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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다 쿠니오108

청년에게 - 키시다 쿠니오 일본은 지금 흥망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머리 안에 똑똑히 새겨두어야 한다. 우리 민족의 긍지는 결코 "어떻게든 된다" 같은 철학 위에 쌓아 올린 게 아니다. 국민은 하나같이 내일의 일본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정치는 아직도 모순과 혼란에 가득 차, 지도자는 눈부신 미래를 조금도 예언하지 않는다. 신체제. 국방국가의 건설. 그런 말은 물론 넓고 먼 이상이 담겨 있음이 분명하나 국민 각자의 가슴을 뛰게 할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내가 홀로 생각하기에 이 새로운 정치의 원동력이 되는 건 다음 세대를 짊어질 꿈 많은 청년의 목소리이며 그 목소리는 젊기에 높고 순수하기에 가로막는 게 없다. 청년이 바라는 건 권세도 이권과 욕심도 아니다. 진실.. 2022. 4. 21.
마음 편함 - 키시다 쿠니오 불평이 있으면 말해보라는데 불평을 불평의 형태로 표현하는 건 참 멋없는 일이지 싶다. 때문에 근래 있었던 유쾌한 일만을 꼽아 본다. 사실 그 편이 빨라서 좋다. 하나, 요즘 살찐 게 눈에 띄는 것. 둘, 조금 걸어도 지치지 않는 것. 셋. 잘 자는 것. 이런 걸로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부족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곧 연극잡지가 창간되어 손님 맞이로 바쁜 게 하나. 얼마 전 어떤 비평가가 르노르만의 '낙오자 무리'를 평하며 오되브르 같다고 평하였다. 그 뜻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니 옆에서 '보드빌' 아니냐기에 생각하고 있자니 양식의 '오르되브르'를 말하는 것이었다는 게 둘. 곧 갈라질 줄 알았던 매화 나무가 어느 틈엔가 화려한 꽃을 피운 게 셋. 뭐 이 정도로 해둘까. 2022. 4. 20.
생활과 문화' 서장 - 키시다 쿠니오 나는 "문화"란 말이 조금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 것과 같은 말을 업무처럼 사용하면 막연히 불안해진다. 일본 국민 중 양식을 가진 자는 종래 지도자들의 정신적 빈곤에 암묵의 항의를 계속해 왔다. 그 결과가 "문화"란 암구호의 범람으로 드러난 거라고 나는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되려 항의하는 쪽의 같은 걸 같은 박자로 반복하는 반신불수의 증상에도 크게 경계해야만 한다. "문화인"이라 통칭되는 "문화" 영역의 전문가 중 대다수 또한 어떤 의미로는 비문화적 존재란 걸 폭로할 때가 온 듯하다. 모든 건 누구의 죄도 아니면 또 누군가를 나무라야 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를 짊어지고 내성을 가진 채 살아나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일본의 건설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기반 위에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 2022. 4. 19.
공모 소설 - 키시다 쿠니오 종래의 신문소설을 보면 일정한 형태가 있는 것 같다. 이 형태는 수많은 경험자가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 형태의 뒤를 밟으며 집필하면 독자들에게 평판도 좋고 신문사도 만족한다. 혹은 그에 가깝다. 그럼 어떤 작가가 신문사에게 장편을 의뢰 받는다 치자. 작가는 반드시 그 형태를 돌아보게 된다. 신문사의 지령을 받아 장편을 임명 받는 건 작가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다. 영광스럽다면 신문사의 바람을 충족시켜주고 싶기 마련이다. 그럼 주문이 있든 없든 신문사가 환영하는 이 안전한 형태에 기대려 한다. 결과는 크건 작건 그 작가가 정말로 쓰고 싶은 것과 동떨어져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만의 편견일까? 공모 소설은 그런 당연하면서 슬픈 생각을 온전히 내려 놓은 채 쓰고 싶은 내용만 써.. 2022. 4. 18.
예술과 금전 - 키시다 쿠니오 예술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 가장 많다. '사랑'을 얻은 사람은 적다. '부'를 얻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자신의 작품을 '돈'으로 바꾸는 건 하나의 방편이다. 예술적 작품이 다른 상품처럼 수요공급 법칙을 따라 저 혼자 가치를 낳는다는 건 사회적 착각이다. 때문에 기회만 생긴다면 예술가는 그 노력의 보수가 아닌, 단순한 작품의 유일무이한 특징에 따라 그 작품을 '이용'하는 데에 아무리 큰 금액이라도 사례로 요구해도 문제가 없다――이게 원칙이라 생각하면 좋다. 실질적 문제로서 예술가는 소위 '욕심 없는 체'로 자신을 드높이는 건 제각기의 성향 문제라도 그런 풍조를 부룰 법한 일을 초래할 필요는 없다. '금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게 '금전을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뜻은 되지 않을뿐더러 되려 문제.. 2022. 4. 17.
'대륙 개척' 서 - 키시다 쿠니오 대륙 개척 문예 헌화회란 게 작년에 만들어져 나도 그 일원이 되었다. 이 작품집에 출품하지는 않았으나 머리 맞추기로 서문을 쓰게 되었다. 기꺼이 받아 들였다. 이 작품집은 결코 동료 칭찬이나 뒤가 켕기는 띄어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왜냐 하면 이렇게 줄지은 면면은 누구나 우리 문단에서 일기당천의 활약을 하는 젊은 무사이며 또 심지어 이러한 제군의 문학적 재능과 열정은 이 대륙 개척이라는 현대의 대서사시를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들 한 번, 또 두 번 대륙으로 건너 친근하게 '현지'를 보고 살피고 느끼고 온 사람들이다. 아마 쓰고 싶지 않은 건 쓰지 않은 만큼 이 이상 엄격한 말은 없으리라. 또 동시에 이 이상으로 따스하고 강하게 '현지'와 '내지'를 연결하는 마음도 없으리라고 나는 믿고 .. 2022.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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