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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다 쿠니오108

'연극' 후기 - 키시다 쿠니오 본편을 엮으면서 나는 '서장'에서 이야기한 정신과 내용을 담기 위해 특히 그 제목과 집필자의 인선에 힘을 주었다. 하나. 어떤 연극이 좋은 연극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으로서 나는 교토 대학의 영문학 교수이자 연극학자이며 내가 오랫동안 연극 활동을 통해 친애 관계를 맺어 온 야마모토 슈지 군을 곧장 떠올렸다. 내 바람은 이루어졌다. 하나. 연극과 사회생활 이는 현대 연극의 존재 방식에 깊은 통찰력과 날카로운 식견을 지녀 비평과 창작에 가장 신선하고 풍부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 후쿠다 츠네아리 군에게 그 소신을 밝혀 달라 부탁했다. 하나. 연극의 역사 이는 세계 연극사 조예가 필요하기에 메이지 대학 연극과 주임 교수이자 연극 미학자인 야마다 하지메 이외엔 적임자가 없다 믿어 바쁜 시간을 할.. 2022. 4. 6.
영화의 연극성 - 키시다 쿠니오 연극의 정의를 다룬 문제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연극의 본질을 떠올리자면 현재의 음성 영화는 그 매력의 일부를 연극적인 부분에 두고 있다 본다. 물론 본질과 본질을 대립시키면 연극과 영화는 서로 침범을 용납하지 않는 독자적인 미학을 지니고 있으나 이야기의 환상(이미지)화, 혹은 눈과 귀에 주는 심리적 감감각적 리듬의 흐름이란 공통의 표현 수단을 지닌 점에서 적어도 자매 예술 중에서는 가장 닮았다 할 수 있으리라. 특히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게 된 우수한 서양 영화의 대부분은 아직 음성영화의 본질적인 순수성을 발전시키지 못해서 말하자면 무성영화의 초기와 마찬가지로 '무대적인 것'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시대인 듯하다. '무대적인 것'이 무엇인가 하면 가장 먼저 배우의 연기이다. 총명하고 민감하며 유연성.. 2022. 4. 4.
어느 날의 동물원 - 키시다 쿠니오 독수리가 그 위엄에 걸맞지 않게 지능이 낮아 보이는 금속성 목소리를 내지른다. 중국 성인을 닮은 낙타가 입술을 떨면서 아이에게 전병을 받고 있다. 아이는 그걸 보고 역시 일광욕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화식조는 신주. 타조는DEMI-MONDAINE의 변모. '모래닭'이란 새 앞에서 그녀는 또 '농민이네'하고 중얼거렸다. 잠든 사자의 우리 근처서 장발 남자가 줄곧 '화가 난 사자 그림'을 그렸다. 아름다운 건 검은 표범. 곰과 수달은 친구로 사귀고 싶지 않다. 2022. 4. 3.
'발소리' 서장을 대신하여 - 키시다 쿠니오 라디오 드라마란 게 좀처럼 쉽지가 않다. 나도 두세 번 시도했으나 끝내 던져버렸다 .인간과 기계의 미묘한 협력 혹은 투쟁이 청각을 통해 극적 아름다움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한 자만이 진정으로 우수한 라디오 드라마 제작자가 되리라 본다.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제각기 다른 오감에 구별과 한계를 인정하고 있으나 라디오란 기계 설비 앞에선 귀만이 우리가 느끼는 감각의 축이 된다. 귀로 듣는 소리가 소위 거짓된 감각이라 해도 좋을 환상의 세계에 끝을 모르는 시공을 담은 채 그려낸다. 우치무라 군의 작품은 이런 원리를 기묘하고 또 정확히 살렸단 점에서는 아마 몇 안 되는 부류일지 모르나 그런 기술적인 일면만으론 이야기의 생명을 항상 받쳐줄 수 없다. 그 수많은 작품서 보이는 감동의 아름다움은 작가의.. 2022. 4. 2.
신천지 - 키시다 쿠니오 시나리오란 게 문학의 한 장르로 발달할 수 잇는가. 이를 테면 희곡처럼 될 가능성이 있는가는 의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본질과 연결 지은 혹은 영화의 본질이라 해야 할 법한 새로운 운율문학의 한 형식이 만들어지리란 건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 작가가 처음으로 영화적 창조에 참여하는 것이다. 단순히 이야기 줄기만을――가령 컨버전을 포함하더라도――제공하는 시나리오라면 결코 독립된 문학적 가치는 요구할 수 없으리라. 소설로 충분하지 싶다. 이번에 출판되는 시나리오 문학전집은 그런 견해와 감각으로 편집되었다. 나는 편집 책임자를 믿고 일본 영화의 장래를 위해 이 전집이 귀중한 역할을 다 하기를 바라고 있다. 2022. 3. 31.
번역 - 키시다 쿠니오 번역이란 일에 여러 이론을 붙이는 자도 있으나 대부분의 번역은 번역가 본인을 위해 하는 일이다. 번역을 읽고 원작을 논하는 건 아주 위험하다는 말도 있고 또 번역은 하나의 문화 사업이란 구실도 있으나 번역 그 자체는 돈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해보면 좋을 일이다. 번역한다는 건 원서를 적어도 열 번은 반복해 읽는 일이다. 번역을 하다 보면 자신이 가진 어학력의 밑바닥을 알 수 있다. 번역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일본어를 못 했나 하고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약이 된다. 한 번 읽어 재밌던 책이 번역하면서 읽거나 혹은 다 해버리고 난 뒤에는 재미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재미없는 작품이란 증거이다. 완성된 번역을 통해 원문의 그림자가 전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번역된 문장이 뛰어난..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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