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전체 글1351 D언덕 살인사건 下. 추리 - 에도가와 란포 살인사건으로부터 열흘이 지난 어느 날. 나는 아케치 코고로의 집을 찾았다. 아케치와 나는 그 열흘 동안 이 사건에 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리고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의논했다. 독자는 그러한 것들을 이날 나와 그가 나눈 대화를 통해 충분히 깨달을 수 있으리라. 이전까지는 카페에서만 만날 뿐으로 집을 찾는 것은 처음이었다. 미리 위치를 들어둔 덕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나는 그럴싸한 담배 가게 앞에 서서 안주인에게 아케치가 집에 있는지 물었다. "네, 있지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지금 부를 테니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계단을 올라 큰 소리로 아케치를 불렀다. 그는 이 집의 2층을 빌려 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에ー" 그런 이상한 대답과 함께 아케치가 삐걱거리는 .. 2021. 2. 27. D언덕 살인사건 上. 사실 - 에도가와 란포 구 월 초순의 찌는 듯이 더운 밤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D언덕 큰길가의 중간쯤에 위치한 '하쿠바이켄'이라는 단골 카페에서 차가운 커피를 기울이고 있었다. 나는 당시 학교를 막 졸업하여 이렇다 할 직업도 없이 하숙집에서 뒹굴거리며 책이나 읽고는 했다. 그마저도 질리면 정처 없이 산책을 나와 값싼 카페나 도는 것이 매일의 일과였다. 이 하쿠바이켄이라는 가게는 하숙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어디로 산책을 가든 반드시 그 앞을 지나기 마련이었기에 자주 출입하는 가게 중 하나였다. 나는 매우 질 나쁜 버릇을 하나 지녔는데, 한 번 카페에 들어가면 오랫동안 엉덩이를 떼지 못 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원체 식욕이 적은 편인 데다가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못 한 탓에 그럴싸한 음식 한 접시 주문하는 법 없이 저렴한 커.. 2021. 2. 27. 짝사랑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어느 여름날 오후, 같은 대학을 나온 친한 친구 하나와 케이힌 전철 안에서 만나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요전 번에 회사 용무로 Y에 갔을 때의 일이야. 그쪽에서 연회를 열어서 나를 초대해준 적이 있어. 뭐 Y니까 토코노마에는 돌로 된 노기 대장의 카케모노가 걸려 있고, 그 앞에 조화 작약속이 놓여 있었지. 저녁부터 비가 내려서 머릿수도 의외로 많지 않아서 생각보다는 마음이 편하더라고. 더군다나 2층에서도 연회가 있었는데 이쪽도 다행히 그 주변과 어울리지 않게 소란을 떨지 않더라고. 그런데 말야, 술 따르는 사람 중에―― 너도 알지? 우리가 옛날에 자주 마시러 간 U의 여종 중에 오토쿠란 여자가 있었잖아. 코가 낮고 이마가 또렷한, 그중에선 좀 어린애 같았던 애. 그 녀석이 그 안에 있더라고. 접.. 2021. 2. 27. [리뷰] 친애하는, 10년 후의 너에게 별 의미 없이 들어 올린 책이었다.으레 그럴지 몰라도,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직관으로, 혹은 되는대로 책을 골라온다. 재밌으면 좋고, 아니면 책장에 묻어두면 그만이다. 중고서점쯤 되면 가격도 저렴하니 더욱 그렇다. 당시에는 전적으로 책을 팔러 찾은 것이었다. 더군다나 읽고 있는 책도 있었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책 박스도 남아 있었다. 때문에 가벼운 게 좋았다. 물론 라이트노벨은 예외다. 어느 틈엔가 권수를 쫓아가는 게 버거워지고 있었으니까. 만화도 라이트노벨도 단권이거나 금세 완결 나는 게 좋았다. 그런 연유로 요즘은 곧잘 라이트문예를 읽는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좀 더 말하자면 마침 표지가 이뻤다. 단지 그 이유로 사들고 왔다. 정작 먼저 읽던 책이 있어 펴보지도 않.. 2021. 2. 27. 달려라 메로스 - 다자이 오사무 메로스는 격노했다. 기필코 저 포악하기 짝이 없는 왕을 없애겠다고 결의했다. 메로스는 정치를 알지 못한다. 메로스는 마을의 양치기에 지나지 않으니까. 피리를 불며 양과 놀며 지내왔다. 그럼에도 사악한 것에는 다른 사람보다 더욱 민감하였다. 오늘, 메로스는 날이 채 밝지도 않았을 때 마을을 나서 들판을 넘고 산을 넘어 십 리는 족히 떨어진 이 시라크스시까지 찾아왔다. 메로스에게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다. 아내도 없다. 열여섯 먹은 소심한 여동생과 함께 집을 썼다. 이 동생은, 가까운 시일 내로 마을의 한 기특한 양치기 청년에게 시집을 가기로 하였다. 결혼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때문에 메로스는 신부 복장이나 결혼식을 위한 잔치 거리를 사러 이 먼 도시까지 나온 것이었다. 바로 그 물품들을 갖추고는 도시의.. 2021. 2. 26. 주문이 많은 요리점 - 미야자와 겐지 두 젊은 신사는 영국 병대 차림을 하고서는 반짝거리는 철포를 짊어지고 있었습니다. 옆에는 하얀 곰 같은 두 마리 개를 이끌면서,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꽤나 깊은 산속을 이런 말을 나누면서 걷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런 산은 올 게 못 돼. 새도 동물도 한 마리 없단 말이지. 뭐라도 좋으니까 빨리 탕탕하고 쏴보고 싶은걸." "노루의 노란 옆구리 같은 데에 두 세발 먹여주면 꽤나 통쾌할 텐데." 꽤나 깊은 산속이었습니다. 안내하던 전문 사냥꾼도 조금 갈팡질팡하여 사라질 정도의 산속이었습니다. 거기다 산이 너무 험해서 백곰 같은 개들이 두 마리 동시에 현기증을 일으켜 잠시 입을 다물고는 거품을 물고 죽어버렸습니다. "나는 2400엔 손해야." 한 신사가 개의 눈을 뒤집어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2800엔.".. 2021. 2. 26. 이전 1 ··· 210 211 212 213 214 215 216 ··· 226 다음 728x90 반응형 LIST