면 추천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뭐, 로컬 가게까지 찾아보면 더 재밌는 곳도 있겠지만 접근성은 얕볼 수 없으니까요.
특히 가족끼리 갔을 때엔 더더욱.
어찌 됐든 누군가에겐 도움이 됐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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