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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하루오37

문학의 본래 길을 가다 사카구치 안고 선집 - 사토 하루오 사카구치 안고의 문학은 조금 기괴하고 반속적인 부분은 있어도 문학으로선 조금도 병적이지 않고 뛰어난 정신을 품어 우수하지 싶다. 그런 점에서 한없이 퇴폐적이고 그을려진 센티멘털한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보다도 사카구치의 문학 쪽이 더 문학 본래의 길이지 싶다. 사카구치는 어떤 세속적 선입관에도 휘둘리는 법 없이 또렷이 인간을 보았다. 때문에 그는 인간의 심리를 꽤나 깊게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문학은 창작뿐만 아니라 잡감수필마저 사로잡히지 않은 견해나 활발한 사람들이 자주 나와 재미있다. 다자이의 문학이 현대 청년이라면 사카구치의 문학은 장래 어른의 문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나는 솔직히 인지의 진보와 발달을 믿고 문학의 상식도 매년 건전한 발달을 이루고 있다 보고 있다. 그러니 일반 독자가 다자이의 .. 2021. 10. 25.
탐정소설소론 - 사토 하루오 탐정소설이란 말은 이제 별로 재밌는 말은 아니다. 누가 좋은 명칭을 붙여줬으면 하지만 이미 탐정 취미란 잡지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으니 잡지를 볼 때마다 내용은 재밌다 싶으면서도 이름에는 조금 복잡해진다. 탐정 취미라니 이름부터 악취미다. 주변에 물어보면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물론 이제와서는 어떻게 바꾸는 것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이는 사사로운 일이지만 오늘날 소위 탐정 소설을 쓰는 대부분이 문자에 둔감하다, 그렇게 말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별로 민감하진 않은 증거가 되지 않으면 좋겠지 싶다. 그러한 종류의 작품이 가진 재미의 대부분은 문자가 주는 법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하나하나의 문자만 재밌으면 내용은 필요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탐정 소설은 어떤 존재 의미가 있는가. 그런 촌스.. 2021. 10. 23.
'망춘시집'에 - 사토 하루오 오늘 아침 무로우 군의 편지를 머리맡에 받아서 몸도 일으키지 않고 펼쳐 보니 망춘시집에 서문을 써달라고 한다. 읽으면서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어떤 대화이다. 그건 불과 일주일 전에 나를 찾은 어떤 사람과 내가 나눈 것이다―― "저번에 무로우 씨를 찾아서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직접 시를 칭찬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시를 칭찬하는 건 자기 소설엔 감탄하지 못 했다는 말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런 나쁜 지혜는 선생님이 주신 거 아닙니까?" "아니, 나는 무로우 군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하지만 기다려달라. 내가 오 월에 그와 만났을 때 '신조'에 오른 그의 신작 시를 칭찬하며 그게 진짜 네 것이다. 네 소설의 전부를 보느니 그 시 중 한 편을 읽는 게 너를 한 층 더 친하게 접하는 일이다――그런 .. 2021. 10. 20.
염인파염원입례첩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엔쟈쿠세이란 사람이 '분게이슌쥬' 3월호에 니고잔념첩옛것을 아쉬워하다는 글을 실었다. 이 글을 보기에 우리가 긍정하기 어려운 게 둘셋 있어 아래에 그걸 적어 엔쟈쿠 세이의 뜻을 묻는다. (하나) 춘대春台란 말이 노자에서 나왔음은 들었다. 노자에 "중인희희사람들이 즐거워한다 여향태뢰소를 잡아 잔치를 여는 게 여등춘대봄철 누각에 오른 듯하구나"라 되어 있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춘대, 봄철 누각을 "천자가 시녀와 놀던 곳"이라 해석하는 건 어떤 출처를 기반하는가. 내 어리석은 소견에 따르면 춘대란 예부礼部의 이명일지다. 예부는 춘대 이외에도 용대나 남성이라고도 하며 예위란 표현도 사용된다. 봄 춘春자가 들어갔다 한들 꼭 여자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송의 그림 중에 춘궁비유도가 있어 춘화가 춘궁.. 2021. 10. 18.
단편 소설은 왜 부진한가 - 사토 하루오 단편 소설은 왜 부진한가.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사실 그런 현상을 아직 깨닫지 못 했다. 그러나 요즘 잡지에는 소위 중간 소설이란 게 늘어서 이전과 같은 단편 소설은 존재감이 많이 희박해졌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형태의 단편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독자가 단편을 바라지 않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아쿠타가와의 작품은 여전히 즐겨 읽히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 문제를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런 사실은 있는 듯했다. 저널리스트의 착안에 감탄함과 동시에 자신의 어리석음도 깨달았다. 굳이 자기변호를 하려는 생각은 없으나 나는 사실 현대 문단에 별 흥미도 관심도 없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열중하였다. 요즘 들어선 요 일 년 가량 양산박의 호걸들하고만 살아서 현대 문학과 접촉하는 건 거.. 2021. 10. 17.
추억 - 사토 하루오 20대 시절 모리 오가이 선생님을 대여섯 번 본 적이 있다. 그후 두세 번 육군성 외무국에 교정을 전달할 때에 뵀는데 하나 같이 간단해서 회고록을 적을 만한 자료는 지니고 있지 않다. 그 시절 요사노 텟칸, 이쿠다 쵸코, 나가이 후우 씨가 오가이 선생님의 문하생으로 나는 선생님의 손자뻘에 해당했다. 그런 연유로 나는 선생님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선생님의 문학적 사업을 존경하고 있다. 선생님은 세간에게 깐깐하단 소리를 듣는 걸 싫어하셔서 항상 상대를 갑갑하지 않도록 신경 써주셨는데 내게는 그게 되려 더 갑갑했다. 떠올리면 언젠가 '와레라'라는 잡지의 출판 축하연으로 긴자 오와리쵸 라이온 2층에서 특별히 친근한 사람들끼리 모여 술을 마셨을 때, 선생님께서는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도록 술안주로 나온 큰 메..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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