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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신극이 개척할 길 - 키시다 쿠니오 작년 중순 쯤부터 만들어진 소위 신극의 대동단결 운동이란 건 간단히 말하자면 제각기 소수에 지나지 않는 숙련적 기술사를 포섭해 하나의 극단으로 운영해서는 손님을 끌 힘이 충분치 않으니 되려 각 극단의 우수한 기술자들을 뽑아 한 극단에 갖추어 직업적 자활을 얻지 않겠냐는 요지였다.이는 얼핏 이상적으로 들리는 말이나 그래서야 현재 존재하는 각 극단의 특색이란 게 사라지는 꼴이 된다. 때문에 그 특색을 살리고 싶은 이들은 이 대동단결 실행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하니 적어도 오늘날 존재하는 극단이 지금 당장 합동하여 하나의 극단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나 신극 관계 단체나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장래 이 신극이 충분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걸 위해선 오늘까지 이 신극이란 게 .. 2022. 10. 6.
신극 자활 - 키시다 쿠니오 신극이란 말도 꽤나 낡아졌다. 그리고 신극이라 하면 세간이 아 그거,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그런 게 아닐 터이다. 적어도 오늘날 현장서 벗어나 신극 운운하는 사람은 현재의 신극에 꽤나 정이 떨어져 어떻게 안 되냐고 탄성하고 있다. 어떤 이는 신극이 재미없다고 말한다. 재미있느냐 없느냐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이는 뭐라 말할 수 없으나 어찌 됐든 그 이유를 여럿 꼽아가며 타개책을 강구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극 대중화 방법도 그중 하나다. 대중화가 무엇이냐 하면 결국 질 나쁜 걸 잘 겉꾸며 파는 것이다. 그래서야 정작 중요한 신극이 어딘가로 가고 만다. 신극이란 딱히 어려운 극이 아니다. 그러니 침착히 잘 생각하면 그렇게 대중화를 꾸미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고 누.. 2022. 10. 5.
신극 쇠퇴의 전조 - 천재 배우여 나와라 - 키시다 쿠니오 근래 또 신극단이 나와서 성대히 초대장을 뿌리고 있다는 듯한데 이 사실을 통해 신극이 호황을 맞았다고 볼 수는 없다. 나는 되려 이런 상태기에 여러 의미에서 신극의 쇠퇴를 말해주고 있다 본다. 그건 '신극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진리가 횡행하단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적 선언극도 물론 좋다. 소위 오락적 대중극도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 '연극을 위한 연극'을 표방하는 호사가 덕에 끝없이 '목적 없는' 일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굳이 말하자면 선언극도 대중극도 이를 통해서만 '새로운 수단'의 선택이 용납되는 것이다. 자 우리는 작년 분게이슌주샤의 경영에 기댄 신극 협회에 관여해 다소의 포부를 가지고 일에 임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손을 뺄 수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 극단과 생사를 함께 할.. 2022. 10. 4.
신극 생존의 길 - 키시다 쿠니오 일본의 현 상황은 아직 신극의 홀로 일어서 생존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단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나서서 신극을 보려는 관객이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양의 각국에서도 선구적 경향이 현저한 극장은 늘 경영난에 빠져 있어 끝없이 악전고투하고 있으니 일본만의 문제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는 서양에선 이미 민중의 욕구와 취향에 걸맞는 '현대 연극'이 존재하며 그 시대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걸 추구하는 사람은 늘 선택된 소수에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일본에는 '현재의 연극'이 없습니다. 일반 민중이 즐겨 보는 연극은 시대의 생활과 거리가 먼 가부키극 내지 그 전통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속극이니 정말로 신비한 현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무대에서 우리가 슬퍼하는 슬픔을, 우.. 2022. 10. 3.
신극 협회의 갱생을 두고 - 키시다 쿠니오 내가 이번에 키쿠치 칸 씨 및 하타나카 료하 씨의 권유를 받아 신극협회의 갱생 운동에 임하고 다른 제군과 함께 걸맞은 힘을 기르려 한 동기에 대해 세간의 양해를 받아 한 마디 해두고 싶다. 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분게이슌주샤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겠지만 나의 입장에서 가장 먼저 밝혀두고 싶은 건 현재의 배우를 통해 돌아가는 어떠한 극단도 본질적인 신극 운동에 참가할 자격은 없다는 평생의 주장과 얼핏 뒤섞이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점에 있다. 오늘날에도 나는 평생의 주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착수할 일이 곧 나의 소위 '본질적 신극 운동'이라 생각하는 건 섵부른 판단이다. 말하자면 장래 '본질적 신극 운동'에 들어가기 전의 준비 운동이라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번에 하는.. 2022. 10. 2.
말의 매력 - 여학교용 독본을 위해 - 키시다 쿠니오 말이란 쓸 때와 말할 때의 성질이 꽤나 달라진다. 쓰는 말, 요컨대 '문장'은 여러 연구나 모범이 존재하나 '하는 말' 요컨대 '담화'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 않다. 문장의 좋고 나쁨은 깔끔하고 올바른 판단 기준을 통해 논해지게 되었으나 '담화'나 '입말'의 표준은 영 애매하여 기댈 구석이 없는 듯하다. "말을 잘 한다", "말재간 있다"하는 사람의 말을 실제로 들어보면 대다수는 형식에 틀어박힌 말의 나열이며 매력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봐도 좋다. 문장과 마찬가지로 '하는 말' 또한 단순히 한정된 사상이나 감정만 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요컨대 말하는 사람의 연령, 성별, 교양, 환경, 국적, 시대, 더욱이 그 직업, 성격, 기분까지 표현하는 물건으로 그런 의미에선 '말의.. 2022.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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