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패전의 윤리' 편집자의 말 - 키시다 쿠니오 여기 모은 몇 개의 글들은 최근 아무개 잡지를 통해 내 눈에 닿은 것 중 이것만은 청년 제군이 숙지해 줬으면 했던 논평과 감상 등을 모아 재록한 것이다. 집필자는 하나같이 제각기 방면에서 성과를 이루고 또 여러 의미에서 내가 평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이며 이러한 글 또한 따듯하고 진지한 태도로 패전 일본의 모습을 직시하여 높은 식견으로 조국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들이다. 따로 해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고 독자에 따라선 조금 알기 어려운 논리가 담긴 글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생각하면서 읽는 게 사상을 깊게 하고 고심하여 겨우 알게 되는 건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걸 생각하면 이 정도 문장을 읽어내는 힘은 일본인 모두가 가지고 있어야 마땅하다. 때에 따라선 이러한 .. 2022. 10. 26.
나카무라 노부로—문학좌의 앨범 - 키시다 쿠니오 근대 배우의 특색이 소위 한정된 역할이 없다는 점에 있다면 나카무라 노부로는 그야말로 그런 배우 중 한 명이다. 섬세한가 싶으면 의외로 두텁고 살랑거리는 반면 꽤 단단한 구석도 있다. 순수한 예술가의 고뇌와 무위도식 방구석 인간의 느긋함과 십년 근속의 오피스맨의 정중함을 동시에 그 풍채에 갖추고 잇다. 그가 가진 배우의 매력은 때때로 '역할'에 죽고 만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그의 연기는 그 스타일의 음예 덕에 인물의 감칠맛을 풍족하게 한다. 그의 '장기'를 하나하나 꼽아보면 알 수 있다. '어머니'의 에이치로, '마리우스'의 바니스, '세월'의 신이치 등등이 그렇다. 2022. 10. 25.
통속성, 대중성, 보편성 - 키시다 쿠니오 연극뿐 아니라 예술 작품의 통속성과 대중성이 문제시 되고 있다. 통속성과 대중성은 좀 더 확실히 구분해야 하나 이를 간단히 말하자면 통속성이란 예술적 교양이 없는 일반 속중에게 저렴한 관심과 감격을 주는 요소를 담은 것이며 대중성이란 이러한 속중이 아닌 계급으로서의 일반 사회층의 의욕 및 호의를 목표로 하여 인간으로서 소박하고 건전한 감성에 이를 수 있는 단순 양명한 예술적 요소를 주로 삼는다고 해두겠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만들려다 통속성에 빠지는 것처럼, 통속적이기에 이따금 빠지는 비참함이란 그게 대중적이지 못하단 점이며 동시에 진정한 보편성을 잃는다는 데 있다. 고답적인 게 보편성이 빈곤한 건 스스로가 원하는 바에 가까우나 가장 넓은 층에 다가가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이에.. 2022. 10. 24.
독단일속 - 키시다 쿠니오 사상 예술로서의 사상이 가진 매력은 예술가가 그 사상을 가볍게 손바닥 위에 올렸을 때에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시대 의식 시대 의식이 없다는 이유로 그 작품에 무언가 소중한 게 결여된 것처럼 여기는 건 창작을 심호흡과 착각하는 것이다. 건강한 어린아이의 조용한 숨소리를 알지 못하는가. 당황하지 말라, 돌팔이 의사! 작년의 별은 결코 올해의 별이 아니다――진지하게 근대 일본 기지가 없는 무거운 신발을 신고 판타지가 옷을 벗고 하찮은 일에 화를 내며 매달리는 근대 일본 희극 희극을 모르는 건 가장 희극적이다――비극을 모르는 게 가장 비극적인 것처럼. 유희 예술은 유희와 다를 바 없다. 유희 또한 예술일 수 있단 논리를 알아야만 한다. 감상 아는 것밖에 모른다――이게 대중의 '눈'이다. 문예 감상은 한 .. 2022. 10. 23.
'일본인을 보다' 서장을 대신해서 - 키시다 쿠니오 우리 일본인은 먼저 일본인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요즘 들어 누구나 그렇게 말하고 있으나 그 '아는 방법'에는 여러 각도가 있으며 이를 적당히 나누면 자신을 가지기 위한 지식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한 지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너무 한쪽에 치우처지면 늘 '정확한 인식'에서 벗어나 어떤 도움도 되지 않으리라.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란 말도 있으니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안다는 건 필경 우리 민족의 발전을 가능케 하는 소질과 그 운용을 고려하기 위한 기반으로 삼는단 것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을 터이다. 때문에 나는 개인의 경우라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개의치 않는 걸 좋아하나 나라에 한해서는 다른 사람의 눈이 우리를 어떻게 보나 크게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의로 사실을 왜곡해 우리를 속이는 말은 애당초.. 2022. 10. 21.
고민과 죽음의 미소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아쿠타가와 씨의 작품을 절반밖에 읽지 않았다. 또 직접 말을 나눈 건 고작해야 서너 번에 지나지 않는다. 생전에 교우가 굉장히 넓었던 아쿠타가와 씨를 생각해 보면 한 번도 그 집을 찾지 않은 나 같은 건 길 가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놀러 와라――한 번 찾아뵙죠" 같은 대화는 나눈 적이 있었다. 아쿠타가와 씨는 내가 하는 일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 준 사람 중 하나이다. 또 가끔 해주신 감상의 단편이 사람과 사람을 건너 내 귀에 들어왔다. 나는――구태여 말하자면――예술상의 지기로서 아쿠타가와 씨에게 감사하고 있다. 물론 이는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그의 폭넓은 감상과 풍부한 취미, 또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천품이 갖은 경양, 갖은 색조 때로는 갖은 변덕에도 충분한 이해와 .. 2022. 10. 20.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