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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메 소세키33

속 징강당잡기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나츠메 선생님의 글씨 내게도 이따금 나츠메 선생님의 글씨를 검정해달라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내 안광으로는 도무지 분명히 검정할 수 없다. 단지 새빨간 위작만은 저절로 정체를 드러내준다. 나는 요즘 그런 가짜 중에서 결코 위작이라 생각할 수 없는 부채 하나를 만났다. 확실히 이 부채에 적힌 구는 소세키란 이름은 붙어 있어도 나츠메 선생님이 쓴 게 아니다. 하지만 또 구나 글씨체를 보면 나츠메 선생님의 위작을 만들기 위해 쓴 게 아닌 것도 확실하다. 이 소세키란 누구인가? 태백당 삼세 무라타 토린 또한 첫 호가 소세키였다. 하지만 내가 본 부채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나는 그 위작 아닌 위작이라 불러야 할 부채의 필자를 정말이지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참고삼아 말한다. 나츠메 선생님의 글씨도 근.. 2021. 10. 10.
야인생계사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한가함 "낙운퇴리결모려 이공홍진적점소 막문야인생계사 창전류수침전서" 이는 한시를 만들 때에 이따금 참고한 이구령의 칠언절구이다. 지금은 어린 마음에 감탄할 정도로 명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흩은 구름 쌓인 곳에 초가집을 짓더라도 은급증서와 저금통장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되었든 이구령은 창문 앞의 흐르는 물이나 머리맡의 책과 함께 유유한 한가함을 만끽하고 있다. 그 점은 정말이지 부럽다. 나는 글을 팔아서 입에 풀칠하기 위해 일 년 내내 바쁘게 살고 있다. 어제도 두 시까지 원고를 써서 겨우 잠자리에 드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전보 탓에 일어나야 했다. 회사가 명하기를 나보고 선데이 마이니치에 실을 수필을 쓰란다. 수필이란 한가함의 산물이다. 적어도 약간이나마 한가함을 자랑하던 문예의.. 2021. 10. 1.
하이가 전시회를 보고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이가 전시회에 갔더니 일단 시모무라 이잔 씨의 한세츠가 굉장히 뛰어나서 놀랐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뛰어난 거 이상으로 비싸기도 해서 놀랐다. 물론 이건 이잔 씨만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선생님의 하이가에 조금씩은 놀랐다. 이렇게 말하면 선생님들의 그림을 경멸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결코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되려 머리 어딘가에 하이가는 저렴한 거란 생각이 자리해 있었다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개중에는 그림 자체는 볼품없으면서 가격만 비싼 것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지독해서 누가 사면 지독한 걸 후세에 남기는 꼴이 되니 일부러 아무도 못 살 법한 높은 가격을 붙인 거라 추측했다. 단지 그런 그림이 두세 점 가량 이미 예약이 돼있는 걸 보면 누구보다도 먼저 .. 2021. 8. 26.
도쿄 일화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거울 나는 무작정 책만 쌓아 둔 서재 안에 꿇어앉아 쓸쓸한 봄소나무의 시간을 한없이 나른하게 보내고 있었다. 책을 펼쳐 보고 적당한 문장을 써보고 그에도 질리면 엉망진창 하이쿠를 지어 보기도 하고――요컨대 태평 시대의 사람처럼 느긋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던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이웃 사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연시 인사를 겸해 놀러 왔다. 이 사모님은 옛날부터 젊게 살고 싶단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그러니 데리고 온 여자아이가 벌써 다섯 살이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녀일 적의 아름다움을 어제 일처럼 보존하고 있었다. 그날 내 서재에는 매화꽃이 펴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매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치에라는 여자아이는 그 동안 서재에 걸린 그림이나 족자를 힐끔힐끔 곁눈질하며 지루하다는 양 앉아 .. 2021. 8. 20.
추억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하나 먼지 내 첫 기억은 세는 나이로 네 살 일 적의 일이다. 다만 대단한 기억은 아니다. 단지 히로 씨라는 목공 하나가 사다리인지에 오른 채로 망치로 천장을 두드린다. 천장에서는 먼지가 터져 나온다――그런 광경을 기억할 뿐이다. 이건 에도 시절부터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살던 오래된 집을 부술 때의 일이다. 내가 세는 나이로 네 살일 적의 가을, 새로운 집에 살게 되었다. 그러니 옛날 집을 부순 건 늦어도 그 해 봄이었으리라. 둘 위패 우리집 불단에는 증조모의 위패나 숙부의 위패 앞에 커다란 위패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건 덴포 몇 년인가에 돌아가신 증조부모님의 위패였다. 나는 어릴 적에 그 검게 바란 금박 위패에 공포에 가까운 걸 느꼈다. 내가 나중에 듣기로는 증조부는 오쿠보즈로 일하면서 두 달을 오이란.. 2021. 8. 4.
일본 소설의 중국 번역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상하이의 상무인서관서는 세계총서란 걸 내놓았다. 그중 하나가 "현대 일본 소설집"이다. 안에 담긴 건 쿠니키다 돗포, 나츠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 스즈키 미에키치, 무샤노코지 사네아츠, 아리시마 타케오, 나가요 요시로, 시가 나오야, 센게 마토마로, 에마 슈, 에구치 칸, 키쿠치 칸, 사토 하루오, 카토 타케오, 나까지 열다섯 명, 서른 편이다. 그 중 나츠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 아리시마 타케오, 에구치 칸, 키쿠치 칸 다섯 명은 루쉰魯迅 씨의 번역이고 그 외에는 모두 저우쭤런周作人 씨의 번역이다. 그리고 후스胡適 씨가 교정을 보았다. 1922년 5월 베이징에서――그렇게 시작되는 저우쭤런 씨의 서문에 따르면 "일본 소설은 20세기서 놀랄만한 발달을 이루어 국민적 문학의 정수가 되었을 뿐 아니라 수많.. 202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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