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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강화 조약에 국경 획정 위원회가 세워져 그 한 분야인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양국간의 국경 획정에 일본도 위원을 보내게 되었다. 이에 핫토리 효지로 소장(당시 중좌)가 임명되어 나도 통역으로 함께 했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인데――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에는 티롤이라는 로마 시대의 전통을 고스란히 유지한 역사적인 도시가 존재한다. 이곳은 계곡을 둔 절경의 땅을 차지하여 참으로 평화로운 기운이 감도는 곳으로 유럽인의 피서지 내지 피한지로 이용된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땐 전후인 탓에 사람도 많지 않아서 조용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적한 마을, 슈발츠엔슈타인에 로마 시절의 고성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의 아무개 공작 부부가 한 손녀딸과 한적히 생활하는데 당시 내가 쓴 기록은 다음과 같다.
슈발츠엔슈타인
로마의 고성. 지금은 아무개 공작의 은거 장소.
금발 소녀가 우유통을 들고 나온다.
벌써 맨드라미가 피었다.
('말, 말, 말' 속 티롤 여행 구절에서)
낡은 고성 한구석에서 가련한, 하지만 보고 반할 정도로 기품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해 나는 곧장 예술적 감흥을 받았고 카메라를 뻗은 게 이와 같다. 의도는 좋았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않은 게 참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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