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고전 번역/키시다 쿠니오245 신극의 위기 - 키시다 쿠니오 지진 재난 후 대두된 신극 운동의 눈부신 기운은 내가 보기에 별로 순조로운 거 같진 않다. 그건 '이어지곤 있지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진 않다'는 뜻이다. 하기사 고작 이삼 년만에 눈에 띄는 진보를 보일 리도 없으리라. 하지만 그렇다면 '나아가려는' 기척마저 보이지 않는 건 어떻게 봐야 하는가. 나는 신극의 무대적 완성이 반드시 확고한 경제적 기반 위에 쌓여야 한다는 논의엔 찬동할 수 없다. 또 어떤 종류의 사람들의 열의에서만 만들어진다곤 믿지 않는다. 하물며 희곡의 내용이나 감독술의 경향이 무대를 좌우한다곤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한 시대의 문운이 한 명의 천재 작가의 출현으로 화려한 빛을 내뿜는 것처럼 현대 일본의 신극은 한 명의――그렇게 말하면 병폐도 있겠으나――적어도 몇 명의 배우, 진.. 2022. 7. 26. '아마추어 연극 운동의 이념과 방책' 서장 - 키시다 쿠니오 아마추어 연극에는 좋고 나쁜 게 있다. 그럼 좋고 나쁜 걸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 결코 아마추어극의 '뛰어남과 못남'이 아니다. '아마추어급이 아니다'느니 '프로에 맞먹는다느니'하는 건 올바른 의미로 평가받는 게 아니다. 배우가 장사가 아닌 단순히 한가할 때에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연극을 한다는 건 인간의 극히 자연스러운 유희 본능이며 이를 연극 흉내라 생각해선 안 된다. 아마추어 연극의 매력적이고 건전한 모습은 애당초 '연기'란 게 오늘날처럼 직업이 되기 이전의 소박하며 활발한, 대중과 함께 즐기는 생활 정신과 표현 속에 자리해 있다. 요즘엔 농촌이나 공장서 아마추어 연극이 성행하는 듯하며 좋은 결과도 이루고 있는 한편, 개중에는 여러 방면에서 병폐를 낳는 징조 또한 보이기에 관계 당국도 아마추어.. 2022. 7. 25. 연극잡지 - 키시다 쿠니오 다달히 내게 전달되는 연극잡지가 대략 열 종 정도 된다. 그 중 순수하게 '신극적'이라 부를만한 건 두세 개에 지나지 않는다. "테아트로"는 소비에트적 활기와 에스페란토풍 초국격성으로 가득 찬 연구잡지로 이번 달에 삼 주년 기념호를 출간한다. 꽤나 계몽적이나 한편으론 일본의 신극운동을 한 색으로 물들이려는 기척이 느껴진다. × "극과 평론"은 이따금 분위기가 달라져 당황하곤 한다. 요즘엔 평론진을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음악과 연극"은 스기노 씨의 지식에 귀를 기울일만 하고 스타니슬랍스키의 '배우수업'은 좋은 참고 자료이다. 이러한 잡지들이 희곡에 더 새로운 바람을 줘야만 하리라. "극작" 오월호의 희곡 "호심장"은 역작이며 재밌는 듯하다. 지금 막 두세 페이지 읽은 게 고작이나 좋은 재능의 냄새를 맡.. 2022. 7. 24. 연극적청춘에 대한 해명 - 키시다 쿠니오 본지('극작') 4월호, 야마베 미치오 씨의 '연극적청춘'이란 평론을 읽고 있자니 내 이름이 인용되어 있었다. 조금 민폐지 싶어서 내 의견을 확실히 해야겠다. 야마베 씨는 내가 작년 6월 '신조'에서 발표한 '희곡 및 희곡 작가에 대해'란 감상에 내가 예상치 못한 '해석'을 제시했으며 그 해석에 기반하여 반쯤 반발적인 비평을 가하였다. 단지 나도 야마베 씨가 내린 결론에 큰 이의가 없기에 이 글은 결코 야마베 씨의 지론을 헐뜯기 위한 목적을 가지지 않았단 점을 확실히 해두고 싶다. 내가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야마베 씨가 내 글 안에서 그 정신을 추출하는 법 없이 어떤 부분의 말을 인용하였으며, 또 내가 가장 주의해 사용한 '조건법적' 표현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 나는 결코 "젊은 나이에 희곡을 쓰는 건 .. 2022. 7. 23. 연예란 그 외 - 키시다 쿠니오 영 곤란한 역할을 받게 되었군요. 이번주는 신문을 두 종류 받아 연예란, 문예란을 읽고 뭔가 독특한 일은 없을까, 주평은 없을까 하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땅한 제목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연극의 길을 잘 아는 지인하고 만날 수 있다면.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요 사나흘 동안 매일 식염 주사를 받는 중태의 노모를 간호사나 어린 동생들에게 맡겨둔 통에 마땅히 밖에 나가지도 못 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지요. 그런 마당에 S군이 '기일을 잊지 말라'는 협박장을 보냅니다. 인간, 이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요. 이전 번의 '그 첫 마디'서 떠벌려 놓은 게 있지만 이렇게 된 마당에 에잇, 연극 따위 내 알 바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문 연예란만큼 못 미더.. 2022. 7. 22. 공통된 목표 - 키시다 쿠니오 일본 신극 구락부가 만들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굉장히 막연하게 만들어진 형태이다. 하지만 그런 게 만들어지는 필연성은 있었다 할 수 있다. 굉장히 쉽게 만들어진 걸로도 그렇게 볼 수 있고, 만들어진 것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 기대를 받은 건 사실이나 또 한편으론 그런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역할이 가능하겠냐는 걱정 또한 보이고 있다. 세간이 어떻게 보든 내부에선 즉, 구락부 자체로선 자신들의 목표가 정해져 있는 한 기대가 지나치게 큰일도 없을 터이며 장래의 발전 따위는 모든 회원의 열정에 달려 있다 믿을 수밖에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조직의 성질상 선구적인 무언가가 만들어지진 않으리라. 가맹 개인 및 단체의 특수한 입장을 모조리 내포하면서 어느 한.. 2022. 7. 21.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41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