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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하루오37

타니자키 문학의 대표작 '세설' - 사토 하루오 타니자키 문학의 특징은 느긋하면서도 풍부한 풍격의 중후함에 있다. 마치 탄탄한 도심의 큰 길을 가는 것만 같다고 해야 할까. 이 특징은 초기 작품에서도 잘 드러났으나 대성한 모습을 드러낸 게 이 세설이지 않을까. 이 중후하면서도 거창한 것에 더욱이 세밀함을 더해 정말로 뛰어난 작품을 이뤄냈다. 이는 작가가 겐지모노가타리의 현대어 번역을 통해 본래의 좋은 자질 위에 고전의 뼈대란 좋은 비료를 더해 이뤄낸 작품이다. 그러니 이만큼 부족함 없는 작품이 가능했으리라. 고전적인 진정된 분위기와 근대풍의 사실이 잘 뒤섞여 정말로 좋은 풍자와 좋은 양식을 이룬 듯하다. 이상 타니자키 문학의 좋은 점만 꼽아 보았다. 세설이 그만큼 타니자키 문학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니자키 문학도 전체적으.. 2021. 11. 24.
올림픽 도쿄 대회 찬가 - 사토 하루오 먼 올림푸스 그리스의 고대 신들의 불꽃은 바다를 넘고 황야를 갈라 저 먼곳을 건너 지금 여기서 불타네 청춘의 목숨이 있는 한 젊은이의 힘 다해 이 나라서 세계의 축제 아름다운 후지서도 츠쿠바서도 우뚝 솟은 오륜기 살랑살랑 나부끼는 일본의 선명한 가을 동쪽 바다 위 우리 작은 섬 하늘에서 네 방향의 바다서 이 별의 온갖 곳에서 우수한 젊은이들 맞이해 각국 깃발을 나란히 줄지어 만국은 마음을 하나로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의기를 존중하며 축복 받을 축제 되어라 아름다운 후지서도 츠쿠바서도 우뚝 솟은 오륜기 살랑살랑 나부끼는 일본의 선명한 가을 정다운 젊은이 모여 물고기가 되고 하늘을 나는 새가 되고 사자가 되고 용과 말이 되어 세련된 기술을 겨루네 겨룸은 분쟁이 아니니 누가 이기고 누가 지더라도 함께 손을 잡고.. 2021. 11. 21.
코이즈미 야쿠모에 관한 노트 - 사토 하루오 코이즈미 야쿠모 전집을 읽고 가장 감탄한 것은 이 시인이 동시에 대단한 비평가였던 점이다. 마사오카 시키가 일부분서 대비평가를 겸비하던 것과 좋은 쌍을 이룬다. 이 사실은 얼핏 의외로 느껴져도 딱히 이상할 건 없다. 누구라도 한 사람으로서 대성할 정도라면 그만한 식견은 갖추기 마련이다. 그만한 식견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은 설령 조금이나마 재능이 있더라도 일을 할 때마다 깎여나가기 마련이라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야쿠모는 누구나 알다시피 스스로를 교육해 온 사람이다. 요컨대 야쿠모를 그렇게 완성시킨 건 그의 안에 좋은 교사가 있고 또 그 교사에게 비평적인 일면이 있었기 때문이라 나는 생각한다. 야쿠모는 그가 해온 학교 강의 속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경계해야 하는 건 홀로 공부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병폐.. 2021. 11. 20.
사쿠타로의 추억 - 사토 하루오 사쿠타로의 이름도 작품도 사이세이와 '감정'을 내던 당초부터 모르지는 않았으나 특히 주의하게 된 건 세간과 마찬가지로 그의 처녀시집 '달에 짖다'가 나왔을 때였다. 그때 나는 코지마치시타 로쿠반쵸의 신시샤와 가까운 곳에――우연히도 지금 카도카와쇼텐이 있는 그 장소에 살아서 요사노 선생님의 신시샤하고는 거의 백 미터도 되지 않는 가까운 곳에 있었으니 빈번히 요사노 선생님을 찾았다. 어느 날 신시샤의 화제로 신간 '달에 짖다' 이야기가 나와 아키코 부인이 "읽어 보셨어요?" 하고 물었다. 나는 아직 읽지 않았으니 그대로 대답하니 히로시 선생님께선 곧장 "그건 서둘러 읽을 필욘 없어." 그런 한 마디로 딱 자르는 듯한 말투로 말하셨으나 아키코 부인께서는 그걸 달래기라도 하듯이 "그래도 오가이 선생님도 재밌다고.. 2021. 11. 19.
바쇼에 관한 보잘 것 없는 의견 - 사토 하루오 우수한 시인을 보면 동시에 날카로운 비평가이기도 하며 준민한 저널리스트(시무를 아는 사람)을 겸하고 있다. 이걸 시적 재능의 삼위일체라고 해야 할까. 샤를 보들레르, 에드거 포가 이와 같다. 아니 동서고금의 걸출한 시인은 모두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는 키노 츠라유키, 가까이로는 요사노 텟칸이나 이시카와 타쿠보쿠가 해당하리라. 이와 마찬가지로 두뇌에도 조합의 차이나 질의 높낮음은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시인 중 우리나라서 최고이자 최대를 나는 일본 시가 중흥의 선조인 바쇼서 본다. 그는 그 날카로운 비평안으로 고대의 우리 문예에서 그 전통으로 삼아야 할 것과 취해야 할 해외(이는 물론 중국을 말한다)의 문학을 취사선택했다. 그리고 저널리스트 바쇼는 시간의 동향이나 요구에 미루어 바쇼풍을 세우.. 2021. 11. 17.
분신 같은 사람 - 사토 하루오 호리구치 다이가쿠는 에치고나가오카의 번토 집안서 아버지 쿠마이치가 도쿄 제국 대학서 유학 중에 혼고의 거처서 태어났다고 한다. 나와 같은 메이지 25년생인데 그는 1월이고 나는 4월이라 나보다 백 일은 더 살았다. 둘이 나란히 열아홉일 적의 어떤 날에 신시샤의 우타카이서 만난 게 첫 대면으로 요사노 아키코 씨의 소개를 받아 교우를 맺었다. 그 후로 사십칠 년 동안 함께 좋은 농담 나쁜 농담 섞어가며 담소를 기뻐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싸운 적 없는 막역한 친구이며 내 분신이란 느낌도 든다. 이 오랜 교우는 전적으로 그의 너그러운 성미에 이유를 둔다. 노녀에 이르러 그 시와 작품이 점점 가경에 들어서는 건 그가 타고난 시인이란 증명이리라. 소년일 적부터 동문끼리 시를 쓰고 마찬가지로 카후 선생님을 흠모하여..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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