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어떤 마을의 아마추어 극단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이번 여름 어떤 산간 온천 거리에서 어쩌다 그 마을 청년 제군으로 조직된 한 신극단의 시연을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물론 이 극단은 연극 이외에도 키소오도리나 이나오도리 같은 향토 예술도 소개하였으며 그런데다 검무까지 해내었다. 상연한 연극은 키쿠치 칸의 '아버지, 돌아오다', 야마모토 유조의 '젖먹이 죽이기', 그리고 '칸자키 요고로 동하하다'와 희극 '수다스러운 꼬맹이' 네 작품으로 덧붙이자면 제목을 알 수 없는 판토마임 두 개도 있었다. 개막에 앞서 그날 밤을 권해준 온천여관 주인 H군은 정장 자락을 매만지며 무대 앞에 서 경찰이 연극을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모처럼 모여주셨으니 결행하겠다. 단 춤이 주최이며 연극은 여흥이란 명분이니 그런 건 잘 알아두시라. 만약 경찰이 뭐라고 따진다면 책임은 .. 2022. 11. 19.
'신일본문학전집 3권 키시다 쿠니오' 후기 - 키시다 쿠니오 나는 당초 희곡가로 출발해 지금도 그쪽이 전문이나 희곡을 계속 쓰기 위해서는 무언가 좀 더 큰 자극이 있어야 할 거 같다. 연극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선 힘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소설 쪽은, 적어도 신문이나 잡지의 장편 소설은 한 번 받아 들이면 책임을 다할 때까진 어떤 궤도에 올라 타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뒤엉켜야만 한다. 도중에 숨이 끊길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걸 참아 밀어 붙이는데 일종의 힘싸움이 발생한다. 희곡도 소설도 순문학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나는 그리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 표준은 문학적으론 미묘한 정신 기능에 있으니까 작가가 의식적으로 이를 추구한다기 보다는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끌려가는 부분이 더 많다고 믿고 있다. 좁다는 건 확실히 순수함으로 통하는 하나의 지.. 2022. 11. 18.
쇼와 10년도 극단계의 방침 - 키시다 쿠니오 다시 뵙습니다. 별달리 새로운 의견도 아닙니다만 저의 지론을 요약해봅니다. 하나, 가부키극은 옛되고 순화되었기에 좋은 것이지 이를 현대풍으로 혹은 통속적으로 꾸며서는 모처럼의 가치가 사라진다. 때문에 이를 영리사업과 연결짓는 건 가부키극에겐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현재의 관중이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가부키극에서 분리된 대중시대극(이미 이런 종류의 연극이 소위 가부키 배우의 손으로 상연되고 있다)을 주면 된다. 단 순수한 가부키 배우는 현대의식을 담은 대중 시대극은 연기하지 않으리라. 둘 소위 신파극은 사라져야 한다. 문화적 의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 신파 배우는 사라져선 안 되며 또 말 그대로 사라지지 않으리라. 즉 현재 신파배우 중 장래유망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소위 '신파 느낌'에서 벗어나 현.. 2022. 11. 17.
쇼와 10년도 극단계의 방침 - 키시다 쿠니오 다시 뵙습니다. 별달리 새로운 의견도 아닙니다만 저의 지론을 요약해봅니다. 하나, 가부키극은 옛되고 순화되었기에 좋은 것이지 이를 현대풍으로 혹은 통속적으로 꾸며서는 모처럼의 가치가 사라진다. 때문에 이를 영리사업과 연결짓는 건 가부키극에겐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현재의 관중이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가부키극에서 분리된 대중시대극(이미 이런 종류의 연극이 소위 가부키 배우의 손으로 상연되고 있다)을 주면 된다. 단 순수한 가부키 배우는 현대의식을 담은 대중 시대극은 연기하지 않으리라. 둘 소위 신파극은 사라져야 한다. 문화적 의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 신파 배우는 사라져선 안 되며 또 말 그대로 사라지지 않으리라. 즉 현재 신파배우 중 장래유망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소위 '신파 느낌'에서 벗어나 현.. 2022. 11. 16.
'긍지'와 '귀감' - 키시다 쿠니오 문제는 소위 국민연성의 효과에 관한 것이나 나는 이 연성이란 말뜻을 특정 단체 내지 기관이 그 기획으로 일정한 인원을 모아 어떤 방식을 따라 일정 기간 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국 그 자체의 필연적인 압력이 오히려 일종의 지도력, 추진력적인 작용이 되어 국민전체의 자각과 분발을 촉진해 거기서 기대치 않은 '연성'의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란 것도 포함해 생각하고 싶다. 연성에는 본래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이 존재해서 이 양면은 일본적인 '행동' 같은 형태로 통일해야 한단 건 일찍부터 알려진 바이나 일반적으로 그 취지가 어느 정도까지 철저한지는 조금 의문이다. 요컨대 지도자와 연성을 받는 자 사이에 과연 공통된 희망과 확신을 가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내가 아는 범위에선 어디든 그게 유야무야로 끝나.. 2022. 11. 15.
사단지 일행 - 키시다 쿠니오 가부키극을 서양 극단에 소개하는 건 확실히 유익한 일이고 그 기획이 의외로 간단히(물론 곤란이 전혀 없진 않았겠지만) 이뤄진 건 무엇보다 기쁜 일이나 러시아 예술가가 가부키 연극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무엇을 얻었는지 알 방법은 없는 걸까. 하나둘 신문 비평 같은 게 전해져 있긴 하나 별로 도움이 되진 않는다. 러시아인은 다른 유럽인에 비해 동양 예술의 진수를 체득할 수 있는 민족이라 생각하는데 대뜸 그 무대를 보고 무엇을 알 수 있으랴. 과거에 프랑스 무도 비평가가 일반 일본인의 괴이한 '검무'란 걸 견학하여 적잖이 감탄했단 이야기는 알고 있으나 그와 동시에 마담 사다야츠코의 예술을 볼품 없다 비난한 배우도 있다. 토오야마 미츠루 일좌가 채플린에게 인정 받는 시대에 사단지잇코가 러시아에서 열렬한 갈채를 얻.. 2022. 11. 14.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