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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티롤의 가을' 그 이후 - 키시다 쿠니오 제 희곡의 처녀 상연은 '티롤의 가을'입니다. 재재작년 9월, 연극 신조에 제 두 번째 작품 '티롤의 가을'이 발표되자 얼마 되지 않아 신극 협회의 하타나카 군이 찾아와 그걸 상연하고 싶다 말했습니다. 스텔라역은 이자와 군이 맡아줬습니다. 이자와 군은 몇 년 전의 첫 무대를 본 게 전부였는데 그 침착한 자세나 동작도 그렇고 생기가 도는 목소리도 그렇고 충분하지 싶었습니다. 아마노는 고하시 군이나 이시카와 군이 맡게 되었습니다. 어느 쪽도 모르는 배우였지만 뭐 맡겨보기로 했습니다. 연습이 시작되었지만 저는 입원하게 되어 제 작품을 자주 읽어준 친구 타츠노 유카타 군에게 한두 번 연습을 봐달라 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날 수 있게 되었기에 저도 연습에 참여했습니다. 그때는 아마노 역은 이시카와 군으로 .. 2022. 10. 20.
'동지 사람들'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요즘 들어 연극은 어디가 재밌는 건가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조금씩 그걸 알게 된 거 같았다. 그런 차에 존경하는 벗 야마모토 유조 씨가 근래 쓴 희곡집 '동지 사람들'의 은혜를 받았다. 곧장 그중 어떤 작품을 다시 읽어 보았다. 야마모토 유조 씨에겐 굉장히 실례되는 일이나 내 희곡론 설명을 위해 작품 하나를 빌리려 한다. 그건 야마모토 씨의 첫 번째 희곡집인 '젖먹이 죽이기'에 수록된 작품부터 이번 '동지 사람들'에 수록된 작품으로 옮겨 오면서 어떤 현저한 변화가 발견되고 이 변화가 내 희곡론을 뒷받침하기에 극히 편리한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발표 순서를 도렷이 기억하는 건 첫 번째 희곡집 작품의 대부분은 두 번째 희곡집의 작품들보다 전기에 속한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2022. 10. 20.
파르스의 근대성 - 키시다 쿠니오 이쿠미 세이지 군의 설에 따르면 비극은 귀족적이고 희극은 중산 계급적이며 파르스가 민중적이라 한다. 이 견해는 재미도 있고 거의 동감도 되나 내가 연극의 한 양식이란 면에서 파르스에 관심을 가지는 게 꼭 그렇게 '계층적'인 의미에만 주시하기 때문은 아니다. 애당초 Farce를 소극笑劇이라 번역하는 건 Comédie를 희극으로 번역하듯이 굉장히 문학적이지 못하다 보는데 이 또한 시대가 흐름에 따라 번역어의 딱딱함이 사라져 가리라. 나는 당장은 파르스를 Comédie와 대립시키지 않고 되려 Comédie 안에 포함되는 의견에 따르려 한다. 요컨대 희극으로 불리는 작품 중에 그게 희극이기에 필요한 요소를 요구할 때, 분명 파르스의 '씨앗'을 줍는 경우가 존재하리라. 그와 동시에 파르스라 이름 붙은 작품 중에서.. 2022. 10. 20.
티롤의 고성에서 - 키시다 쿠니오 베르사유 강화 조약에 국경 획정 위원회가 세워져 그 한 분야인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양국간의 국경 획정에 일본도 위원을 보내게 되었다. 이에 핫토리 효지로 소장(당시 중좌)가 임명되어 나도 통역으로 함께 했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인데――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에는 티롤이라는 로마 시대의 전통을 고스란히 유지한 역사적인 도시가 존재한다. 이곳은 계곡을 둔 절경의 땅을 차지하여 참으로 평화로운 기운이 감도는 곳으로 유럽인의 피서지 내지 피한지로 이용된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땐 전후인 탓에 사람도 많지 않아서 조용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적한 마을, 슈발츠엔슈타인에 로마 시절의 고성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의 아무개 공작 부부가 한 손녀딸과 한적히 생활하는데 당시 내가 쓴 기록은 다음과 같.. 2022. 10. 16.
여행의 고생 - 키시다 쿠니오 여행은 좋아하나. 사람들이 흔히 묻는 말이다. 나는 언제나 미적지근하게 대답한다. 싫어한다곤 할 수 없으나 그리 즐거운 여행을 한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싫어한다고 할 수 없단 건 종종 여행하는 공상을 하기도 하고 공상 속에서 하는 여행은 일종의 해방이니 진심으로 가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실제 여행은 왜 즐겁다 여기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 이유란 게 나중에 덧붙인 것일 경우도 있으나 무엇보다 출발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전날 밤까진 큰 용기를 품고 있더라도 막상 아침이 되어 열린 가방을 보면 묘하게 속이 타는 기분이 들고 만다. 역에서 티켓을 살 걸 생각하고 기차 시간은 괜찮겠지 싶어 시계를 보면서 밥을 먹을 때면 지긋지긋해질 지경이다. 그럴.. 2022. 10. 15.
'횃불지기'에 관해 - 키시다 쿠니오 내가 프랑스의 현대 희곡 중 처음으로 접한 게 이 '횃불지기'였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나는 이를 지금의 교토 대학교수 D 박사 앞에서 머뭇머뭇 번역했다. 물론 가르침을 받기 위함이었다. 그 후, 파리에서 이 희곡이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상연목록에 오른 걸 알고 일부러 보러 갔다. 그리고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 새롭다는 말뜻은 당시 파리의 연극 혁신파는 엘비유란 이름을 돌아보지 않았고 나 또한 시대가 달라졌다며 일찍부터 이 '신고전주의' 작가의 작품을 가방 밑바닥에 넣어두었을 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횃불지기'의 무대는 재밌었다. 게다가 내가 프랑스에서 본 연극 중에서 이렇게 관객이 훌쩍훌쩍 우는 연극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게 프랑스의 가장 '건전한 관객'이다. 엘비유의 명성은 물론 이 ..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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