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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늦지는 않다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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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타나카 료하 군, 드디어 '흑막 만세'를 외치다.

 이 '흑막'이 '전라의 무대'를 의미한다면 여기서 비로소 츠키지 소극장에 대립하는 신극협회의 존재 의의가 생긴 셈이다.

 한 쪽으론 연극에서 희곡을 배제하려는 의도를 엿보이며 한 쪽으론 연극의 본질을 희곡의 생명에 맡기려 한다. 근대 운동의 이러한 두 경향은 일본에서 앞으로 어떠한 과정을 보여줄지 괄목하고 봐야 하지만 한편으로 츠키지 소극장이 간단히 '희곡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 것처럼 신극 협회가 과연 배우의 연기만으로 희곡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는 하타나카 군과 '흑막 만세'를 외치기 전에 하타나카 군의 귓가에 입을 얹고 '그 흑막이 평범하지 않습니다'하고 전하고 싶다.

 어쩌면 '흑막'은 때로는 '전라의 무대'를 의미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가령 '전라의 무대'를 의미한다 해도 이는 거의 상시로 일본 현대 희곡의 최대 결함을 폭로하는 꼴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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