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유리하타에'를 쓸 적의 추억 - 키시다 쿠니오 희곡을 쓰기 시작하여 겨우 2, 3년. 소설이란 건 단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내게 갑자기 신문 연재 소설을 써달라기에 꽤 당황스러웠다. 사실 희곡을 써 잡지에 발표한다는 것부터가 나로선 어쩐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던 시기였고 머릿속은 '새로운 신극 운동' 일로 가득하여 매달 잡지에 실리는 단편 소설도 제대로 읽지 않았다. 하물며 신문의 연재물 따위는 딱히 경멸하진 않을지언정 별달리 주워 읽은 적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뭔가 잘못 온 게 아닐까 싶은 주문이었다. 잘 생각해 보면 이는 아마 아시히신분의 변덕이겠지 싶었다. 무언가 눈길 주는 곳을 바꾸자는 기획임에 분명하다. 선배 중 누군가가 추천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쪽으로선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지만 고료를 받아 소설을 쓰는 사치스러운 행위가 가능하면 .. 2022. 11. 7. 야마모토 유조의 '진실일로' - 키시다 쿠니오 부인 잡지에 이런 본격적 소설이 개제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며 그런 소설이 편집자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독자의 반향을 부른 일 또한 실로 획기적인 일이다. 확실히 야마모토 유조 씨의 작품은 단순히 양심으로 적혀 열정과 신념으로 세상에 호소하는 게 전부는 아니다. 주제는 평명하고 엄숙하며 기도와 비슷한 고양성을 지니고 있고 심지어 독자의 머리에 따라선 진실의 적절한 깊이 덕에 강한 사상의 결실을 찾아 볼 수 있으리라. '진실일로'는 특히 인생의 행복과 불행, 육친의 애증, 여성의 숙명, 더욱이 거짓 없는 혼의 승화를 이야기했다. 심각하며 청순하고 파란이 풍부하면서도 일망천리의 정취가 있는 대서사시이다. 젊은 독자는 페이지를 넘김에 따라 가슴이 뛰고 몽상에 젖고 작게 웃으며 때로는 소리 내 울기도 하리라. .. 2022. 11. 6. 대답 - 키시다 쿠니오 편지의 요지란 즉슨 이 고난과 불안으로 가득 찬 현실 생활을 연극 세계서 즉, 무대 위에서 어떻게 다뤄야 좋은가, 로군요. 우리가 일상서 진지하게 임하는 문제를 그대로 연극으로 짜 보여주는 방식에는 자연스레 한계가 있다 봅니다. 저는 고리키의 '밑바닥에서'를 연출할 때에도 '밑바닥' 생활의 비참함, 어두움을 괴로워한 사람들의 분노나 체념이란 형태로 그대로 표면에 드러내기 보단 외려 누가 생각해도 안타까운 거칠고 어두운 생활 속에서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말하자면 밑바닥 없는 낙천성과 그걸 부드럽게 긍정하는 고리키의 선의와 동포에 따습게 데워진 작가의 단순한 웃음을 이 희곡 연출의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확실히 이 작품에는 세 개의 죽음이 다뤄져 있지요. 죽음이란 말에서 곧장 암흑을 연상하는 .. 2022. 11. 5. '꽃문답' 후기 - 키시다 쿠니오 이 한 권에는 이제까지 어떤 작품집에도 넣지 않았던 나로서는 살짝 예외적인 형식의 단편만을 모으기로 했다. 따라서 어떠한 시도의 영역에서 그친 게 많으며 이를 다시 세상에 발표하는 게 살짝 주저되긴 하나 순요도의 신지배인 이소베 세츠지 군의 강한 권유를 꺽지 못해 그 취사를 일임하는 형태로 호의에 보답하려 했다. 단지 도통 단편 소설이란 걸 쓰지 않은 내가 변덕 삼아 꽁트풍 작품을 두세 개 적은 게 전부 수록되었다는 것만이 이 한 권의 존재 이유가 되리라. 2022. 11. 4. '비극희극' 광고 - 키시다 쿠니오 *비극희극은 인생 속에서 무대를 보려 하는 자의 점안경이다. *비극희극은 근대 연극의 미궁을 찾는 자를 위해 편성된 신판 안내서이다. *비극희극은 지금의 연극을 보러 가지 않는 사람들을 관객으로 삼는 이동소극장이다. *비극희극은 또 극을 논하는 것밖에 재능이 없는 예술적 주점이다. *마지막으로 비극희극의 일부는 나의 빈곤한 노트이다.(키시다 쿠니오) 2022. 11. 3. 어머니의 심리학 - 키시다 쿠니오 어떤 지인 소아과 의사가 내게 말했다. '요즘에는 건방진 엄마가 늘어서 진찰할 아이의 병명을 먼저 말하곤 해. 지금 이런저런 치료를 하는 거죠? 하고 건방 떨기도 하고. 곤란하기 짝이 없어. 마치 엄마가 자신의 의학 자식에 보증을 받으려고 우리를 찾아온 거 같아. 그런 건 대개 오진인 경우가 태반이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게 의술도 다를 바 없어."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왜 세상은 이리도 안 풀리는 걸까 싶었다. 학교와 가정의 협력 내지는 연락이란 게 이따금 교육자의 입에 오르고 있다. 아이의 성적이 나빠지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원인을 어머니와 학교 교사가 솔직히 연구하는 길이 어딘가에 만들어지고 있는가? 자기 아이의 의무교육을 맡겨야 할 학교의 방침에 아이의 모든 장래와 그.. 2022. 11. 2.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1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