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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

판타지 - 키시다 쿠니오

by noh0058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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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주의자인 나머지 시인이며 낭만주의자인 나머지 철학자인 예술가――그 일부는 자신의 생활을 긍정하기 위해 팡테지스트가 되는 길을 고르리라.

 

 판타지는 상상을 관찰을 교차하는 예술적 수법 중 하나이다.

 작가의 감흥을 통해 현실을 보기 좋게 착색하는 일이다.

 비논리적 사상에 감각적 실재성을 주는 일이다.

 필연을 무시하여 새로운 생명의 율동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판타지는 항상 '밝은 회의'의 자식이 된다.

 '밝은 회의'는 '명랑한 이지'를 어머니로 삼는다.

 '명랑한 이지'는 낙천주의자의 눈물보다 비관론자의 웃음을 사랑했으리라.

 

 판타지가 꼭 시와 일치하진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작중 인물의 감정 고양과 함께 작품에 일정한 서정미를 준다.

 

 판타지가 꼭 희극적이진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작중인물의 성격적 부족함 내지 심리적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작품에 일종의 해학감을 준다.

 

 판타지가 단순한 공상과 다른 점은 작가의 눈이 항상 '꿈'에서 깨어나 있단 점에 있다.

 

 캐리커처는 객관의 주관화(만약 그런 말이 용납된다면)이다. 캐리커리스트는 '현실'을 믿고 있다. 적어도 '현실' 관찰을 주로 삼는다. 그 웃음은 '믿는 자의 웃음'이다.

 판타지는 주관의 객관화이며 팡테지스터는 '현실'을 의심한다. 적어도 '상상 유희'를 잊지 않는다. 때문에 그 웃음은 '믿지 않는 자의 웃음'이다.

 

 어린 나이에 판타지를 이해하는 자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천재는 초로에 이르러 가장 우수한 판타지의 구사자가 되었다. 셰익스피어, 몰리에르, 괴테, 유고, 모두 그랬다.

 

 뮈세와 입센, 로스탕은 젊은 나이부터 이미 선명한 팡테지스터였다.

 

 판타지는 근대 일본 문학서 가장 부족한 부분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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