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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928

'시, 장소, 사람' 후기 - 키시다 쿠니오 이는 수필집이라기 보단 오히려 잡문집에 가깝다. 나는 요 십 년 동안 거의 수필적 심경이라 할만한 심경을 맛보지 못했다. 애당초 문인 묵객 취미가 아니며 시대가 시대인지라 주위를 보는 눈이 늘 충혈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수필적 제목을 주어도 곧장 그에 얽힌 평소의 울분을 풀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내가 생각해도 어른스럽지 못하다 본다. 어느 정도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이전 선집에 넣은 걸 조금 넣어봤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되돌아 보면 일종의 십팔 세기적 냄새가 코에 들러붙는다. 이건 도리가 없다. 하다못해 그걸 재밌게 해주는 게 요즘 세상에 있다면. 그것만이 내 바람이다. 1936년 10월 저자 2022. 11. 21.
상연료 이야기(프랑스) - 키시다 쿠니오 '피가로의 결혼'은 연속 73회 상연으로 작가 보마르셰의 수입이 8만 9천불이었다. 1910년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극작가 협회는 정회원 사백, 준회원 사천 중 주요 극작가 오백 명 중 한 해 수입(상연료만 봤을 때) 십만 불 이상인 사람이 일곱, 오만 불 이상 팔만 불 이하인 사람이 여덟, 이만 불 이상 오만 불 이하 스물, 일만 불 이상 이만 불 이하는 스물여덟 명이었다. 일만 불은 당시 기준으로 대략 사천 엔이다. 동시대의 극작가 협회는 회원의 상연료에서 징수하는 금액 한 해 이백사십만 불, 그 삼 분지 이는 칠십 인에게 받은 수입이라 한다. 연액 이천만오천 불의 구제비는 가장 수입이 낮은 백사십 명에게 분배된다. 그 백사십 명의 상연료에서 징수되는 금액은 한 해 천 불이 되지 않는다. 각 극장이 .. 2022. 11. 20.
어떤 마을의 아마추어 극단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이번 여름 어떤 산간 온천 거리에서 어쩌다 그 마을 청년 제군으로 조직된 한 신극단의 시연을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물론 이 극단은 연극 이외에도 키소오도리나 이나오도리 같은 향토 예술도 소개하였으며 그런데다 검무까지 해내었다. 상연한 연극은 키쿠치 칸의 '아버지, 돌아오다', 야마모토 유조의 '젖먹이 죽이기', 그리고 '칸자키 요고로 동하하다'와 희극 '수다스러운 꼬맹이' 네 작품으로 덧붙이자면 제목을 알 수 없는 판토마임 두 개도 있었다. 개막에 앞서 그날 밤을 권해준 온천여관 주인 H군은 정장 자락을 매만지며 무대 앞에 서 경찰이 연극을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모처럼 모여주셨으니 결행하겠다. 단 춤이 주최이며 연극은 여흥이란 명분이니 그런 건 잘 알아두시라. 만약 경찰이 뭐라고 따진다면 책임은 .. 2022. 11. 19.
'신일본문학전집 3권 키시다 쿠니오' 후기 - 키시다 쿠니오 나는 당초 희곡가로 출발해 지금도 그쪽이 전문이나 희곡을 계속 쓰기 위해서는 무언가 좀 더 큰 자극이 있어야 할 거 같다. 연극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선 힘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소설 쪽은, 적어도 신문이나 잡지의 장편 소설은 한 번 받아 들이면 책임을 다할 때까진 어떤 궤도에 올라 타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뒤엉켜야만 한다. 도중에 숨이 끊길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걸 참아 밀어 붙이는데 일종의 힘싸움이 발생한다. 희곡도 소설도 순문학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나는 그리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 표준은 문학적으론 미묘한 정신 기능에 있으니까 작가가 의식적으로 이를 추구한다기 보다는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끌려가는 부분이 더 많다고 믿고 있다. 좁다는 건 확실히 순수함으로 통하는 하나의 지.. 2022. 11. 18.
쇼와 10년도 극단계의 방침 - 키시다 쿠니오 다시 뵙습니다. 별달리 새로운 의견도 아닙니다만 저의 지론을 요약해봅니다. 하나, 가부키극은 옛되고 순화되었기에 좋은 것이지 이를 현대풍으로 혹은 통속적으로 꾸며서는 모처럼의 가치가 사라진다. 때문에 이를 영리사업과 연결짓는 건 가부키극에겐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현재의 관중이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가부키극에서 분리된 대중시대극(이미 이런 종류의 연극이 소위 가부키 배우의 손으로 상연되고 있다)을 주면 된다. 단 순수한 가부키 배우는 현대의식을 담은 대중 시대극은 연기하지 않으리라. 둘 소위 신파극은 사라져야 한다. 문화적 의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 신파 배우는 사라져선 안 되며 또 말 그대로 사라지지 않으리라. 즉 현재 신파배우 중 장래유망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소위 '신파 느낌'에서 벗어나 현.. 2022. 11. 17.
쇼와 10년도 극단계의 방침 - 키시다 쿠니오 다시 뵙습니다. 별달리 새로운 의견도 아닙니다만 저의 지론을 요약해봅니다. 하나, 가부키극은 옛되고 순화되었기에 좋은 것이지 이를 현대풍으로 혹은 통속적으로 꾸며서는 모처럼의 가치가 사라진다. 때문에 이를 영리사업과 연결짓는 건 가부키극에겐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현재의 관중이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가부키극에서 분리된 대중시대극(이미 이런 종류의 연극이 소위 가부키 배우의 손으로 상연되고 있다)을 주면 된다. 단 순수한 가부키 배우는 현대의식을 담은 대중 시대극은 연기하지 않으리라. 둘 소위 신파극은 사라져야 한다. 문화적 의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단 신파 배우는 사라져선 안 되며 또 말 그대로 사라지지 않으리라. 즉 현재 신파배우 중 장래유망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소위 '신파 느낌'에서 벗어나 현..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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