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신경질적 비평 - 키시다 쿠니오 우리 집 애는 아버지인 내게 말을 걸 때면 항상 신경질을 부린다. 항상 한두 번 부르는 정도론 내 주의를 끌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빠 좀……"하는 불평을 항상 머리에 붙이는 아이의 습관을 나는 진심으로 슬퍼하고 있다. 상대가 자신이 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생각하고 심지어 그걸 말로 하지도 못할 경우 말투에 짜증이 섞인다. 이는 어른도 마찬가지다.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연극에 관한 일에서 엇비슷한 글을 쓰곤 한다. 내가 기존에 발표한 연극에 관한 논평 내지 감상 종류는 어딘가 일본 극단과 호흡이 안 맞는 구석이 있다. 그런 게 내가 나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을 때에 나의 신경질적 비평이 만들어진다. 어떤 일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물며 연극의 역사를 뒤집어 놓을 .. 2022. 8. 1. 카와구치 이치로 군의 '이십육 번 관' - 키시다 쿠니오 이번 달 23일부터 츠키지좌가 비행회관에서 상연하는 희곡 중 하나에 '이십육 번 관' 3막이란 게 있다. 작가는 카와구치 이치로 군, 아마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진 않았으리라. 오늘까지의 신극은 대개 잡지 문학의 영향을 받아 창작 희곡이라 칭해지는 것도 진정한 의미로 무대적 사실의 묘경에 이른 작품은 전무하다 해도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카와구치 이치로 군은 이 처녀작을 통해 시대의 스노비즘을 뒤로한 채 희곡의 본질적 생명을 주도면밀한 관찰 속에서 찾아 전편서 당당한 '무대적 맥박'을 느끼게 하는 대희곡을 써낸 건 시기상 유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무대는 뉴옥이나 인물은 모두 우리나라 이민자들이다. 그 안에선 '뿌리내린 것'의 모습이 특수한 분위기 속에서 제각기 재밌게 그려지고 흥겨운 심리적 리듬.. 2022. 7. 31. '옆집의 꽃' - 키시다 쿠니오 "옆집의 꽃"이란 제목은 너무나 설명적이고 어쩌면 내용을 읽지 않아도 알 거 같단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저는 이 각본을 쓰면서 평소와 다른 방식을 취했습니다. 즉 처음부터 '쓰려는 게' 머리에 떠오르고 그 주제가 그대로 제목이 되어 제 공상을 지배한 것이죠. 그런가 하면 저는 이 작품으로 '남의 걸 원하는' 인간성의 풍자를 꾀하면서 또 그걸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보다 먼저 성격의 대비서 만들어지는 세상의 우스꽝스러움을 되도록 가까운 사레서 끌어내려 노력하였습니다. 인물도 사건도 모두 저의 상상이지만 그리 보기 드문 인물이나 사건은 아니라 봅니다. 메기, 쿠지 두 분인은 저의 이웃인 동시에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이 슬픈 희극을 보고 웃고 싶은 분은 웃어주세요. 하지만 저는 그 이.. 2022. 7. 30. 오카다 군의 개인전 - 키시다 쿠니오 제가 파리에서 오카다 군을 안 건 유럽 대전이 끝난 1919년 연초였습니다. 오카다 군은 저보다 먼저 파리에 와서 파리 생활에 관한 여러 지식을 주었죠. 또 빈곤하면서도 본인의 일에 손을 새겨 넣는 모습이 저를 끝없이 자극하고 편달해 주기도 했습니다. 오카다 군은 그림에 관해선 완전히 아마추어인 제게 자신의 포부와 이미 걷고 있는 길을 종종 말해주곤 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론 그는 일본제 서양화는 그리고 싶지 않다, 일본풍으로 신기하단 시선을 받는 거나 서양인을 모방해 시선을 끄는 건 어렵지 않다, 요컨대 자신은 평소 생활부터 서양인이 되어 서양인이 아니고선 그리지 못할 유화란 걸 그리고 싶다, 그렇게 유화의 본질까지 발을 들이는 게 진짜 자신이 바라는 바이다, 따라서 자신은 사람이 십 년이면 졸업할 것.. 2022. 7. 29. '하얀 뱀, 붉은 뱀' - 키시다 쿠니오 후나하시 세이이치 씨의 장편 소설 '하얀 뱀, 붉은 뱀'은 신문 연재소설로 제작된 작품으로, 이거라면 확실히 대부분의 독자를 만족시키는데 성공했으리라 본다. 작가가 꼭 통속미를 노린 건 아니나 그렇다고 예술가 흉내를 낸 독선적인 작품을 들이밀지도 않았다. 인정과 세상 위에 살짝 조숙하다 싶을 정도의 눈동자를 드리우고 여기에 후나하시 씨가 가진 일류의 관능 묘사를 심어 넣어 심리적 드라마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건 확실히 비범한 실력이다. 이 소설 속 여인군상은 특히 훌륭한 현대의 우키요에이다. 제각기 현저한 특색 속에서 공통되어 느껴지는 단지 '자의식' 하나――뭘 저지를지 모르는 자의식이다. 새로운 여성에게만 주어진 이 '새로운 매력'에 작가는 또 작가 다운 관찰과 사상을 덧붙였다. 나는 이 부분 .. 2022. 7. 29. 판타지 - 키시다 쿠니오 사실주의자인 나머지 시인이며 낭만주의자인 나머지 철학자인 예술가――그 일부는 자신의 생활을 긍정하기 위해 팡테지스트가 되는 길을 고르리라. 판타지는 상상을 관찰을 교차하는 예술적 수법 중 하나이다. 작가의 감흥을 통해 현실을 보기 좋게 착색하는 일이다. 비논리적 사상에 감각적 실재성을 주는 일이다. 필연을 무시하여 새로운 생명의 율동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판타지는 항상 '밝은 회의'의 자식이 된다. '밝은 회의'는 '명랑한 이지'를 어머니로 삼는다. '명랑한 이지'는 낙천주의자의 눈물보다 비관론자의 웃음을 사랑했으리라. 판타지가 꼭 시와 일치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중 인물의 감정 고양과 함께 작품에 일정한 서정미를 준다. 판타지가 꼭 희극적이진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작중인물의 성격.. 2022. 7. 27.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1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