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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진중해야 할 국제 감각—아쿠타가와상(제26회) 선후감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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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형에선 출석자 대부분이 이 '광장의 고독'을 가장 추천했기에 나도 살짝 강한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이는 이제까지 이따금 내가 특별히 추천한 게 늘 선정에서 빗겨났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미 지식인층의 주목을 받고 세상의 평가도 정해졌다 들었다. 아쿠타가와상을 주기엔 너무 늦었단 관점도 있으나 그것도 결코 작가의 불명예가 되지 않으리라 보니 고려할 일은 아니리라.

 전작 '톱니바퀴'에서 '간요'로 한 층 더 진전을 보이고 더욱이 상하이를 무대로 한 작품에서 이번에는 내지 마을로 돌아온 '광장의 고독'에 이르러 작가의 수완은 더 걱정할 여지가 없어졌다.

 미국 특파원도 중국 기자도 오스트리아 귀족이라 자칭하는 국제 부랑아도 꽤나 잘 그려져 있다. 상하이의 이국적 분위기는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긴 어렵겠지만 현 도쿄의 식민지 풍경은 되려 작가의 필력에 어울리며 오히려 작가에게 가장 가까운 게 아닐까 하는 인물의 유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단 아쉬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간적 소재의 중심에서 작가는 자신의 눈에 담긴 걸 놓치지 않겠단 생각에 그만 자신의 주위에 선 인물의 소설 속 역할을 가볍게 다루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게 뒤집어진다면 좀 더 훌륭한 물건이 되리라.

 "코케시"의 작가도 분명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싶다. 그런 작가의 태도는 굉장히 일본적이며 또 소극적으론 훌륭하나 탐구의 힘에서 무언가 미래성이 부족한 듯하여 살짝 부족함을 느낀다.

 "원색 거리"는 젊은 작가의 시대적 고백이란 의미에선 흥미롭게 읽었다. 날카롭기도 하며 풍부한 감성의 반짝임도 보이니 유망한 작가임에 분명하나 이 한 작품만은 넓은 시야를 한정하는 위험성이 느껴져 나는 다음 작으로 이 기우를 떨쳐내고 싶다.

 다른 작품에 관해선 달리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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