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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아틀리에 감상 - 키시다 쿠니오 나는 파리에 머물면서 두세 화가 작가와 알게 되어 아틀리에도 몇 번인가 찾은 적이 있다. 그 일하는 모습, 생활하는 모습은 항상 내 관심을 크게 끌곤 했다. 무엇보다 참 즐겁게 일을 한다. 어머니가 딸에게 좋은 옷을 만들어주는 것도 같고 아이가 선물로 받은 목재 세공을 가지고 노는 거 같다 해도 좋다. 혹은 또 주정뱅이가 저녁 반주를 먹는 것 같기도 하며 선량한 남편이 아내의 독창을 듣는 거 같기도 하다. 다음으로 방문자를 생대하면서 아무렇지 않고 캔버스를 마주하고 방문자 또한 지루해지는 법이 없다.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듯하네 그런 점에선 우리가 원고지를 향해 글자를 채워가는 장사하고는 꽤나 거리가 느껴진다. ――이 그림은 어떤가? ――재미 있군. 반면 이야기는 굉장히 잘 보인다. 우리들은 이럴 수가.. 2022. 12. 8.
전사한 토모다 쿄스케 씨 - 키시다 쿠니오 토모다 군이 전사했단 통지를 받았다. 각오해둔 일임에도 아직도 반신반의의 심정이다. 배우로서의 토모다 군은 츠키지 소극장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제대로 알게 되어 같이 일을 하기 시작한 건 쇼와 7년 츠키지좌 결성 이후의 일이다. 츠키지 소극장 해산 이후로 '신츠키지', '좌익 극장', '지구좌' 등 좌익 경향을 가진 신극단이 속출하여 이에 따라 많은 신인배우가 대두되었으나 토모다 군은 '신도쿄' 이후로 본격적인 신극 무대 배우로서 탁월한 연기와 관록을 통해 군계일학이 되어 다른 배우들을 압도했다. 그건 츠키지 소극장 시대에서 연기한 오랜 세월 동안 정진과 수련을 통해 기교와 천성을 원숙의 경지에 올렸음을 의미하는 일로, 그 장래가 크게 기대되는 바였다. 쇼와 7년 2월, 당시의 계몽적인 좌익 연극에 불만.. 2022. 12. 7.
진중해야 할 국제 감각—아쿠타가와상(제26회) 선후감 - 키시다 쿠니오 이번 전형에선 출석자 대부분이 이 '광장의 고독'을 가장 추천했기에 나도 살짝 강한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이는 이제까지 이따금 내가 특별히 추천한 게 늘 선정에서 빗겨났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미 지식인층의 주목을 받고 세상의 평가도 정해졌다 들었다. 아쿠타가와상을 주기엔 너무 늦었단 관점도 있으나 그것도 결코 작가의 불명예가 되지 않으리라 보니 고려할 일은 아니리라. 전작 '톱니바퀴'에서 '간요'로 한 층 더 진전을 보이고 더욱이 상하이를 무대로 한 작품에서 이번에는 내지 마을로 돌아온 '광장의 고독'에 이르러 작가의 수완은 더 걱정할 여지가 없어졌다. 미국 특파원도 중국 기자도 오스트리아 귀족이라 자칭하는 국제 부랑아도 꽤나 잘 그려져 있다. 상하이의 이국적 분위기는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긴 어렵.. 2022. 12. 5.
먼저 벗어던져야 하는 것 - 키시다 쿠니오 내 작품 속 야에코를 이야기하면 굉장히 좋을 때와 그 정돈 아닐 때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직업 배우 중에서는 확실히 가장 '젊은 여성'이다. 야에코를 두고 다른 사람은 없다 말할 수 있다. 배우로서의 자질, 재능, 용모의 은혜를 많이 받고 그 고양을 통해 신파와 신극 사이를 오가면서도 그중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양쪽의 장점을 나란히 갖춘 야에코에게 오늘날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의 거리낌 없는 주문을 말하자면 야에코는 지금의 경지에서 벗어나야 하리라. 지금 야예코의 연기 기반은 센티멘탈에 있다. 그리고 현재의 야에코 팬은 이를 갈채하며 환영하고 있다. 야에코는 먼저 그 팬과 인연을 끊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선 야에코는 결코 현재의 야에코 이상을 드러낼 수 없으리라. 그리고 진보적인 .. 2022. 12. 4.
늦지는 않다 - 키시다 쿠니오 하타나카 료하 군, 드디어 '흑막 만세'를 외치다. 이 '흑막'이 '전라의 무대'를 의미한다면 여기서 비로소 츠키지 소극장에 대립하는 신극협회의 존재 의의가 생긴 셈이다. 한 쪽으론 연극에서 희곡을 배제하려는 의도를 엿보이며 한 쪽으론 연극의 본질을 희곡의 생명에 맡기려 한다. 근대 운동의 이러한 두 경향은 일본에서 앞으로 어떠한 과정을 보여줄지 괄목하고 봐야 하지만 한편으로 츠키지 소극장이 간단히 '희곡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 것처럼 신극 협회가 과연 배우의 연기만으로 희곡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는 하타나카 군과 '흑막 만세'를 외치기 전에 하타나카 군의 귓가에 입을 얹고 '그 흑막이 평범하지 않습니다'하고 전하고 싶다. 어쩌면 '흑막'은 때로는 '전라의 무대'를 의미하.. 2022. 12. 3.
어떤 비평 - 키시다 쿠니오 "저는 빌드라크가 수영복을 입은 걸 본 적이 없어요" 사비츠키 부인은 말한다――"저는 또 '쉬고 있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죠……그 사람은 성실해요――하지만 모범 학생의 성실함은 아니었죠. 학교에 가는 건 싫지만 학교에서 돌아와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게 기뻐서 견딜 수 없는 초등학생의 성실함이었어요." × 부인은 더욱이 말한다――'문학가 또는 예술가의 얼굴 중에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일종의 추상적인 존재――그건 늘 어느 정도 여성적이고요――가 따라 붙죠. 잘 보면 그건 명예, 조국, 열정, 아이러니……같은 걸로 추상되는 모습이에요. 빌드라크의 경우엔 그게 무엇인지 확실히 말할 순 없네요. 아마 형용할 수 없는 거겠죠." × "왜, 영화를 보면 눈만 내놓는 검은 마스크가 있죠? 그걸 쓰면 누구나 악..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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