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928 어떤 비평 - 키시다 쿠니오 "저는 빌드라크가 수영복을 입은 걸 본 적이 없어요" 사비츠키 부인은 말한다――"저는 또 '쉬고 있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죠……그 사람은 성실해요――하지만 모범 학생의 성실함은 아니었죠. 학교에 가는 건 싫지만 학교에서 돌아와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게 기뻐서 견딜 수 없는 초등학생의 성실함이었어요." × 부인은 더욱이 말한다――'문학가 또는 예술가의 얼굴 중에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일종의 추상적인 존재――그건 늘 어느 정도 여성적이고요――가 따라 붙죠. 잘 보면 그건 명예, 조국, 열정, 아이러니……같은 걸로 추상되는 모습이에요. 빌드라크의 경우엔 그게 무엇인지 확실히 말할 순 없네요. 아마 형용할 수 없는 거겠죠." × "왜, 영화를 보면 눈만 내놓는 검은 마스크가 있죠? 그걸 쓰면 누구나 악.. 2022. 12. 2. 전시상의 문화 운동 - 키시다 쿠니오 이 시국 상의 문화 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그게 운동으로서 국민적 성격을 가지는 이상 어디까지나 물질, 정신 양면에 걸친 '생활력 강화'를 직접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그걸 위해서는 정부 시설 및 타이세이요쿠산카이의 방침을 따라 전국 각 지역의 문화 단체는 그 기획을 통일해 갖은 전문 분야를 연계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실천 운동을 전개해야만 한다. '문화'란 본래 정치 경제면에서 적출되어 있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문화 부문의 전문가들은 대개 홀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넓은 의미의 '문화'가 정치, 경제의 기반인 한, 또 국민 생활의 재건이 경제와 문화의 밀접한 표리 관계 위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한, 문화 단체의 소위 '임전 활동'이란 기세, 생산 확충, 소비 규제의 선에 따라 같이 나아가야.. 2022. 12. 1. 요네카와 마사오 저 '술, 음악, 추억' - 키시다 쿠니오 러시아 문학 소개자로서 요네카와 마사오의 이름을 모르는 독자는 오늘날 일본에 한 명도 없을 테지만 이 요네카와 씨가 어떤 사람이며 스스로가 좋아서 말하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으리라 본다. 요네카와 씨가 삼십 년 동안 번역이란 일을 계속하며 이것이 자신에 맞는 일이라 믿게 된 이유를 이 책 안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한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요네카와 씨가 흥을 타고 쓴 수필 종류는 굉장히 순수하며 어떤 의미론 박눌하다 해도 좋을 인품과 생활자로서 부러워 마땅한 정신의 느긋함을 지녔으며 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러시아풍이 아닌 되려 진정으로 러시어 민중이 가진 듯한 낙천성을 일본풍 몸가짐으로 감싼 보기 드문 한 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권두에 '취경산영록'이란 제목의 짧은 글 모음.. 2022. 11. 30. '에리코와 함께' 서문 - 키시다 쿠니오 우치무라 나오야는 이미 천하가 다 알고 있으니 내 서문도 이 서적에 붙이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요구를 받았기에 '에리코와 함께'의 작가에 관한 나의 시점을 조금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극작가 우치무라 나오야가 무대 희곡에서 그 재능을 보임과 동시에 라디오 드라마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전문적으로 보아 거의 일인자에 가깝다 칭해진 건 우연인 듯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 극시의 본질과 라디오의 기능을 연결짓는데 걸맞는 재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자세히 논할 여유는 없으나 나 같은 것처럼 연극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라디오 속 기계 구조에 연구적인 태도로 임한 적이 없으며 생활 필수품으로서도 지극히 냉담히 이용할 뿐이었던 걸 생각하면 우치무라 나오야는 전.. 2022. 11. 29. '에리코와 함께' 서문 - 키시다 쿠니오 우치무라 나오야는 이미 찬하가 다 알고 있으니 내 서문도 이 서적에 붙이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요구를 받았기에 '에리코와 함께'의 작가에 관한 나의 시점을 조금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극작가 우치무라 나오야가 무대 희곡에서 그 재능을 보임과 동시에 라디오 드라마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전문적으로 보아 거의 일인자에 가깝다 칭해진 건 우연인 듯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 극시의 본질과 라디오의 기능을 연결짓는데 걸맞는 재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자세히 논할 여유는 없으나 나 같은 것처럼 연극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라디오 속 기계 구조에 연구적인 태도로 임한 적이 없으며 생활 필수품으로서도 지극히 냉담히 이용할 뿐이었던 걸 생각하면 우치무라 나오야는 전.. 2022. 11. 29. '대사'로서의 방언 - 키시다 쿠니오 나는 신년호 츄오코론에 '규야마 호텔'이란 제목의 희곡을 발표했다. 프랑스령 인도 중국을 무대로 삼아 해외에서 돈을 버는 아마쿠사 여자를 주요 인물 삼아 그 생활을 그려 봤다. 나는 물론 그러한 여자들의 아마쿠사벤을 써야 한다 생각했으나 적당하게 배운 괴이한 말로선 곤란하며 독자도 꽤나 읽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기에 처음엔 평범한 말로 써봤다. 하지만 전혀 느낌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 작품을 쓰는 게 무의미하다 느껴질 정도로 느낌이 나오지 않았다. 때문에 친구 H군이 아마쿠사 출신인 걸 떠올려 일부러 사흘 밤이나 찾아오게 한끝에 겨우 그만한 물건을 완성해낸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쓴소리가 나왔다. 그런 말을 써서야 읽는 게 힘들다. 알아먹을 수 없다. 민폐다. 아니, 큰 문제다. 그런 내용들이다. 하지.. 2022. 11. 28.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55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