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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독단일속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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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예술로서의 사상이 가진 매력은 예술가가 그 사상을 가볍게 손바닥 위에 올렸을 때에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시대 의식

 시대 의식이 없다는 이유로 그 작품에 무언가 소중한 게 결여된 것처럼 여기는 건 창작을 심호흡과 착각하는 것이다.

 건강한 어린아이의 조용한 숨소리를 알지 못하는가.

 당황하지 말라, 돌팔이 의사!

 

 작년의 별은 결코 올해의 별이 아니다――진지하게

 

     근대 일본

 기지가 없는 무거운 신발을 신고 판타지가 옷을 벗고 하찮은 일에 화를 내며 매달리는 근대 일본

 

     희극

 희극을 모르는 건 가장 희극적이다――비극을 모르는 게 가장 비극적인 것처럼.

 

     유희

 예술은 유희와 다를 바 없다. 유희 또한 예술일 수 있단 논리를 알아야만 한다.

 

     감상

 아는 것밖에 모른다――이게 대중의 '눈'이다.

 문예 감상은 한 발짝 더 나간 데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것

 오래된 게 있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걸 핍박한다.

 새로운 게 있다고 오래된 걸 핍박할 수 있는가?

 

     머리와 마음

 머리로 쓰면 안 된다는 듯하다.

 마음은 그걸 듣고 슬퍼하리라. 그렇지 않다면 화를 내리라.

 머리와 마음은 그리 떨어져 있지 않다.

 

     어떤 종류의 비평가에게

 ――돈을 내라

 ――줄 돈이 없다

 ――옷을 벗어라

 ――전라로 있을 순 없다

 ――네놈은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있다. 네놈은 내게 뭔가를 줄 의무가 있다

 ――무언가를……그건 알고 있다. 그러니 나는 이렇게 웃고 있지 않은가. 울고 싶을 정도임에도.

 

     "인생이여"하고 소리치는 젊은 작가에게

 ――괜찮아요, 어머니. OO 박사께서 꼭 나으실 수 있다고 하셨어요.

 ――아니, 이번엔 힘들 거 같구나

 ――힘들지 않아요

 ――올해는 너희 아버지 3주기지?

 ――이번 OO일이죠

 ――O월 OO일……너는 모르는구나. 3주기엔 부처가 데리러 온다는걸……

 ――부처……아버지 말인가요

 ――나는 정말로 아직 죽고 싶지 않구나

 ――어머니, 눈물 닦아 드릴게요.(마음속으로) 아버지, 귀를 막아 주세요.

 

     나의 두세 독자에게

 ――아빠, 놀자

 ――뭐 하면서

 ――핑퐁

 ――음, 잠깐 저기 가서 일하고 있을래? 지금 아빠가 일하고 있잖아

 ――일……무슨 일?

 ――알겠으니까 잠시만 저기 가있으렴

 ――그치만 엄마가……

 ――그래그래, 너는 기억력이 좋구나. 그래서? 그 엄마는 어디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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